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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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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제러미 리프킨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 232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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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과거로 돌아가는 문은 닫혔다.

오늘부터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과 그 결과에 의해 형성될 것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바이러스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개월 남짓이었다. 가장 먼저 감염자가 나타난 지역이 문을 닫아걸었고, 그다음은 아예 국경을 폐쇄했다. 봉쇄라는 초유의 대응책을 펼친 곳에서는 사람들의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전례 없는 혼란 속에 혐오나 사재기 같은 사회 문제가 대두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록적인 실업률이 장기간 이어질 후유증을 예고했다. 의료 위기가 정치, 경제 위기로 확산되었다. 사람들은 지금껏 인류가 밟아온 발전의 경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뉴 노멀’이라는 말이 회자되었고, 코로나19 이후 도래할 새로운 질서에 대한 궁금증과 바람이 커져갔다.

 

수십 명의 석학에게 문명의 좌표를 물어온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그간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전방위 비평을 해온 이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 어제까지와는 다를 오늘부터의 세계에 대한 갈급함을 가지고 이 일곱 명의 석학에게 질문을 던졌다.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고, 인류 앞에는 어떤 선택지가 놓여 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우선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대부분 이동 제한령을 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뷰는 온라인 화상이나 전화, 혹은 몇 차례의 왕복 서한으로 이루어졌지만 코로나19라는 공통 경험이 인터뷰에 어느 때보다 짙은 현장감을 불어넣었다. 위기의 원인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임박한 질서를 대담하게 상상할 수 있는 통찰로 가득하다.

 

■ 저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 교수. 비영리조직인 경제동향연구재단을 설립하여 새로운 기술이 경제, 환경, 사회문화에 미칠 영향력을 알리고 있다. 지난 15년간 유럽연합 자문으로 활동해왔으며 중국의 생태 문명 자문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사파테로 스페인 전 총리 등의 공식 자문 역할을 했다. 영향력 있는 미래학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엔트로피》 《유러피언 드림》 《노동의 종말》 《3차 산업혁명》 《한계 비용 제로 사회》 《글로벌 그린 뉴딜》 등의 저서가 있다.

 

원톄쥔溫鐵軍

현재 중국 사회변화를 이끄는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으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가 성장과 효율을 내세울 때 농촌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주장해 국가 핵심 의제로 만든 학자이자 실천가이다. 1968년 문화대혁명 당시 11년 동안 노동자, 농민, 군인으로 일했다. 1983년 런민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중국농업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 넘게 여러 중앙 정책 싱크탱크에서 연구했으며, 30여 개 국가의 국제조직, 학술 집단에 자문해왔다. 현재는 푸젠농림대학교 농촌재건대학 학장이자 신농촌건설연구소 최고 책임자이며, 난시대학교 중국 농촌재건대학 학장을 겸직하고 있다. 《백년의 급진》 《여덟 번의 위기》 등의 저서가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03년에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상을, 2005년에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상을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2005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2014년, 영국의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 50인’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 《개혁의 덫》 《쾌도난마 한국 경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국가의 역할》 등이 있다.

 

마사 누스바움Martha C. Nussbaum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이자 고전학자, 여성학자. GDP가 아닌 인간의 행복에 주목하는 ‘역량 이론’을 창시했고 그의 이론은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의 바탕이 되었다. 하버드대학교 철학과와 고전학과 석좌 교수, 브라운대학교 석좌 교수를 거쳐 현재 시카고대학교 철학과, 로스쿨, 신학교에서 법학, 윤리학 석좌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시적 정의》 《인간성 수업》 《혐오와 수치심》 《감정의 격동》 《혐오에서 인류애로》 《정치적 감정》 《역량의 창조》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등 다수가 있다.

 

케이트 피킷Kate Pickett

영국 요크대학교 역학과 교수. 2009년 리처드 윌킨슨과 함께 쓴 《평등이 답이다》가 〈뉴스테이츠먼〉 선정 지난 10년간 출간된 책 열 권 목록에, 그해 국제정치학회 선정 최고의 책에 꼽혔다. 신자유주의 경제 구도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평등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공익 재단 이퀄리티 트러스트The Equality Trust의 공동 창시자다. 2013년 평등 수호를 위한 연대의 공을 인정받아 실버로즈상을, 2014년 아일랜드암학회로부터 찰스컬리 기념 메달을 수상했다. 최근작으로 《불평등 트라우마》가 있다.

