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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 중심의 병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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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우리는 인간 중심의 병원을 만든다

서울아산병원의 이노베이션 디자인 스토리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0년 12월 | 290쪽 |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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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지음/클라우드나인/2020년 12월/290쪽/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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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서울아산병원의 이노베이션 디자인 스토리

 

이 책은 서울아산병원이 ‘인간 중심의 병원’을 지향하면서 2013년 1월에 병원 내 혁신 주도 부서로서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를 조직한 이래 8년 동안 추진해온 ‘고객 경험 개선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있다. 존중, 공감, 안전, 문화, 미래의 다섯 가지 주제로 프로젝트들을 분류해 설명하였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문제의식부터 현장 조사와 리서치, 아이디어 회의 등의 작업을 거쳐 솔루션을 도출해내고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전 과정을 소상히 알려준다.

 

그 외에도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가 병원 전체에 혁신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들도 소개하고 있다. 조직에 혁신을 시도하려는 병원과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얻고 적절히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벤치마킹 자료가 될 것이다.

 

■ 저자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IDC, Innovation Design Center)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혁신센터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병원 내 혁신 주도 부서로서 현장 직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 에이전시이자 이노베이션 컨설팅 회사인 아이데오IDEO가 이야기하는 디자인 싱킹을 통해 병원 혁신을 이루어내고자 2013년에 원내 직원과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을 구성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는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 중심 경험 디자인Human-Centered Experience Design’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미션과 ‘사람, 기술, 경험의 연결을 통한 의료서비스 이노베이션’ 비전을 수립하여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고객 경험 디자인, 스마트 병원 추진,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아이디어 AMC, 아이디어 팩토리, 이노베이션 챌린지 운영 등이다. 현재까지 100여 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수술 전 환자의 불안 감소, 암통합진료센터 환자 경험 개선,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 적용, 스마트 병원 기획 등이 있다.

 

앞으로도 병원에 혁신 분위기를 조성하여 직원들의 창의성과 주도성을 끌어내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경험 개선을 위한 모범 사례를 기획해 나갈 것이다.

 

■ 차례

추천사 우리는 따뜻한 마음에 혁신을 더한다

서문 우리는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들어가며 병원을 재정의하다

1 혁신에 디자인을 더하다

‘병원’을 다시 정의하다 | 병원 혁신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 | 메이요 클리닉에서 배우다 | 병원 이노베이션은 달라야 한다 | 의료서비스의 핵심 환자 경험 |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업무 영역 |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구성원 |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만의 특별한 공간 셀

2 디자인 싱킹을 실행하다

왜 ‘다르게 보기’가 중요한가 | 왜 병원에 디자인 싱킹이 필요한가 | 의료산업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 드러나지 않은 진짜 욕구를 발굴하자 |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자 | 아이디어 AMC와 아이디어 팩토리 | 결국은 현장이 답이다 | 실패를 소중히 껴안고 배운다

 

1장 존중: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기다

1 ‘치료해야 할 몸’이 아닌 ‘생명’이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다가서다- ‘수술 전 불안감 감소’ 프로젝트 | 암환자의 고단한 여정을 어루만지다- ‘암통합진료센터 경험 개선’ 프로젝트, ‘암병원 주사실 경험 개선’ 프로젝트

2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사랑했기에 안녕히……- 프로젝트 ‘리멤버’

3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길

웃을수록 건강하고 행복해지다- ‘입원 환자를 위한 경험 디자인’ 프로젝트 | 생명 탄생 그 환희의 순간에 박수를!- ‘분만장 보호자 경험 디자인’ 프로젝트

 

2장 공감: 사람으로서 사람을 이해하다

1 ‘혼자’가 아닌 ‘함께’의 마음을 전하다

환자 못지않게 아픈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다- ‘키즈 PET 경험 개선’ 프로젝트, ‘어린이병원 환자와 가족 중심의 간호 경험 개선’ 프로젝트 | 괜찮아요, 잘될 거예요- ‘중환자실ㆍ신생아 중환자실 보호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

2 병원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당연한 감정일까

환자들의 불편한 감정에 답하다- ‘CT 검사실 경험 개선’ 프로젝트, ‘엑스레이 대기시간 감소’ 프로젝트, ‘소화기내시경 검사실 경험 개선’ 프로젝트 | 서로에게 공감하는 순간- ‘응급실 안내 디자인’ 프로젝트, ‘외래환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 ‘신체 계측 부스 개발’ 프로젝트

