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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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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자본주의 대 기후
나오미 클라인 지음 | 이순희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06월 | 798쪽 | 3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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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 클라인 지음/이순희 옮김/열린책들/2016년 06월/798쪽/3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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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문제는 탄소가 아니라 자본주의다

 

인류 최대의 현안인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이제껏 잘해오고 있으리라 짐작했던 선진국들의 기후 대응의 현 주소가 드러났다. 기후 변화 문제가 국제 사회에 불거진 1988년부터 약 한 세대 동안 인류를 대표한다는 정치인과 기업인이 써내려간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깝다.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노 로고』, 『쇼크 독트린』 두 권의 밀리언셀러 작가인 나오미 클라인이 기후 변화를 둘러싼 정치 경제적 역학을 치밀하게 파고든 문제작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가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2014년 UN 기후 변화 정상 회담에 맞춰 조직된 대규모 시민 기후 행진 일주일 전에 발간되도록 기획되었으며, 출간 직후엔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서라는 찬사를 받으며 '뉴욕 타임스'를 포함한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남편 아비 루이스가 연출하고 본인이 직접 내레이터로 참여한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상영 중이다. 5년간 진행한 방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 과학자와 경제인, 환경 운동가들의 인터뷰를 종합하여 오늘날 기후 위기의 본질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의 문제임을 역설한다.

 

■ 저자 나오미 클라인

저자 나오미 클라인은 캐나다 출신의 저널리스트, 베스트셀러 작가, 시민운동가. 『하퍼스』, 『롤링스톤』, 『네이션』,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에 활발하게 글을 기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슈퍼 브랜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이면을 해부한 데뷔작 『노 로고No Logo』(1999), 재난을 기회로 공공 영역을 민영화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는 『쇼크 독트린The Shock Doctrine』(2007)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참여 지식인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두 책 모두 전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각각 100만 부 넘게 팔리며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뉴욕 타임스」로부터 《시민운동의 바이블》이라는 찬사를 받은 『노 로고』는 『타임』지로부터 1923년 이후에 쓰인 100대 논픽션에 선정되었으며, 『쇼크 독트린』에서 사용한 《재난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이후 끊임없이 다시 언급되며 일반 명사화되었다. 나오미 클라인이라는 이름은 각종 기관과 매체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성인 명단에 빈번히 등장한다. 그리고 이제 나오미 클라인은 이 책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This Changes Everything』에서 인류 최대의 현안인 기후 문제를 파고든다.

 

방대한 현장답사와 자료 조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후 문제의 근본 원인은 탄소가 아니라 자본주의이며, 자본주의가 바뀌지 않으면 기후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음을 역설하는 이 책은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서라는 찬사를 받으며 「뉴욕 타임스」를 포함한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남편 아비 루이스가 연출하고 본인이 직접 내레이터로 참여한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상영 중이다. 2011년 이후로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 세계적 환경 운동 단체인 350.org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역자 이순희

역자 이순희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불평등의 대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등 경제서와 『세계의 도서관』, 『아프리카의 운명』, 『제국의 미래』 등 역사서, 『행복의 정복』, 『러셀 북경에 가다』,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사람들은 왜 싸우는가』 등 버트런드 러셀의 책 그리고 『희망의 불꽃』,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 『글래머의 힘』 등을 옮겼다.

 

■ 차례

추천의 말

서문 어쨌든, 모든 것은 변한다

 

1부 하필 이런 때

1장 우파가 옳다

2장 세계화 경제와 온난화

3장 공공 부문의 재건과 오염자 부담 원칙

4장 과감한 계획과 적극적인 봉쇄

5장 채취주의를 넘어서

 

2부 주술적 사고

6장 뿌리는 캐내지 않고 열매만 따 먹기

7장 구세주는 없다

8장 햇빛을 차단하라

 

3부 어쨌든 시작하자

9장 블로카디아

10장 사랑으로 지구를 살리자

11장 군대라도 가지고 있나?

12장 하늘은 모두의 것

13장 재생산의 권리

 

결론 도약의 순간들: 위기가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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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 클라인 지음/이순희 옮김/열린책들/2016년 06월/798쪽/33,000원


어쨌든, 모든 것은 변한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기후 변화를 부정했다. 물론 기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선 문외한이었고, 공포감을 자아내는 대부분의 뉴스 보도들을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과학은 너무 복잡하며, 그런 복잡한 문제들이라면 환경주의자들이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기후 변화를 부정한다. 기후 변화의 현실을 보고도, 금세 관심을 딴 데로 돌려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혹은 농담으로 넘겨 버리기도 한다. 기후 변화의 현실을 보고도, 인간은 영리한 동물이나 대기 중의 탄소를 안전하게 흡수하는 기적의 기술이나 태양열을 차단하는 마법과 같은 방법을 발명해 낼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내가 취재 과정에서 확인했던 이 같은 행동 역시 외면의 한 방법이다.