 

닉 보스트롬Nick Bostrom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동 대학교 인류미래연구소 소장. 미래 기술의 영향에 대한 프로그램을 발족시킨 창립 센터장이자 전략적인공지능연구센터 센터장도 맡고 있다. 철학뿐 아니라 물리학, 계산신경과학, 수리논리학 등 다방면의 분야에 지적 기반을 두고 있다. 2009년 철학과 수학, 자연과학, 인문학 분야에서 매해 한 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개논상을 받았으며, 미국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의 지성 100인’에 두 차례에 걸쳐 뽑혔고, 영국 〈프로스펙트〉 선정 ‘2014년 세계 사상가’에 분석철학가로 이름을 올렸다. 대표 저서로 《슈퍼인텔리전스》가 있다.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

캐나다 궬프대학교에서 과학철학 석사,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 양자이론 연구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토종 종자 보전과 유기농 농법 확산을 위한 나브다냐Navdanya를 설립해 인도 16개 주 60여 지역에 종자 은행을 개설하고, 100만 명의 농부들과 함께 유기농 농사를 일으키고 있다. 나브다냐의 정신은 세계 환경, 농업, 생물 다양성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의 운동은 세계인의 지속적인 연대를 이끌고 있다. 유엔의 여러 기구에서 자문을 하며, 스페인 사파테로 전 총리의 과학위원, 부탄의 정부 주도 100퍼센트 유기농업 전환 핵심 자문을 맡고 있다. 

 

■ 차례

 

들어가며

포스트 코로나, 위기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질서

 

1장 집중과 분산

제러미 리프킨_ 화석연료 없는 문명이 가능한가

 

2장 중심과 주변

원톄쥔_ 위기 이후 어떤 세계화가 도래할 것인가

 

3장 성장과 분배

장하준_ 왜 우리는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는가

 

4장 혐오와 사랑

마사 누스바움_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5장 개별과 보편

케이트 피킷_ 우리는 질병과 죽음 앞에 평등한가

 

6장 기술과 조정

닉 보스트롬_ 세계는 다음의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7장 분리와 연결

반다나 시바_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나가며

혁신은 모두를 위한 이익에서 나온다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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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경, 제러미 리프킨 외 지음/메디치미디어/2020년 7월/232쪽/16,000원

 

집중과 분산

제러미 리프킨_ 화석연료 없는 문명이 가능한가

화석연료에 기초한 문명이 코로나19 위기를 가져왔다

코로나19 위기의 주요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로 생긴 모든 결과가 펜더믹을 만든 겁니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물순환 교란으로 인한 생태계 붕괴입니다. 우리는 물로 가득 찬 행성에 살고 있어요. 생태계는 구름으로 순환하는 물과 눈, 비에 의존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물순환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구가 1도씩 뜨거워질 때마다 대기는 7퍼센트씩 더 많은 강수량을 빨아들입니다. 그래서 통제가 어려운 물난리도 겪는 겁니다. 그 거칠고 극단적인 현상 속에서 가뭄과 산불도 일어납니다. 생태계가 변화하는 물순환을 따라잡지 못하고 붕괴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인간이 지구에 남은 마지막 야생의 터를 침범하고 있어서예요. 1900년만 해도 인간이 사는 땅은 전체의 14퍼센트 정도였어요. 지금은 77퍼센트에 육박합니다. 야생은 23퍼센트만 남았어요. 인간은 야생을 개발해 단일 경작지로 사용하고, 숲을 밀어버리고, 소를 키워 소고기를 생산합니다. 이것도 기후변화를 유발합니다.