3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

외국인 환자의 불편함도 우리의 문제로 바라보다- ‘「외국인 입원환자 기본의사표현집」 제작’ 프로젝트

 

3장 안전: 온전한 평온을 누리다

1 숨어 있는 위험을 찾아내다

병동에서 모두의 안전을 지키다- ‘정신안정병동 위해 물품 관리 개선’ 프로젝트 | 검사 때문에 더 위험해지지 않게- ‘PET 검사를 위한 환자 대기공간 개선’ 프로젝트, ‘심근단층촬영 검사 대기 개선’ 프로젝트

2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고통의 재생산을 예방하다- ‘815 낙상과 욕창 해방’ 프로젝트, ‘환자 안전 2.0’ 프로젝트

3 생명의 안전을 위한 사고의 전환

누워서도 안전하게 키를 측정하다- 아이디어 팩토리① ‘누워서 신장 측정 장치 개발’ 프로젝트 | 방사성 용액 누출 위험과 운반 부담을 대폭 낮추다- 아이디어 팩토리② ‘방사성 동위원소 운반용기 개발’ 프로젝트 | 검사시간을 단축하고 위생성을 높이다- 아이디어 팩토리③ ‘비성 측정기 거치대 장치 개발’ 프로젝트

4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작은 습관- ‘3H 캠페인’ 프로젝트 | 위생성과 쾌적함을 함께 높이다- 아이디어 팩토리④ ‘석션 물품 정리함 개발’ 프로젝트

 

4장 문화: 일에 대한 자긍심을 회복하다

1 ‘내’가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다

병동 간호사의 부담과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다- ‘퇴원 후 문의 대응’ 프로젝트 | 모두가 유쾌하게 인사할 수 있도록- ‘서관 외래약국 경험 개선’ 프로젝트

2 밥 한 끼 하실래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밥 한번 먹자’ 프로젝트

 

5장 미래: 스마트 병원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다

1 고부가가치의 업무 혁신을 꿈꾸다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의료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다- ‘실시간 기기 위치추적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 원칙을 살리고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다- ‘원무팀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

2 수술받는, 수술하는 ‘사람’이 배려받는 공간

환자가 중심에서 배려받는 인간 중심의 수술실- ‘스마트 수술실’ 프로젝트

3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하여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 ‘스마트 병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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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지음/클라우드나인/2020년 12월/290쪽/19,000원


혁신에 디자인을 더하다

‘병원’을 다시 정의하다

병원은 환자, 보호자, 방문객, 의료진, 행정직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하루하루 엄청난 일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인생에서 정신적, 육체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 곳,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다루는 곳,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진들이 환자 중심을 외치며 쉴 틈 없이 힘들게 일하는 곳이 병원이다.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는 진정한 환자 중심의 혁신을 위해서 그리고 그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는 의료진(Care Giver, 의사직과 일반직 모두를 포함하는 단어)을 위한 혁신을 위해서 만들어진 부서다.

 

병원 이노베이션은 달라야 한다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의 설립과 동시에 가장 먼저 진행한 업무는 이노베이션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와 달성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었다. 기업이 속한 산업의 환경과 경쟁력에 따라 이노베이션의 분야와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그 해답을 ‘환자는 무엇인가?’ ‘병원은 무엇인가?’ ‘서울아산병원의 설립 취지는 무엇인가?’에서 찾고자 했다.

 

환자는 스트레스, 불안과 두려움, 불확실성, 혼란 등 감정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 병원은 이러한 환자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즉 생명과 존엄성을 다루는 곳이다. 아산재단 설립자인 고 정주영 회장은 1989년 6월 23일 서울아산병원 개원식에서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전했다.

 

우리가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다 함께 잘살기 위한 복지 사회 건설에 이바지하기 위해 병원을 설립해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 한 분 한 분이 건강을 지키는 역군으로서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모든 환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정성을 다해 그들을 치유하고 고통을 위로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본 재단의 설립 취지에 맞추어 심신 장애자, 불우 노인, 아동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더욱 친절하게 대해 인정의 샘이 솟는 훈훈한 병원이 되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구는 우리 이노베이션의 출발점이 환자에게 공감하고 환자와 그 가족의 입장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 즉 개원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또 우리는 현대그룹의 창업가 정신이자 이미 우리의 DNA로 내재되었다고 할 수 있는 ‘임자 해봤어?’라는 실험정신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혁신 기업들의 성공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린스타트업(Lean Startup), 디자인 싱킹, 그리고 최근 애자일(Agile) 업무 방식의 공통점이 빨리 시도하고 개선하는 ‘실험정신’이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서울아산병원의 이노베이션은 바로 공감(Empathy)을 기반으로 한 ‘인간 중심의 경험 디자인’이다.

