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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북어워드 심사위, ‘제9회 파주북어워드’ 수상자 최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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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북어워드 심사위, ‘제9회 파주북어워드’ 수상자 최종 선정

동아시아의 평화와 문화 교류, 독서 문화 부흥을 위한 국제 출판 문화상

파주북어워드 심사위원회가 최근 심사 회의를 열고 4개 부문의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파주북어워드’는 출판도시문화재단이 2012년 제정, 2020년 기준 9회째 이른 국제 출판 문화상이다. 휴전선을 접하고 있는 ‘파주’라는 지역적 상징성을 고려해, 갈등이 상존하는 동아시아의 평화 공존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동아시아 관련 의제에 관해 탁월한 성과를 보인 도서·저자·출판인 또는 출판 단체를 매년 선정, 시상하고 있다.

파주북어워드는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치열한 성찰과 학문, 그것을 담아내는 책의 세계를 성원한다. 동아시아 각 나라에서 역동적으로 진전되는 책의 문화를 통해 동아시아의 위대한 출판 전통을 새삼 인식하고, 그 새로운 전망이 확실해지는 담론과 교류의 장이다. 현시대의 화두가 되는 아시아의 정신과 사상에 주목하며 아시아의 정체성과 미학을 담아내는 출판 기획과 저술, 출판인들의 책 만들기를 지원하고 기리고자 한다.

파주북어워드는 한자 문화권으로 구분되는 동아시아 5개 권역, 즉 한·중·일·대만·홍콩을 대표하는 저명한 출판인들과 학자가 주축이 돼 동아시아의 출판, 학술을 평가한다. 현재는 동아시아 출판인들로 조직이 구성돼 있지만, 앞으로 상 운영을 위한 구성원을 아시아 전역으로 점차 확대하려 한다.

매년 파주출판도시에서 진행됐던 시상식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최가 취소됐다. 대신 각 심사위원회의 보고와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 영상을 제작해 12월 중 출판도시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 게시할 예정이다.

◇저작상(한국)

한국 - 권보드래, ‘3월1일의 밤’

‘3월1일의 밤’은 한국 근대사의 거대한 변환점인 3·1 운동을 명실상부한 민중적 관점에 따라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한국 학계와 출판계에서 높은 평가가 쏟아진 책이다. 방법론이나 사료적 측면에서 3·1 운동을 세밀하고 철저하게 조명한 책은 그간 여럿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3·1 운동이 계획적이고 거대한 민족적 거사였다는 신화를 걷어내고, 오히려 매우 우연하고도 일시적인 사건이었다는 점을 솔직하게 지적하고, 그 지점에서부터 3·1 운동의 진정한 의미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장기지속(longue durée)’이라는 현대 역사학의 개념이 민중의 우연하고 자발적인 의지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책이라 할 만하다.

◇기획상

일본 - ‘시리즈 중국의 역사(シリーズ中国の歴史)’ (전5권), 이와나미신서(岩波新書)

이번 시리즈의 집필자 와타나베 신이치로(渡辺信一郎), 마루하시 미츠히로(丸橋充拓), 후루마츠 다카시(古松崇志), 단죠 히로시(檀上寛) 그리고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는 모두 교토 대학 출신이다. 교토 대학의 동양 사학은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그 전통에 더해서,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최신의 학문적 성과도 충분히 포함하면서, 실로 재미있게 완성된 시리즈다. 중국사에 대해서는 몇 가지 큰 시리즈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작은 시리즈는 포괄적이고 설명적인 통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천을 쫓으면서도 대담하게 지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로부터 ‘중국’이라는 단위가 어떻게 성립했는지를 살펴가면서 중국의 다원적인 역동설을 파악하려고 하고자 한다. 중국사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전례 없는 도전적인 기획이다.

◇출판미술상

중국 - 디자이너 장지기(张志奇)

중국 디자이너 장지기(张志奇)의 작품은 서로 다른 종류의 책들을 다룬다. 이 책들은 문자 서술 외에도 수많은 사진, 삽화, 도표, 문헌, 연표 등이 있으며 그의 작업 방식은 매우 뛰어나다. 장지기는 본문 문자와 그림, 참고적 성격의 자료들 간 연관성과 내용의 연장성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 배열을 산뜻하고 질서 있게 하면서도 지면(紙面)의 공간적 느낌과 독서할 때 느낌을 겸해 고려한다. 그리고 종이 선택, 글자색, 표지 장정을 책의 내용과 결부시켜 하나하나 세밀하게 고려함으로써 책의 전반적 형태가 작품의 주제를 충분히 체현하도록 했고, 아울러 작품의 정감적 요소를 전달하는 데 힘을 써서 풍부한 이면을 드러낸다.

◇특별상

한국 - 녹색평론사, ‘녹색평론’

‘녹색평론’은 세계 전역에서 풀뿌리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자연적 토대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을 통해 소수 기득권층의 배타적인 이익 실현을 도모하는 ‘세계화’ 및 ‘경제 성장’의 논리를 거부하며 진정으로 인간다운, 지속가능한 공생(共生)과 자치의 논리를 모색해왔다. 녹색평론은 이러한 노력으로 자본주의 산업 문명 체제 자체를 근저로부터 묻고, 그럼으로써 살아 있는 인간 정신을 증언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정신들을 탐색하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생태주의의 지평을 열고 주요한 사회 담론을 이끌어가는 선구적인 매체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기성 체제와 주류 문화에 대해 ‘그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자존심을 가진 사람들의 네트워크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