 

셋째, 야생 생명들의 이주가 시작됐습니다. 인간들이 재난을 피해 이주하듯 동물뿐 아니라 식물, 바이러스까지 기후 재난을 피해 탈출하고 있어요. 서식지가 파괴됐기 때문이 인간 곁으로 왔고 바이러스는 동물의 몸에 올라타서 이동했죠. 최근 몇 년 동안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카와 같은 팬데믹이 발생한 이유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감염병이 창궐할 겁니다. 이제는 팬데믹이 올 때마다 1년 반 정도 봉쇄될 것을 예상해야 해요. 그 다음에 백신이나 항체가 나오길 기다려야 하지요. 우리는 경제를 새로 조직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사회생활 그리고 통치 방식까지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스나 메르스, 에볼라는 세계 경제를 멈추는 단계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왜 다를까요?

 

이는 세계화에 답이 있습니다. 1차 산업혁명은 국가와 국가적인 시장이라는 개념을 심었고, 2차 산업혁명은 세계화를 가져왔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제통화기금 IMF, 세계은행 등과 같은 중개 조직들이 이때 나타났지요. 이 인프라는 적시 생산 방식 JIT으로 재고를 남기지 않습니다. 탄력성보다는 오로지 효율성에만 의존하죠. 지금의 신자유주의 경제는 단기 이익만 추구합니다. 이익을 못 내면 주주의 주식이 평가절하되니 경영자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분기마다 수익을 내려면 장기 투자, 장기 계획,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중복 장비를 구비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처럼 팬데믹이 오면 전체가 타격받고 세계화된 인프라가 붕괴합니다.

 

작년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마찰을 일으킬 때 의료 용품까지 과세를 매기는 바람에 미국의 의료 물량이 어이없을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염병으로부터 몇 가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의 마음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 우리가 한 가족이라는 것, 우리가 함께하지 않으면 다 같이 무너진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듯 기후변화에 대응하라

한국도 기후변화에 대응할 방안으로 그린 뉴딜이 지역에서부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국가 정책으로는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상황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한국은 2차 산업혁명의 성공 사례로 떠올랐지만 바로 그 부분에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에서 쓰는 전력의 68퍼센트는 화석연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42퍼센트의 전력이 석탄과 천연가스로 돌아가요.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7.6퍼센트뿐입니다. 산업화 국가 중에서 매우 낮은 비율입니다. 에너지산업 싱크탱크인 카본트래커(Carbon Tracker Initiative)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화석연료 자산은 좌초 상태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다섯 번째로 큰 원자력발전 국가이고, 환경보호 부문에서는 180개 나라 중 80위죠.

 

다행히 한국의 주요 선도 산업들은 제로 탄소 배출, 그린 뉴딜, 3차 산업혁명으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전자제품, 가전제품, 전자통신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은 최고의 이동성 물류를 가지고 있고, 세계적 수준의 건설 회사들이 인프라 부문, 부동산 분야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은 모든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를 방해하는 것은 전력뿐입니다. 바로 한국전력공사입니다. 한국이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팬데믹에 책임을 지고자 전환을 모색할 때 화석연료 중심의 기득권이 방해를 합니다.

 

이제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한국전력공사가 재생에너지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 전역에 송전 시 전력손실을 줄이는 고전압직류송전 HVDC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둘째,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린 채권의 원천이 될 겁니다. 이 부분이 참으로 역설적인데요. 작년에 세계 그린 채권 투자의 60퍼센트가 한국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대한민국 교사와 공무원 연금 기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자인데 그들이 석탄 투자를 금지했어요. 매우 반가운 소식이죠. 한국은 ‘하이브리드 전력 모델 도시 계획’이라고 해서 태양과 바람으로 생산한 전력을 수소연료를 통해 가정과 사무실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소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지요. 물론 현실에서는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스탠퍼드대학교와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 모든 나라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연구했습니다. 한국은 내일 아침 한국전역에서 사용할 에너지의 85퍼센트를 햇빛으로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람으로 14퍼센트를 생산하고, 나머지 1퍼센트는 바이오매스로 메울 수 있어요. 게다가 바람과 태양은 공짜입니다.