 

줄곧 기후 변화의 현실을 외면해 오던 내가 처음으로 여기에 눈길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다. 2009년 4월,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날 나는 제네바에서 세계 무역 기구 주재 볼리비아 대사인 앙헬리카 나바로 야노스를 만났다.

 

볼리비아에서 기후 변화가 위협이라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볼리비아는 음용수와 농어용수의 대부분을 빙하에 의존하는데, 수도를 굽어보는 산들의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하얗던 산 정상이 갈수록 빠르게 회색과 갈색으로 변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기후 변화가 기회가 되는 이유는 이러하다. 볼리비아 같은 나라들은 온실가스 급증의 원인을 제공할 일이 없으므로 <기후 채권자(climate creditors)>의 지위를 가진다. 한마디로 이들 국가들은 기후 관련 재해 대응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확보하고 청정에너지 경로를 통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온실가스 대량 배출 국가들에게 금전적ㆍ과학 기술적 지원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최근 그녀는 UN 기후 회의에서의 연설을 통해 이와 같은 부(富)의 이전 계획을 제안했다. <향후 10년 안에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사상 유례를 볼 수 없을 만한 대규모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 바로 지구를 위한 마셜 플랜이다. 온실 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모든 나라에서 기수적인 약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 앞에 남은 시간은 딱 10년뿐이다.> 

 

하필 이런 때

우파가 옳다

플랜 B: 지구 온난화로 부자 되기

최근 들어 많은 연구자들이 기후 변화 인식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기후 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부정하는 태도와 사회ㆍ경제적 특권 사이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 중에는 보수주의자, 백인, 남성 그리고 평균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들의 특징은, 아무리 근거가 희박하다 해도 자신의 견해에 대한 자신감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급격한 사회적ㆍ경제적 변화가 일어날 경우, 사회적ㆍ경제적 특권을 지닌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견해가 옳지 않다는 게 입증된다 해도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훨씬 낮잡는다. 이들이 기후 과학을 부인하는 이유는 우월주의에 기반한 자신들의 세계관을 무너뜨릴 위험 때문만이 아니다. 이들의 세계관은 지구 도처에 사람들을 외면하고 빙하 융해 덕분에 수익을 올리는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는 지적인 도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처럼 공감이 결여된 사고방식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 기후 변화는 오래지 않아 우리의 도덕성을 실험할 것이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런 적응이다. 우리의 문화가 이와 같은 지배적인 가치관에서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더라도, 과연 우리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강력해질 자연재해로 집과 직업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적응>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기후 난민이 물이 새는 보트를 타고 우리의 해안에 도착한다면 우리는 과연 이들을 어떻게 대할까? 신선한 물과 음식이 갈수록 희귀해져 갈 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부유한 국가의 대도시 인근 해안에는 거액이 투입된 호안(護岸) 시설과 해일 방파제가 세워지겠지만, 가난한 토착민들이 사는 드넓은 해안 지역은 아무런 방비책이 마련되지 않아 맹렬한 폭풍과 해일의 먹이가 된다. 지구의 기온은 낮추기 위한 공학적 방법이 도입되면 열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북미와 서유럽, 공업화된 동아시아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공공 부문의 재건과 오염자 부담 원칙

공공 지출을 어디에 투입해야 할까? 이는 결코 어려운 수수께끼가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지능 전력망, 경전철 시 단위의 퇴비 생산 시스템, 구조물 개보수, 미래 지향성 운송 시스템, 교통 정체로 반나절을 허비하는 상황을 예방할 도시 재개발)에 대거 투입되어야 한다.

 

민간 부문은 이런 대규모 기간 시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수행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 서비스가 바람직한 성과를 내려면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의 투자를 유도할 만큼 높은 이윤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 지출은 또한 소방관 고용을 늘리고 해일 방파제를 개량하는 등,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앞으로 닥칠 기상 이변 대비에 필수적인 프로젝트와 서비스에 투입되어야 한다. 더하여 허리케인이나 산불로 모든 것을 잃는 사람들이 민간 보험 산업의 술수에 농락당하지 않도록 새로운 비영리 재해 보험을 구상하는 일도 필요하다.

