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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희 박사의 여자 마음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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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희 박사의 여자 마음 상담소

마음이 건강한 엄마, 행복한 가족을 위한
문은희 지음 | 정한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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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희 박사의 여자 마음 상담소
(문은희 지음/정한책방/2016년 10월/312쪽/15,000원)
 
■ 책 소개
문은희 박사의 17년간 여성 상담 기록『문은희 박사의 여자 마음 상담소』. 이 책은 저자가 1999년 한국알트루사 여성상담소를 개설하여 지금까지 17년간 여성들의 상담을 진행해온 것을 기반으로 마음이 건강한 여성이 행복한 가족, 더 나아가 착한 사회를 만든다는 평소 자신의 철학을 전달해준다. 특히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자기를 돌아보고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글 40여 편을 이 책에 담았다.
 
■ 저자 문은희
저자 문은희는 무의촌 의사로 살려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다가 본과 2학년 때 마음 바꾸어 교육학과로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학습심리를 전공했으며(석사), 미국 예일 대학에서 목회상담을 공부하고(석사) 돌아와 연세대학교에서 상담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국 글래스고 대학에서 우울증 연구로 쉰이 넘어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몸의 건강에서 마음의 건강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 어머니들과 서양 어머니들의 우울증을 비교연구하면서 ‘포함’이라는 특별한 우리네 행동 단위를 찾아내어 우리 여성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이해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음이 건강한 여성들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믿음으로 ‘정신건강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
 
격동의 역사 속에서 민족 지도자로 평생을 사신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여사의 막내딸이며, 민주화 운동을 한 문익환, 문동환 목사의 동생이다. 은퇴하고도 은퇴를 모르는 남편과 일산 호수 가까이에서 살고 있으며, 두 아들과 한 며느리, 한 손녀는 멀리 바다 건너에 두고 있다.
 
 (사)한국 알트루사 여성상담소 소장이고, 계간지 ‘책으로 만나는 심리상담지《니》의 편집인이자 고정 필자이다. 여성 정신건강 연구소를 만들어 모람들과 함께 재미있고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여성으로》(산해),《 눈치보는 한국여자》(도서출판 니),《 한국여성 의 심리구조: ‘포함’이라는 행동단위로 보다》(도서출판 니),《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예담) 등의 책을 썼다. 회원들과 같이 한 친정어머니 연구 결과를 출간하려고 준비 중이다.
 
■ 차례
머리말 -일상 모두를 살리는 니들의 심리학
프롤로그 - 우리는 정말로 건강한가
 
1장 그 니들이 상담소를 찾은 이유
자격지심에 움츠려 사는 여자들
식구들에게 문제가 있어요
엄마 때문에
나는 왜 늘 아이와 남편에게 화를 낼까
가족은 돈으로 산다?
남편의 배신
실수하면 큰일 나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나는 걱정이 많아요
엄마, 나도 사랑받고 싶어요
치열한 질투의 기억
아무도 믿지 못하는 여자
연애하지 않는 딸, 관계 맺기에 서툰 엄마
아이보다 더 답답한 어른의 자폐
| 변화의 1단계 | 혼자 부둥켜안지 말고 혼자 고집부리지 말기
 
2장 내 마음에 눈뜨다
한국 여자들이 우울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나도 모르게 포함 관계로 얽혀 살아서
우리 사랑 평균치로
내 아이를 남의 아이로 만드는 매뉴얼 육아
주변 사람에게 무관심한 결과
남 이야기 말고 당신 이야기를 하세요
우리는 왜 어설프게 짐작하고 끊임없이 오해할까
남에게 잘 맞추는 사람
맞으면 아프다 마음이 더 아프다
나이 불문, 재미를 모르는 사람들
삶을 엉뚱하게 낭비하는 소소한 중독들
느낌이 없다는 것
| 변화의 2단계 | 내 마음에 눈뜨고 남의 마음 알아보기
 
3장 삶을 바꾸는 훈련
가장 먼저, 나는 나를 믿는다
경쟁보다 소중한 나로 사는 길
남편은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람
혼자 잘 사는 여자, 혼자 잘 서는 여자
상처 주고 상처받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
나를 자유롭게 고집에서 풀어주기
아버지 역할은 남편에게
가족 모두를 위한 삼시 세끼 교육
남의 마음도 알아줍시다
갈등 연습장
누구에게나 언니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으로 사는 모험
가족의 울타리 넘어 자유를
| 변화의 3단계 | 더 넓게 더 깊게 생각하기
 
에필로그- 마음 상담으로 바뀐 것들
꼬리말 - 알트루사 5인의 마음건강 회복기

문은희 박사의 여자 마음 상담소
1장 그 니들이 상담소를 찾은 이유
자격지심에 움츠려 사는 여자들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 누구나 자기 나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그런데 그 문제에 대한 판단이 실제로 맞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일부러 거짓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속고, 속이고 있으니 거짓말이긴 합니다. 그런 거짓말은 많은 경우 자격지심에서 나옵니다. 자신을 지나치게 비하하고 움츠리니 변명에 급급해집니다.
 