 

공감의 사전적 정의는 ‘대상을 알고 이해하거나 대상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심적 현상’이다. 환자와 가족의 상황에 무관심한 직원은 공감하기 어렵다. 환자와 그 가족을 대할 때 이성뿐 아니라 감정이 개입되어야 한다. 그들의 기쁨, 슬픔, 애도, 불안을 함께 느끼지 못하면 공감이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같이 부둥켜안고 엉엉 운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판단력도 작용해야만 한다.

 

둘째, 인간 중심이란 환자와 가족의 경험뿐 아니라 직원의 경험까지도 동일하게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로 병원의 이노베이션이 다른 산업과 달라야만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존중: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기다

‘치료해야 할 몸’이 아닌 ‘생명’이다

병원에 온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스트레스와 불안과 공포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수술 전 환자들, 암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 중병으로 머지않아 임종을 앞둔 환자들, 그리고 보호자들의 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병원의 모든 관계자는 환자의 치료와 회복에 전념한다.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자칫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몸’으로만 인식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치유는 환자의 아픈 몸과 함께 극도의 감정 소모로 병들어 있는 마음마저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환자’보다 ‘생명’으로서 존중하는 방안을 찾게 되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다가서다- ‘수술 전 불안감 감소’ 프로젝트

‘수술 전 불안감 감소’ 프로젝트는 불안하고 연약한 아이를 섬세하게 돌보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자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예전에는 병원이 수술의 전 과정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준비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두렵고 불안한 환자를 어머니처럼 돌봐드린다는 서비스 디자인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설문조사를 통해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수술 전부터 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며 수술 직전 대기실에서 마음의 고통을 느끼며 외롭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료해야 하는 몸’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생명’에 대한 따뜻한 존중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발견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네 가지 영역에서 여섯 개의 세부 과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첫 번째 과제인 ‘수술 전 동의서 작성’ 개선 솔루션 중에서 ‘수술할 환자의 어깨 톡톡!’은 캠페인 형태로 진행되었다. 의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의료진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을 권하는 취지의 포스터를 다양하게 제작해 교수 식당, 수술실 내 교수 탈의실, 의국 게시판 등에 게시했다. 교수들을 비롯한 다수의 의료진이 포스터 내용에 관심을 보였고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과제인 ‘수술실 입구에서 헤어짐’ 개선 솔루션은 모바일을 통한 URL 발송과 동영상을 통해 수술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수술하기 위해 바퀴 달린 침대를 타고 수술실 입구까지 왔다. 수술을 받을 거라는 건 알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몰라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바로 그 마음을 존중하고 헤아리는 솔루션이었다. 우리는 환자들의 궁금증과 불안을 없앨 수 있도록 수술 정보를 담은 웹페이지를 제작해 모바일을 통해 URL을 제공했다. 환자들은 수술실 공간과 장비 사진, 서울아산병원의 수술 역량을 소개한 기사, 약 15분 분량의 수술과정을 알려주는 동영상 등을 통해 앞으로 자신이 겪을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조금씩 불안을 진정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과제인 ‘수술실 입구 대기공간’ 개선 솔루션은 환자들이 특히 고마움을 많이 전했던 영역이다. 환자들은 낯선 공간에서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고생을 한다. 보호자와 떨어진 채 홀로 두려움을 견뎌야 했고 진행 상황을 알기 어렵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됐다. 그래서 수술 대기공간 디자인의 가장 큰 콘셉트는 환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평온함’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자연의 느낌, 공간의 구분, 간접조명, 효율적인 동선 등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 디자인했다. 특히 한국인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자연 속 한옥의 중정과 처마 아래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나무와 대리석을 재료로 해 자연의 편안함과 아울러 청결의 이미지를 추구했다.