 

물론 이런 내용의 개선 정책이 가장 절실한 곳은 이미 심각한 기후 충격에 직면한 필리핀, 케냐,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이다. 이 국가들에 방파제 건설과 식량, 음용수, 의약품의 저장소 및 배급망, 그리고 허리케인 사이클론, 쓰나미에 대한 조기 경부 시스템과 대피소, 말라리아 등 기후 관련 질병의 확산에 대처할 수 있는 공공 의료 시스템을 건설할 수 있도록 수천 억 달러가 신속히 투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나라들의 국민들은 지구 온난화의 책임이 가장 큰 나라들 그리고 기업들로부터 직접 피해 배상을 받아야 한다.  

 

주술적 사고

뿌리는 캐내지 않고 열매만 따 먹기

많은 대형 재단들이 환영하고 많은 환경 단체들이 채택한 시장 중심의 해법은 화석 연료 부문 전체에 대단히 귀중한 도움을 준다. 이들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자는 간단한 논의로 시작된 사안을 가져다가 복잡하기 짝이 없는 전문 용어 생성기에 집어넣어 기후 문제 자체를 비전문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것으로 둔갑시키는 데 성공했고, 강력한 오염 기업들에 대결할 힘을 지닌 대중 운동의 구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짓밟아 놓았다.

 

이 정책들은 또한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면 전환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조성하고 있다. 예컨대 사람들은 그 일이 가능하다면 좋은 의도를 가지고 활동하는 환경 단체들이 죄다 탄소 거래제를 추진할 리가 없다고, 또 생태계를 파괴하는 프래킹 공법으로 채취되는 천연가스의 효용성을 칭송하는 일에 그토록 많은 시간을 투입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절충안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자주 인용되는 것이 <낮은 곳에 달린 열매(lower-hanging fruit)>이론이다. 요컨대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기업들을 규제하고 통제하도록 정치인들을 설득하기란 몹시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드니, 힘겨운 투쟁보다는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고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는 값은 더 비씨지만 유해성이 덜한 세제를 사서 쓰라고 권하고, 자동차 회사에게는 연료 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만들라고 요구하고, 더 깨끗하다고 소문난 화석 연료로 에너지원을 전환하자고 주장하고, 오하이오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에게 돈을 주어 삼림 벌채 관행을 버리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말이다.

 

1980년대 환경 운동의 극단적인 변모

늘 그렇듯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환경주의자들은 노동조합, 시민 운동 단체 그리고 어렵게 벌어들인 소득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연금 수급자들과 손을 잡고 모두에게 피해를 안기는 공공 부문 축소와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연합 전선을 꾸릴 수 있었다. 또한 법원을 통해 나쁜 놈들을 고소하는 활동을 계속해서 맹렬히 전개할 수도 있었다.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 단체들도 1980년대 내내 국가적ㆍ국제적인 차원에서 직접적인 행동을 벌여 왔지만, 이들 활동의 주안점은 원자력 에너지와 원자력 무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많은 환경 단체들은 이제 전혀 다른 전략을 택했다. 1980년대는 극단적인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가 맹렬한 기세를 올리며 엘리트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시기였다. 물론 대다수 일반 대중은 이 이데올로기를 수긍하지 못했으니, 그럼에도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시장 지상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은 결국 주변부로 밀려나기를 자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에 이념적 순응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 것은, 한정된 기부금을 놓고 경쟁하는 새로운 단체들이 환경 운동계에 출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단체들은 자신들이 산업계에 우호적이고, 대립 방식에 의존하지 않으며, 아무리 손상된 기업 이미지라도 거뜬히 회복시킬 수완을 지녔다는 점에서 레이건 시대에 필요한 현대적 환경주의자라고 홍보했다.

 

1980년대에 많은 환경 단체들이 기업에 우호적인 성향으로 바뀌면서 환경 운동 내부에는 깊은 분열이 생겼다. 대형 환경 단체들이 오염원 배출자들과 서슴없이 협력하는 모습에 크게 실망한 일부 열성 활동가들은 주류 운동과 완전히 절연했고, 그중 일부는 훨씬 투쟁적이고 대립 지향성이 강한 단체들을 꾸렸다.