자기보다 훌륭하다고 여기는 ‘중요한 사람’(부모, 남편, 전문인, 점술가까지)의 의견이나 판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눅 들어 있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자기가 못났다고 여기는 것을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고(의식하지 못한 채) 덮어씌우며 사는 경우도 그렇지요.
 
그런데 이들이 자격지심 때문에 스스로 억울한 사람으로 만들어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든지 다른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나면, 자신을 현실대로 받아들이며 공평하게 살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도 있는 그대로, 잘못을 덮어씌우지 않고 현실로 바르게 대하게 됩니다. 이제까지의 공연한 오해와 곡해에서 벗어나 진짜로 ‘만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제야 관계를 제대로 맺으면서 사는 셈입니다.
 
따스한 이웃이 있어 이해해주고 돌봐주었다면 문제가 깊어지지 않았겠지만, 우리 니들은 그렇게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은 아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잔인한 사람들을 겪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이 경우에는 어머니)을 자기는 가지지 못했다는 환경이 자격지심의 조건이 되어 다른 사람과 자기를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그 조건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기를 따돌리고 구별하여 냉대한다고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그러고는 다른 일로 누가 서운하게 하면 그 조건 때문이라고 여기고 도장을 꽉 찍고는, 이해하고 풀려 하지 않습니다. 과민해서 오해하여 서운한 일이 많아지고, 대수롭지 않게 쉬이 표현할 수 없으니 서운함을 못 풀고 차곡차곡 켜켜이 쌓아갑니다. 괴로우니 그런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피하기 시작합니다.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이사를 자주 하게 됩니다. 직장 다니는 사람이면 직장에 오래 머물 수 없게 되어 자꾸 옮겨 다니게 됩니다. 그러면 언제나 피해자가 되어 살고,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가 어렵습니다.
 
제일 간편하기는 자기 문제에서 줄행랑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담소도 멀리하면 됩니다. 그러고 나면 만만한 건 아이들과 남편입니다. ‘할 소리 못할 소리’곱지 않은 목소리로 다 뱉어내고 ‘내가 왜 그랬을까?’합니다. ‘이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왜 멈추지 못할까?’답답해집니다. 어린 시절에 걸린 가시 때문에 자기 틀에 갇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언제나 비비 꼬아서 받아들였음을 알 뿐 아니라 사랑하는 아이들까지 걸고넘어졌다는 기막힌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혼자 풀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기 마음의 몰골을 비춰볼 거울 될 사람, 믿을 만한 이웃이 될 상담자와 만나야 하고 그 상담자에게 털어놔야 합니다. 자기 분석을 열심히 하고 입 밖에 내고 거울 된 이들의 반응을 보아야 합니다. 다시 성찰하고 자기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살림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니도 있습니다. 말끔히 건강해야 한다는 니도 있습니다. 외모, 학력, 경제 조건을 다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니도 있습니다. 왜 그래야만 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치열한 질투의 기억
누구고 부모님의 품 안에서 나고 자랍니다. 그런데 첫째로 태어난 니들이 첫 아기라 흠뻑 사랑을 받으며 자랐을 법한데 때때로 그렇지 않았다고 호소하는 경우들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혼자 사랑을 받고 있을 때는 모르고 지나가다 동생을 보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엄마의 사랑이 갈리는 것을 심각하게 느끼면서부터 비롯되는 경쟁하는 경험은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벅찹니다. 그래서 혼자 사랑받았던 때를 까맣게 잊고는 사랑에 목말라합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몇 살 더 먹은 아이가 훨씬 잘 움직이고 여러 가지 발달 과업을 이룰 만치 동생보다야 앞서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몸의 성숙만으로 아이를 보아서는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어른들이 놓치게 됩니다. 몇 해 먼저 난 아이의 마음이 어른의 세심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단계에 아직도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과 달리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더더욱 스스로 홀로 서기까지 어른에게 의존하고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몹시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곧잘 ‘형’이나 ‘언니’에게 지나치게 일찍부터 아우와 다를 것을 기대하곤 합니다.
 