 

2018년 10월 한국 대통령이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새천년 재생에너지 역사를 선포하며 해상 풍력 단지, 태양광 단지를 세워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생산합니다. 목표를 설정했죠. 그러나 신속하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저는 한국이 코로나19 위기에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대처했듯 새천년 재생에너지 역사를 구비해 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성장과 분배

장하준_ 왜 우리는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는가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나 유럽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니 거기서 기침만 해도 많은 나라가 몸살을 앓습니다. 한국은 그 몸살 나는 국가에서 좀 빠져나온 건가요?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 안팎인데요.

 

한국은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라 쉽게 빠져나올 수는 없을 겁니다. 산업화가 안 된 나라의 산골 자작농 말고는 전 세계가 얽혀 있어요. 기름값이 떨어지면 산유국은 힘들죠. 사우디아라비아같이 돈 많은 나라도 있지만 기름에 의존하는데 생산이 많지 않은 가난한 나라도 있습니다. 에콰도르 같은 나라들은 큰 어려움을 겪지요. 또 석유 수요가 떨어지면 수출이 안 되니 모든 나라가 어려워집니다.

 

경제 시스템이 안전이나 유연성보다는 효율성, 특히 단기적인 효율성 중심으로 짜여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 약점이 노출된 거예요. 비행기나 전기 공급망, 유조선처럼 한 번의 사고가 큰 재앙으로 번지는 부문은 그에 대한 대비책이 많아요. 지금의 경제 시스템은 그런 자치가 없습니다. 중국 시골에 있는 공장에서 시작해서 일고여덟 단계를 거쳐 모든 공정이 순조롭게 흘러가야 가능한 경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더 취약할 수밖에요.

 

단기적인 효율성을 앞세우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단가 때문이겠지요?

 

뭐든 가장 싸게 만들어야 되니까요. 지금의 경제시스템은 이렇게 값싸게 만들려고 세계 구석구석을 엮어놔서 한 군데가 안 돌아가면 유지가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마이너스 성장 시대 한국은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가

저성장이 5년 이상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기본값이 된 듯합니다. 중국도 지난 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 6퍼센트로 발표했고요. 우리는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데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요?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당분간은 성장률이 많이 낮아질 겁니다. 충격이 왔기 때문이지요. 저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성장이 중요하지만 선진국은 다르다고 봅니다. 한국도 이제 선진국에 포함시켜야죠. 선진국들은 더 이상 성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이라도 성장을 안하는 게 좋고요.

 

문제는 성장의 질입니다. 성장을 얼마나 공평하게 나누느냐에 있죠. 온 국민이 편안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경제의 목표라면 성장은 그 목표를 이룰 여러 수당 중 하나입니다. 성장을 하면 덩치가 늘어나 나누기도 쉽고 목표를 이루기 수월하죠. 문제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는 성장을 해도 그 과실이 상류층에게만 집중되는 데 있어요. 브라질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소를 키워 소고기 수출로 돈을 아무리 많이 번다해도 그 일로 가뭄이 들어 농사가 망하는데요.

 

마이너스 성장일 때는 문제가 달라지지 않나요? 경제가 활기를 잃게 되는데요. 그래도 살 만할까요?

 

저는 마이너스 성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마이너스 성장이 나왔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마이너스라는 건 평균적인 생활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니까 대처하기에 힘은 들겠죠. 하지만 환경주의자들 가운데는 역성장(degrowth)이라고 해서 선진국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어요.

 

마이너스가 어떻게 해서 왔느냐, 그 결과가 얼마나 잘 나눠지고 얼마나 지속 가능하느냐를 포괄적으로 봐야 합니다. 당장 숫자 자체가 마이너스 6이다, 마이너스 3이다, 이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성장을 안 해도 제도를 잘 바꾸고 복지를 잘하면 국민 생활의 질은 올라갈 수 있어요. 국민 소득 3만 달러 나라에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게 뭔가’를 생각해 봐야죠.