 

구세주는 없다

버진 그룹의 괴짜 창립자 리처드 브랜슨은 새 시대 사업 선언을 겸해 발표한 자서전『까짓 것, 해보자고(Screw It, Let's Do It)』중 기후 변화 해법 모색 과정을 빗댄 <다메섹으로 가는 길(Road to Damascus)>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브랜슨은 이렇게 밝힌다. <뛰어난 화술을 가진 앨 고어는 파워포인트까지 동원해 설명해 주었다. (……) 내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설명회였을 뿐 아니라, 머지않아 세계의 종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 (……)고어의 설명을 들을 때, 내 눈앞에는 아마겟돈의 광경이 어른거렸다.>

 

그 해가 가기 전에 브랜슨은 기후 변화 대응 분야로 화려하게 입성할 준비를 마쳤다. 2006년 뉴욕에서 열린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linton Global Initiative)> 연례 회의에서 브랜슨은 석유와 가스를 대체할 생물 연료 및 기타 기술 개발에 향후 10년간 약 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엄청난 액수이거니와,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그 돈의 출처였다. 브랜슨은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버진의 교통수단에서 거둬들인 수익으로 그 금액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 항공 사업과 철도 사업에서 나오는 배당금이나 주식 매각 수익 등을 지구 온난화 대응책과 새로운 청정 연료 개발 및 제트 연료 개발 사업에 투자하여,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불가피하게 맞이하게 될 세계 파멸을 낙관적인 방향으로 되돌리겠다.>

 

게다가 브랜슨은 만일 버진의 교통수단 부문이 30억 달러 목표를 충당 할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기존 사업체들의 수익으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했고, 지구 온난화를 막지 못하면 <결국 모든 사업이 무너질 텐데, 그때 가서는 되돌릴 방도가 없지 않느냐>면서 <어떤 경로를 택하더라도> 이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장담했다.   

 

억만장자들에게 짓밟힌 꿈

희망찬 약속과 막대한 포상금, 그리고 자본주의를 <가이아> 법칙과 조화시키겠다는 원대한 전망을 내놓았지만, 브랜슨 역시 우리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브랜슨이 파워포인트를 보고 깨달음을 얻은 지도 거의 10년이 되었으니, 이제 지구와 자본주의를 동시에 살리겠다고 시작한 그의 개혁 운동 상황을 점검해 볼 때가 되었다.

 

10년에 약간 못 미치는 시간 동안 사업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으리라 기대하긴 어려울 테지만, 강력한 정부 개입 없이도 산업이 스스로 기후 해법을 찾아갈 수 있음을 입증하려는 그의 시도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는 마땅히 점검해야 한다. 과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시작하자

사랑으로 지구를 살리자

화석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자 회수 운동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고, 타르 샌드 송유관을 봉쇄하고, 프래킹 금지법을 제정하면 과학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급속하고 대대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 기후 활동가들은 그런 환상을 품지 않는다. 이미 수많은 채취 활동이 시작되어 진행 중이고 또 다른 수많은 채취 활동이 새로이 추진되고 있다. 다국적 석유 기업들은 극도로 이동성이 높다. 이들은 채취 활동이 가능한 곳이면 어디든 쫓아간다.

 

기후 회의에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화석 연료 신규 개척 금지>라는 원칙을 국제적인 법률로 제정하자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프래킹을 금지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민감한 극지 지역과 아마존 열대 우림의 심해 유전 개발을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자는 캠페인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놀라운 정도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또 다른 전술이 있다. 대학, 종교 단체, 지방 정부 등의 공익 기관들로 하여금 그들이 보유한 화석 연료 회사에 대한 금융 자산을 매각하도록 요청하는 운동이다. 이러한 조직적인 투자 회수 운동은 탄소 채취를 봉쇄하려는 블로카디아의 다양한 시도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

 

투자 회수 캠페인은 빌 맥키번의 간단하고도 설득력 있는 아이디어를 그 전제로 삼는다. <화석 연료 회사들의 매장지에 묻혀 있는 탄소의 양에서 과학자들이 섭씨 2도를 목표로 제시한 탄소 배출량을 빼서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자. 이 기업들이 지구 온도를 섭씨 1백 도가 넘는 상황으로 몰아넣을 작정이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이 활동은 기후 전쟁에 동원된 전술 중에서도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2년 11월 공식적으로 출범한 투자 회수 캠페인은 6개월 만에 3백여 개의 대학 및 1백 개가 넘는 미국의 도시와 주로 확산되었고, 곧 캐나다와 호주, 네덜란드, 영국까지 퍼져 나갔다. 미국의 열세개 대학은 자신들이 기부받은 화석 연료 주식과 채권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을 비롯한 북미의 스물다섯 개 도시 지도자들 역시 비슷한 약속을 내놓았다. 40여 개의 종교 단체도 같은 뜻을 밝혔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성과는 2014년 5월 스탠퍼드 대학(기부 자산 가치가 무려 1,870억 달러에 이른다)이 화석 연료 관련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공표한 일이었다.