 

네 번째 과제인 ‘수술실로 이동’ 개선 솔루션은 휠체어 이동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환자들을 인터뷰해 반드시 누워서 이동해야 하는 상태가 아니면 바퀴 달린 침대보다 휠체어가 낫다는 응답을 들었다. 낙상, 감염, 항생제 투입 시기 등을 모두 고려한 뒤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휠체어 이송을 확대하기로 했다. 환자들은 바퀴 달린 침대를 탈 때보다 어지러움과 불안감이 줄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수술 전 불안감 감소’ 프로젝트는 수술 과정의 효율과 결과 집중에서 환자의 경험 집중으로 관점의 전환에 성공했다. 단순한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진료 프로세스와 IT시스템과 진료 환경 등 총체적인 솔루션이 적용되어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변화했다는 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뿐 아니라 수술과 외과 간호팀, 의료정보실, 진료지원팀, 시설팀, 구매팀 등 많은 부서가 환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 만든 작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공감: 사람으로서 사람을 이해하다

병원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당연한 감정일까

종합병원에 진료를 다녀온 환자들은 지쳐서 파김치가 된다. 처음 온 게 아님에도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리고 간호사에게 위치 안내를 받았는데도 우왕좌왕이다. 거대한 병원 공간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간신히 검사실을 찾아도 대기시간은 왜 이렇게 길까, 예약의 의미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료나 치료보다 위치를 찾느라 돌아다니고 대기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쓴 것 같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종합병원에서 진료 한 번 받으려면 하루 전체를 비워야 가능하다는 얘기가 오갈 정도다.

 

한마디로 환자들은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환자들은 ‘원래 그런가 보다’,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참고 있다. 검사실을 찾아 헤매고 하염없이 대기하면서 ‘병원이 나의 아픔을 알고 공감하는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기는 불가능하다. 환자들은 병원이 오직 치료에만 집중하고 환자가 느끼는 감정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야속하지만 받아들여야 할 현실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현실을 바꿔보겠다고 결심했다. 병원이야말로 환자의 몸과 마음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병원이 환자의 마음에 공감하고 불편감을 해소하려고 노력할수록 치료 결과가 더 좋아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공감하는 순간- ‘응급실 안내 디자인’ 프로젝트, ‘외래환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 ‘신체 계측 부스 개발’ 프로젝트

병원이란 곳이 본래 그렇지만 특히 응급실의 분위기는 날카롭고 냉랭하다. 갑작스럽게 위급 상황에 처한 환자는 고통스럽고 지켜보는 보호자는 혼란스럽다. 응급한 상황을 처치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는 의료진은 긴장의 연속이다. 누구 하나 웃는 이가 없으며 각자 자신이 처한 입장에 골몰하느라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감정에 공감할 여유가 없다.

 

우리는 응급실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환자들에게 더 나은 응급실 이용 경험을 하게하고 의료진의 업무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현장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어려움을 파악했고 다양한 컴플레인, 동일한 질문의 반복적인 발생, 환자와 보호자의 과격성 증가의 세 가지 이슈를 끌어냈다.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와 보호자는 모든 상황이 낯설 수밖에 없다. 자신의 몸이 어떤 상태에 놓인 것인지, 어떤 검사 혹은 처치가 진행될 예정인지, 이후 어떤 과정을 밟게 되는지, 입원하게 되는지 등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것투성이다. 의료진은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의료진은 위급 환자에 대응하느라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환자와 보호자의 질의에 답할 시간이 없다. 환자와 보호자는 자신에게 공감하지 않는 의료진의 무표정을 보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이 프로젝트의 관건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어떻게 하면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빠르게 알려줘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게 하여 동일한 질문의 반복을 줄여서 의료진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게 할 수 있는가였다.

 

우리는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간추려보았다. 응급실 프로세스, 응급실에서 이루어지는 검사와 진료 정보, 응급실 침상 배정 기준, 응급실 구조와 구역별 특징, 이동 경로 등이었다. 응급실 현장의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여러 차례의 워크숍을 거쳐 응급실의 프로세스(여정 맵)를 작성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궁금해하는 상황별 FAQ를 발굴하여 카테고리별로 정리했다.