첫 아이를 기를 때는 아이 길러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부모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처음 해보는 일을 잘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나마 둘째는 그만큼 여유를 가지고 유연하게 봐주게 됩니다. 그러니 첫째에게는 언제나 빡빡하게 굴던 부모가 둘째에게는 저절로 훨씬 너그럽게 대하게 됩니다.
 
그렇게 빡빡하게 자란 큰아이는 자기 속을 표현하기 힘들어하고, 어렵게 부모에게서 얻어낸 것을 둘째는 손쉽게 허락받는 것에 놀랍니다. 그런 결과를 보면서 첫째는 부모가 아우를 자기와는 달리 특별하게, 그리고 공평하지 않게 대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참으며 순종해온 첫째에게는 아우가 어떻게 보일까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뻔뻔스레(?) 요구하는 데 놀랍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게 아우의 유연한 모양이 느글거리기까지 합니다. 어린 첫째의 눈으로 보면 아우에게 더 마음을 주고 있다고 부모를 원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문화의 맹점이 여기에 문제를 더 보태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느낌과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고 잘 살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어른이 되고 어머니가 되어보기 이전의 아주 미숙한 아이의 마음을 어른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듭니다. 그저 몸 튼튼하도록 키우고, 학교 공부 잘하게 하고, 일자리 찾고, 혼인해서 아이 낳고 사는 것을 도와주는 등 부모는 실제로 보이는 일에만 관심을 둡니다.
 
끝까지 아이의 마음을 몰라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는 아이가 건강한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 아이는 몸으로는 어른이 되어도 마음은 나이 먹지 않고 아이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뒤늦게라도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다행히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는 뒤늦게라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집니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도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했음을 알게 되니까 그런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합니다.
 
참회하는 엄마에게는 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할 희망이 있습니다. 나는 이들 엄마들의 용기를 높이 삽니다. 훌륭한 어머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나중 삶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 프로이트의 생각에 귀를 기울입시다. 아이들 때라고 천진하고 행복하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겪는 아픔은 어른일 때 겪는 아픔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약하고 힘없는 존재로 사랑과 이해가 부족한 세상에 홀로 던져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리고 언제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고 소통하는 한, 바뀌고 자라고 성숙할 가능성이 우리에게 늘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가요!

2장 내 마음에 눈뜨다
한국 여자들이 우울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오래전부터 신경정신과에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해왔지만, 우리 사정과 자라온 문화 환경 탓에 우리 니들이 우울증에 걸리기 딱 좋다는 것을 점점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생리적인 이유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경우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는 이 책이 관심 밖 문제입니다.
 
우울증은 자기 자신과, 자기가 살아가며 겪어가는 경험과, 자기의 앞날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로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맥이 빠지는 일입니까!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라고 다 우울증에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전염병이 돌아도 저항력이 있으면 병에 걸리지 않듯이 바깥 상황만으로 우울증에 걸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우울해지지 않는 사람과 우울해지는 사람의 특성은 어떻게 다를까요? 모든 나쁜 일을 “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우울해집니다. 문제의 원인을 자기에게 돌리는 사람 말입니다. 보통 서구 어머니들은 아이의 성취를 자기 공이나 탓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네 니들은 오지랖 넓게도 남편, 아이들, 시댁, 친정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싸안고 자기 탓이라 여깁니다. 그러니 각자 개인 단위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서구 사람들보다 우리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더 많아 살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명확하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구분해서 따로 가지게 되려면 어른들(특히 부모)에게서 그 느낌과 생각을 인정받고 자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합니다. 특별히 우리네 니들은 아이 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지 말아야 한다는 기대를 받으며 자랍니다. 어른들과 남자 형제들에게 순하게 양보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쉴 새 없이 상기시키는 가정에서 자랍니다. 자기 느낌을 무마하며 살기를 권장 받습니다. 자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더 눈치 보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요구하며, 무난하게 ‘착한 니’가 되려고 애씁니다.
 
자기만의 느낌을 따로 가지는 것이 허용되고 그 느낌을 인정받은 경험이 없는 힘없는 어린아이는 이해도 되지 않는 어른들의 행동 단위에 자신을 포함시키고, 그 ‘포함의 단위’안에서 자기 느낌을 따로 분별해 가지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따로 가져본 일이 없이 자란 사람이 어찌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구분하고, 나름으로 알아서 해결해갈 수 있겠습니까? 어른들에게서 주어진 느낌으로, 주어진 문제 파악에 따라, 주어진 방식대로 살아온 우리네 니들이 자기에게 중요한 사람들의 문제에서 놓여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홀홀 개인으로 살지 못하고 온통 가족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마음의 몸무게가 엄청 무거워 그리되었을 뿐, 우리 니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왜 어설프게 짐작하고 끊임없이 오해할까
우리는 모두 처음부터 짐작으로 ‘이해하기’과정을 시작합니다. 아기가 제 입 속에 들어온 젖꼭지를 처음에는 자기 것인 줄로 짐작합니다. 그런데 내 것이라 여겨 깨물었더니 엄마가 “아야”하면서 볼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때렸을 때 내 것이라는 짐작을 지우고 오해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엄마가 “아야”하는 반응을 즉각 보이지 않는다면 아기는 그 짐작대로 오해를 유지해갈 것입니다.
 