 

투자 회수 운동은 환경 운동 부문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일부 재단에까지 서서히 확산되는 추세다. 2014년 1월 열일곱 개 재단이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고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 대형 환경 단체를 후원하는 재단들은 전혀 참여하지 않았지만, 화석 연료 반대 운동 부문의 주요 후원자들인 윌리스 글로벌 펀드와 파크 재단을 비롯하여 몇몇 소규모 재단들이 이에 동참했다. 

 

민주주의의 위기 

화석 연료 반대 운동이 갈수록 거세지자, 채취 기업들은 익숙한 도구를 사용해 반격을 시작했다. 바로 자유 무역 협정의 투자자 보호 규정이다. 퀘백 주가 프래킹 금지 법령을 통과시킨 뒤, 미국의 유한 책임 석유 및 가스 회사 론 파인 리소시스(Lone Pine Resources)는 캐나다를 상대로 북미 자유 무역 협정의 <공평하고 공정한 대우>에 관한 규정과 수용 조항에 근거하여 최소 2억 3천만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표했다. 론 파인은 중재 문건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부과한 금지령이 <세인트로렌스 강 아래서 석유와 가스를 채굴할 수 있는 자사의 소중한 권리를 자의적이고 변덕스럽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짓밟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조치가 <단 한 푼의 배상금도 없이>, 그리고 <뚜렷한 공익적 목적도 없이> 시행 되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현재의 무역 및 투자 규정들은 화석 연료 채취를 제한하려는 정부를 향한 외국 기업의 반격에 법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이미 탄소 매장지에 대한 투자가 완료되고 채취가 시작된 경우 이 규정들은 특히 강력한 근거가 된다. 석유, 가스, 석탄을 수출해서 세계 시장에 팔겠다는 선명한 목적하에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수출을 봉쇄하는 캠페인은 비슷한 법적인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양적 제한>은 무역 관련 법률의 근본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 운동이 거둔 성과를 무너뜨리기 위해 무역 관련 법률을 공격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자유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은밀한 세계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던 지난 10년간의 소강 상태가 종결되고, 새로운 세대의 환경운동가들이 이러한 조약에 반영된 비민주적인 위협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무역 협정에 대한 대중적인 감시와 논의는 여러 해 전에 비해 훨씬 강화되고 있다.

 

하늘은 모두의 것

투자 회수를 넘어 새로운 투자를

국가는 화석 연료 회사들이 풍족한 수익을 올리는 한시적 기회를 이용해 그 수익의 일부를 거둬들인다. 하지만 정치 여론의 변화를 이용하면, 국가의 자원 투입이 현실화되기 전에도 새로운 경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당장 확보할 방법은 충분히 존재한다. 갈수록 강화되는 화석 연료 투자 회수 운동에서도 이런 측면은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 운동의 참여자들은 대학과 지방 정부 등 공익 기관들을 향해 지구를 파괴하는 기업과 관련한 주식 소유분을 매각하고, 대식 지구를 치유하려는 선명한 대의를 품은 주체들에 그 돈을 재투자하라는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다.

 

화석 연료 투자 회수 운동에 합세하고 있는 재단과 부자들은 화석 연료 기업에서 수익을 올리던 투자금을 빼내 친환경 기술 부문에 재투자하는 두 번째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대학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걷는다. 경제 분석가인 제러미 브레처, 브렌던 스미스, 크리스틴 시런의 말에 따르면 노스캐롤리나의 듀크 대학은 적정한 가격의 친환경 주거 사업에 재원을 공급하는 <자조 신용 조합>에 8백만 달러를 투자했고, 미네소타의 칼튼 대학과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대학은 투자금을 재생 에너지 기금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대규모 투자자들은 충실하게 첫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이들이 더러운 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강호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개선하고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공공 분야를 강화하는 획기적인 사업들에 투자한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획기적인 재투자 전략을 통해 화석 연료 채취의 최전선에 놓인 공동체들이 탄소 오염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수단을 확보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이다. 브레처, 스미스, 시런은 투자 회수 운동이 <지구와 지역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지속 가능 경제 건설에 힘을 집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독창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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