 

‘응급실 안내 디자인’ 솔루션은 안내문과 안내판을 개선하고 부족한 정보를 추가해 제공하고 응급실 구조와 구역별 정보, 입퇴원 수속, 주차 정보, 응급실 프로세스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중복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기존 안내문을 제거하고 내용을 알아보기 쉽도록 디자인한 안내문을 새롭게 게시했다. 과거 어려운 용어로 표현했던 것들도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보기 쉬운 용어들로 수정했고 부족한 정보는 새롭게 채워 넣었다. 응급실 내부 구조가 파악되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려 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바닥에 색깔 있는 화살표를 부착했고 응급실 3D 배치도를 게시해서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접수를 어느 곳에서 하는지 알아보기 쉽도록 안내문도 부착했다.

 

‘응급실 안내 디자인’ 프로젝트 실시 후 응급실의 환자와 보호자 질문 발생 빈도는 4분의 1로 떨어졌고, 의료진의 응대 피로도 역시 줄었다. 반면에 환자와 보호자의 정보 인지는 눈에 띄게 늘었고,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 역시 증가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의 고달픔에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프로젝트로 ‘외래환자 경험 개선’과 ‘신체 계측 부스 개발’이 있다. ‘외래환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의 시작은 단순했다. 왜 병원은 늘 시끄러울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너무나 당연해서 문제의식이 없었던, 그러나 누구나 불편감을 호소하는 바로 그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우리는 누가 왜 소음을 만드는지부터 차근차근 추적해보았다. 외래에서 주로 소음을 만든 사람은 바로 간호사였다. 이 프로젝트를 의뢰한 사람이 간호사인데 알고 보니 소음을 일으키는 주체도 간호사라니 어찌된 영문일까? 이는 외래환자 진료 전후 상황을 보면 쉽게 알게 된다.

 

간호사들은 진료 혹은 검사를 해야 할 환자를 찾느라 이름을 외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처치, 복약, 검사받을 장소를 설명하고 다음 진료 스케줄을 조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말한다. 환자들이 많을수록 여러 명의 간호사 목소리가 뒤엉키고 상대가 어르신이라면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안내판이 환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용어로 되어 있다 보니 어디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문의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많았다.

 

간호사가 소리를 치지 않고 설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 순 없을까? 우리는 환자와 보호자와 의료진의 불편감에 공감하면서 솔루션을 찾아나갔다.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든 마찬가지지만 문제점 해결에 늘 별도의 예산과 인력을 투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보유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 의도에 딱 맞는 솔루션이 바로 ‘의자 재배치’였다. 의자 배치를 바꿔 환자와 보호자의 동선을 바람직하게 유도했다. 산발적으로 분산 혹은 나열된 의자들을 재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사소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솔루션이었다.

 

통로와 대기공간의 문제는 여러 프로젝트에서 적용했던 것처럼 의자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의자를 추가 배치해 환자와 보호자가 좀 더 편안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진료 상담, 수납, 검사 예약, 대기공간과 같이 환자와 보호자가 많이 찾는 공간은 안내판의 색과 크기를 바꿔서 금방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신체 계측 부스 개발’ 프로젝트는 외래환자 경험 개선의 하나로 탄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하루에 약 1만 4천여 명의 외래환자가 다녀간다. 그들이 외래에서 접수하고 나면 대다수가 혈압과 체중을 측정해야 한다. 수많은 환자들이 측정하려고 하다 보니 갖가지 불편함이 속출한다.

 

우리는 환자들이 알아서 스스로 바코드를 스캔하고 측정하며 민감한 개인정보를 주변 사람에게 노출하지 않고 보행자의 보행을 방해하지 않는 새로운 신체 계측 부스를 만들고 싶었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현장의 기대 수준을 만족시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형태를 꿈꿨다.

 

처음에는 폼보드로 일대일 크기의 시제품을 만들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해서 수차례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결과를 설계에 반영했다. 시설팀은 디자인 방향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설계에 반영했다. 새로운 신체 계측 부스와 함께 누구나 알아보기 쉬운 이용법 가이드가 제공되었으며 3D 프린터로 제작한 바코드 스캐너 거치대도 설치되었다.

 

신체 계측 부스가 처음으로 설치된 후 다른 임상과 외래에서도 적용 의사를 밝혀왔다. 현장 실무자들이 가치를 공감하면 누군가 해당 솔루션을 강력하게 권하지 않아도 스스로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적용한다. 병원 차원에서 대규모 예산을 들여서 프로젝트를 확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신체 계측 부스 디자인’ 프로젝트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사례였다. 