이런 유치한 ‘짐작-오해’뿐 아니라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조금씩 분화 발전된 짐작-오해를 발달 단계를 복잡하게 거치면서 연속해서 쌓아가게 됩니다. 짐작-오해의 내용은 자기중심의 좁은 테두리에서 이해의 폭이 얼마나 넓어지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고 공평하게 짐작의 정체를 확인해 가는가에 따라 오해에서 벗어나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왜 부정확한 짐작을 할까요? 짐작하는 사람과 짐작의 대상이 서로 다르고 그 다른 점을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을 만나 상담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불만 가운데 하나는 “남편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을 굳게 고수하려 하는 듯이 보일 정도입니다. 그러면서 혼자 짐작으로 남편을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스스로 대화의 단절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멍석 깔아놓고 “대화하자”고 제의한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으면서, 애정을 가지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짐작을 풀어갈 길이 없게 됩니다.
 
그러면 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잘못 짐작하고 불평하며 지낼까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입니다. 자신을 분명하게 알고 스스로의 장점뿐 아니라 부족한 점까지 다 알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고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방어벽을 높이 쌓게 됩니다. 자신의 허술함까지 인정하는 자신감을 가지면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견고한 울타리를 칠 필요가 없어집니다.
 
마음의 장벽이 없이 가까울수록 혼자 짐작한 것이 정확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이가 가깝기를 원하는 만큼 애정을 가지고 소통하려고 노력할 것이므로 짐작은 점차 줄어들고 참이해가 깊어질 것입니다. 애정이 있다고 하면서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남을 위한다’, ‘존중한다’해도 자기 멋대로 주제넘게 다른 사람을 계속 오해해서 관계를 질식사시킵니다.

3장 삶을 바꾸는 훈련
가장 먼저, 나는 나를 믿는다

마음의 발달과 성장에 가장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자신과 이웃에 대한 믿음, 기초 신뢰감입니다. 아기가 태어나 만나는 첫 이웃은 자기를 보살피는 어머니 역할을 해준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아이를 어떻게 대했는가에 다라 아이가 자라며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는가를 결정하는 자기 개념이 생기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필요한 마음 틀을 만들게 됩니다.
 
아이를 잘 대하는 ‘좋은 엄마’가 아이의 마음 밭에 자신을 ‘좋은 나’라고 보는 생각의 씨를 심어주게 됩니다. ‘나쁜 엄마’가 ‘나쁜 나’를, 그리고 ‘무관심 엄마’가 ‘무관심 나’를 아이 마음에 싹트게 합니다.
 
‘좋은 나’라는 마음의 틀로 살면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고 다른 사람도 비비 꼬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순조롭게 살아갑니다. ‘나쁜 나’의 틀로 살 때는 자기를 솔직하게 보여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쉽게 칭찬할 수 없고 깎아내려야 속이 풀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자기를 좋게 봐줘도 “괜히 그런 것 아닐까?”하며 믿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불행해지겠습니까.
 
자신을 무시하고 스스로 자기를 낮추어 보는 니들이 많습니다. 우리 가정에서 니들을 제한하며 키우고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것에 연연하게 살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건 겸손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면 항상 어머니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기를 바꾸고 어머니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강박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억제하여 무의식에 숨겨두어 그 정체를 자기도 모르는 겁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세계를 알아주지 않는 어머니의 품과 틈새에서 아이가 자라고, 어른이 되고, 시집가서 엄마가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자신과 이웃에 대한 기초 신뢰감이나 보이지 않는 믿음 이야기를 하면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나무의 단단한 둥치와 뿌리’를 떠올립시다. 땅 밑에 자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 그러나 믿음직한 실체인 뿌리를 떠올립시다. 그렇다고 보이는 것만으로 사는 것이 아님도 알기는 합니다.
 