 

‘양’에서 ‘질’로의 전환점; 분배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이상주의적 질문을 하고자 하는데요. 제가 2014년 인터뷰했던 스리랑카의 민중 지도자인 아리야라트네 A.T. Ariyaratne 박사는 간디의 가르침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놓여 있는 사람이 최우선이다 The last is the first.” 우리 사회 가장 마지막에 있는 사람이 안전할 때 그 위에 있는 모두가 혜택을 누린다는 가치죠. 경제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논리를 보자면 미국의 정치철학자 졸 롤스(John Rawls)의 정의론 같은 주장인데요. 롤스는 가장 안 좋은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체제가 가장 정의로운 체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기본권을 누리고, 굶지 않고, 아플 때 돈 걱정 안 하고 병원에 갈 수 있고, 어느 수준까지 교육받을 수 있는 정책이라고 봐요.

 

육아가 됐건 고등교육이 됐건 노후가 됐건, 우리가 흔히 보험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그런 분야를 사회가 나서서 공동 구매해주고 자기가 태어난 계급이나 성별, 지역에 관계없이 능력과 노력으로 올라가는 부분을 최대한으로 키우는 방식을 생각하면 구체적으로 아리야라트네나 롤스가 원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기술과 조정

닉 보스트롬_ 세계는 다음의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정밀한 시나리오 부재가 위기를 심화시켰다

당신은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요?

 

코로나19가 발발하고 중국 밖으로 번지기 시작하던 초기부터 저는 이 질병이 단지 중국과 몇몇 아시아 국가에 머물지 않고 세계 모든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지요. 각국의 정책 결정 집단이 현실을 인식하는 수준도 그들의 대응 방식 속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정부는 몇 주 동안이나 대중의 불안과 공황을 누그러트리는 데에만 주력했습니다. 지역 전파 조짐이 막 보였을 때, 더욱 열의를 다해 대응했더라면 막을 기회가 있었어요. 초반부터 마스크를 쓰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언택트는 일시적이며 인간은 다시 마주할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경향에 대해 질문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는 ‘언택트(untact)’가 포스트 코로나를 상징하는 단어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비접촉 관계 방식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회사들도 재택근무에 온라인 회의를 합니다. 이런 비대면 방식이 코로나 이후 새로운 일상 규범이 될 것으로 보는지요?

 

저는 학교에서 얼굴 맞대고, 직장에서 서로 마주하며 일하던 시절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변화는 있겠죠. 아마도 어떤 기업들은 지금 재택근무를 하면서 자기들만의 효율성을 발견했을 겁니다. 10퍼센트 정도는 옛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예상하지만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각자의 성격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봐요. 외향적이라면 집에 갇혀 오랜 시간 앉아 있는 방식이 고통스러울 거고, 또 시간적인 문제도 작동하겠지요.

 

인간에게 익숙한 정상적인 상호작용이 되돌아올 겁니다. 영국은 지금 문 여는 회사들이 늘고, 다음 주면 상점들도 정상 영업을 합니다. 미국도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열망이 크죠. 사람마다 느끼는 최적의 사회적 상호작용 용량이 다릅니다. 여기에는 각자의 주거 환경도 요인으로 작용하는데요. 작은 아파트에서 두 달 동안 세 아이를 돌보며 일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교외에 마당이 있는 큰 집에 사는 사람과는 아주 다른 경험을 하고 있겠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 인터넷을 통해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등등 아주 많은 종류의 개인 경험들이 이후 행동을 결정할 겁니다.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거버넌스의 필요성

지금 이 시기를 문명이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세상을 더 지속 가능하도록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너무 큰 질문인가요?

 

저는 먼저 ‘우리가 세상을 이롭게 하도록 변해야 한다고 여긴다면, 그 변화의 가장 중요한 방향은 무엇인가’ 라고 묻고 싶어요. 그러면 각자는 ‘무엇이 더 구체적인 방법일까’ 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이에 따라 누군가 특정한 행동을 한다면, 세상은 이롭 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받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구 차원에서 문제를 조장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능력이 필요해요. 기술혁신이 광범위하고 모호한 제재속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여기에 다양한 동기를 가진 수많은 행위자가 활동합니다. 기후변화라는 엄청난 위험 요소를 제어하기 위해서도 각 사회가 갖고 있는 거버넌스 격차를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한 연구자 혹은 한 저널리스트가 지정학적인 변화를 획기적으로 이뤄내기란 어렵죠. 그렇지만 저는 각자가 조금이라도 다른 행동을 취한다면, 세상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하죠. 특정한 행동을 해야 우리는 변화를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궁극에는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거버넌스 능력을 갖춰야 하고 그것을 지속해야 합니다. 