 

미래: 스마트 병원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다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하여

스마트 병원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대부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병원이 떠오를 것이다.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이 모든 산업에 있어서 화두가 되었다. 많은 기업의 신년사와 미래 사업 계획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내용이 주유가 되었다. 병원도 속도의 차이가 있으나 예외는 아니었다.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 ‘스마트 병원’ 프로젝트

우리는 고민의 과정을 통해 병원이 지향해야 하는 ‘스마트’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게 되었다. 화려한 기술보다는 가치 중심의 스마트! 그냥 스마트 병원이 아니라 ‘인간 중심 스마트 병원(Human-Centered Smart Hospital)’이 되어야만 한다.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고 스마트 병원이 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인간 중심 병원이란 의료진과 환자의 진정한 니즈가 반영된 병원 그리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 편안하고 편리한 치유의 장소를 말한다. 그럼 스마트 병원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스마트 병원만의 다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병원이라면 당연히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가치, 즉 의료의 질, 환자 안전, 환자 경험 그리고 생산성이다. 우리가 정의하는 스마트 병원이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활용해 의료의 질, 환자 안전, 환자 경험, 생산성에서 기존 병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병원”이다.

 

인간 중심 스마트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최첨단 기술을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의 니즈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들은 인간 중심 스마트 병원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경험 디자인의 역할이고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가 스마트 병원 구축에 기여해야만 하는 이유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스마트 병원

스마트 병원 기획을 시작하며 세 가지 큰 원칙을 세웠다. 싱크 빅(Think Big), 스타트 스몰(Start Small), 비 프랙티컬(Be Practical)이다. 싱크 빅은 스마트 병원이 도약을 위한 미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하므로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자는 것이다. 지속 성장 전략과 연계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그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스타트 스몰은 기존 문제의 해결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는 것이다. 스마트 솔루션을 도입해 기존 핵심 문제를 해결하고, 진료과와 다양한 현장별 특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확장한다. 비 프랙티컬은 철저하게 병원 현장과 IT와 데이터 전문가 검증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직원의 증강, 협업, 그리고 새로운 가치

우리가 해결 방향에 대한 정리를 통해 얻게 된 인사이트는 결국 현장에서 바쁘고 힘들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을 위한 스마트 인프라와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직원들이 현장에서 수동적이고 반복적으로 하던 업무들을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자동으로 대체하고, 환자 생체 신호와 위치가 자동으로 파악되어 전산에 입력되고, 환자 상태와 진료 프로세스를 파악해 자동으로 필요한 업무를 알려주고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적시에 자동으로 공급하는 솔루션들이다. 스마트 기술의 도입을 통해 직원들이 훨씬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거나 과거에는 불가능하던 일들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직원 역량의 ‘증강’이라고 표현했다.

 

그다음은 ‘협업’의 과정이다. 증강된 직원들이 병원 내외부와 협업하면 과거에는 실현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창조된 가치가 고객들에게 ‘스마트한 서비스 경험’으로 전달될 것이다. 즉 ‘증강된 직원들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스마트한 경험을 창출한다’가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서울아산병원의 스마트 병원 구현 단계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서울아산병원만의 스마트 병원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면 그 답은 바로 “초연결 병원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직원의 증강, 협업 그리고 환자 경험으로의 연결을 위해서는 직원과 직원끼리, 직원과 환자 간에, 병원과 외부 병원과 기업과 모든 것이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되어야만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 전문 기업과 함께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이 글을 읽는 독자나 병원들의 고민은 ‘이 많은 일을 어떻게 실행할까?’일 것이다. 예산도 만만치 않게 필요해 보이고 해결 방향이나 솔루션별로 새로운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도입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스타트 스몰과 애자일 접근 방식이다. 둘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외부 기업과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파트너십)이다.

 

우리는 많은 스타트업, 국내 대기업,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과 미팅해왔고 그중 여러 기업과 실제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다. 그중 몇 개 기업과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좀 더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의 진행을 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성공도 경험했고 실패도 경험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갈 길은 멀고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두렵지 않고 망설임이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다 보면 다다를 수 있는 길이고 그래야만 한다는 신념이 있다. 병원들이 환자와 직원을 위해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사명감과 책임 때문이다. 병원들이 저수가 체계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겨우겨우 경영 수지를 맞추는데도 스마트 병원을 고민하고 어려운 걸음을 시작하는 이유다. 앞으로 병원들과 협업을 하게 될 많은 기업들도 이러한 병원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한다면 더욱 의미 있고 좋은 결실을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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