기초 신뢰감이 없는 사람은 잘못된 일은 모두 자기 탓이고 자기 책임이라고 여기는 틀린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누가 한다면 흉보는 것일까 걱정합니다. 남들에게 그런 자기를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초 신뢰감이 없는 사람은 모든 이에게 사랑받고 칭찬받기를 원합니다.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인지 본인도 머리로는 모를 리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가 없는 자유를 아직 못 느끼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자기 속으로 숨어듭니다. 우울의 시작입니다.
 
문제의 인식은 풀이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시작은 반을 이룬 것입니다. 차츰 앞으로 마음에 “아하!”하는 깨달음의 빛과 소리 그리고 바뀜의 경험과 느낌이 담길 것입니다. 천천히 올 것입니다. 오래된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시간이 그만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 니들은 포기를 모르는 끈질김과 사랑을 지니고 있으니까 튼튼해진 삶을 기다려주십시오. 아픈 마음을 안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는 현상 유지를 거부하면서...
 
혼자 잘 사는 여자, 혼자 잘 서는 여자
오래전 대학에서 가르칠 때 “남성과 여성이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사는 것이 좋다”했더니 한 남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불쑥 했던 말, 30년이 넘었는데도 강의실 오른쪽 저 뒷자리에 앉았던 그 학생이 한 말이 뚜렷이 기억납니다. “여자가 남자를 존경한다는 말은 괜찮은데 남자가 여자를 존경한다는 말은 어색합니다.”그 학생은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을 테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길 없지만 아내 된 여성은 어떤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딸이나 며느리를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남성이 많은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 여성들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요? 남아 선호 사상이 아직도 말끔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는 이념은 대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 지도층 인사들 가운데 적절하지 못한 말과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꽤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여성에 대해 고정 개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여성들의 대응은 여성들 스스로 어떤 가치가 있는 존재로 자신을 보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남자같이 되어 남자와 똑같이 성취해 활동하는 것을 남녀평등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그 하나입니다. 돈벌이와 사회에서 얻은 지위가 사람들의 행복을 재는 중요한 척도라고 여기는 요즘, 그 목표를 향해 곁눈질하지도 않고 달리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성취하는 데 남녀의 구분이 있을 수 없음에 이의를 달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바깥으로 보이는 성취가 삶의 전부일까요? 남녀평등을 달리 해석하고 사는 여성들은 자기의 여성됨을 어떤 눈으로 보는 것일까요? 그들은 평등하되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집니다. 성취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여성들은 압니다. 아이 낳고 젖 먹여 기르는 여성의 특별한 역할, 그리고 여성의 다른 특성을 스스로 귀하게 여기고 존중받으려 합니다. 바깥 활동만이 가치 있다고 여긴다면 손해라고 여길 출산과 양육을 귀하게 여깁니다. 여성으로 사는 자기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은 동반자를 존중하고 그와 협력하며 살 줄 압니다. 우선 서로 존중할 만큼 성숙하고 마음이 건강한 동반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혼자 살거나 같이 살거나, 누구나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기 마련입니다. 남들과 어울려 평생을 잘 살기 위해서 우선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스스로 혼자 설 줄 아는 독자성입니다. 혼자 설 줄 모르는 사람은 지팡이가 있어야 하듯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지팡이 삼아 기대려 합니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평판에 예민해집니다. (이 마음의) 지팡이에 의존해야 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자기답게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독자성을 흔히 고집이나 이기성이라고 생각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특히 여성의 독자성을 마음건강의 한 지표라고 이야기하면 남성들이 아주 불편해합니다. “자기주장이 세지 않을까? 그래서 불편해지지 않을까?”동반자는 노예가 아니라 자기와 대등한 존재여야 합니다. 필요할 때 조언도 듣고, 자기의 잘못을 고침받기도 하고, 지혜로운 동반자로 위로를 주고받기도 할 것입니다.
 
스스로 사는 여성, 독자성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살려주려 합니다. 자기다움을 살리고 사는 것이 소중한 줄 알면 다른 사람이 가진 자기와 다른 특성을 소중하고 볼 줄 알고 키워나갈 것을 격려합니다. 자기와 다른 동반자를 사랑하고, 그가 자기 길 가는 것을 기다리고 지지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규격화된 틀에 잡아두려 하지 않고 각자 자기에게 맞는 안경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자기 삶을 창조해나가게 지원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얽매거나 다른 사람에게 얽매여 사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어떤 관계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 귀한 관계는 혼자 서는 자들만이 이루고, 누리고, 키워갈 수 있습니다. 젊은이로 혼자 사는 여자건, 같이 사는 여자건, 함께 살다가 혼자 된 여성이건 모두 “함께 사는 마음으로 혼자 서야”하는 점에서는 전혀 구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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