 

분리와 연결

반다나 시바_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코로나19가 던진 초대장: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경제로 갈 것인가

인도는 지금 상황이 어떤가요?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봉쇄라고 봅니다. 경찰이 곳곳에 있어요. 거리를 다닐 수 없습니다.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죠. 노동자들이 가족에게 전화를 하려면 100루피(한화 약 1500원)가 필요한데 그 돈마저 없다고 하네요. 지금 저는 1억 4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인도에서는 2016년 어느 날 방 9시에 느닷없이 고액권 지폐사용이 불법이 돼버렸습니다. 화폐 개혁이었죠. 고액은 디지털 지불 방식으로 옮기라는 의미인데, 배후에는 테크놀로지 악당들이 있습니다. 저처럼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누군가 찾아와 모든 데이터를 넘기면 대신 현금으로 지불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예금에서 수수료로 1만 4000루피(한화 약 22만 7000원)를 가져갑니다. 이는 디지털 머니가 아니에요. 임대업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금융이 아니죠. 지금 우리가 마주한 새로운 국면입니다. 결국 작은 상점을 하거나 야채 행상을 하는 사람, 시골의 소농은 사라지고 말 겁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이 경제가 우리를 내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자기의 생계 방식을 결정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입니다. 가난한 사람, 중간계급 사람, 더 부자인 사람 모두가 스스로 삶의 방식을 선택하도록 보장하는 겁니다.

 

비접촉 사회에서 우리는 쓸모없어질 것이다

모두의 삶을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경제 시스템이 연결되어 있어 신자유주의 이전인 50년 전으로 돌아갈 순 없습니다.

 

봉쇄는 강력한 요구가 있다면 탈세계화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두 달 동안 아무도 돌아다니지 못하고 있죠. 글로벌 경제가 거의 멈췄어요. 이 상황이 주는 메시지는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바뀌고 있고요. 그렇다면 다음 단계의 경제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인데, 바로 자연을 위해 일하는 경제가 될 겁니다. 지구와 함께하는 경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색해왔고, 준비되고 있습니다. 예전 방식에는 살 길이 없습니다.

 

사람이 없는 경제를 원하나요? 인공지능 로봇과 자동화는 이를 추구합니다. 고용인들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의해 곧 밀려날 겁니다. 노동자가 필요 없는 알고리즘이 개발될 수 있으니까요. 벌써 개조되고 있어요. 선생님 없는 교육을 원하나요? 그렇다면 스크린이 우리를 가르칠 겁니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인 유대감은 학교 운동장에서 키워집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나오는 산업의 메시지가 있어요. ‘어린이들은 이제 친구를 사귈 수 없을 것이다. 홀로 자랄 것이며 유일한 친구는 눈과 마음을 망가뜨리는 스크린이다.’ 디지털에 과도하게 중독된 상태는 알코올 의존증과 니코틴중독에 상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뇌의 한 부분이 수축해 퇴화하는데, 컴퓨터를 많이 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죠.

 

요즘 아이들은 뛰어놀 자유를 빼앗겼어요. 학교 갈 자유를 빼앗겼어요. 두뇌를 다양하게 개발하며 자랄 자유를 빼앗겼습니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선전하는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죠. 온통 읽기, 쓰기 광고입니다. 아이들이 키워낼 지능은 읽기와 쓰기에만 있지 않아요. 이는 분석 기술로 좌뇌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죠. 우뇌를 개발해야 공감 능력이 자랍니다. 우리에게 가치를 일깨우고 지혜를 주죠. 무엇이 좋고 나쁜지, 무엇이 옳은지,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판단하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도 않고, 열정이 뭔지도 모르는 어른이 되길 바라나요?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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