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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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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

알고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Sea Story
고명석 지음 | 청미디어 | 2020년 05월 | 288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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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바다는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다. 바다는 자연과학적으로 생물의 존재와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았을 뿐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인류 문화사에 큰 영향을 줬던 신비한 존재였다. ‘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는 그 비밀스런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독자들을 바다로 안내한다. 저자 고명석은 자신이 경험했던 바다의 여러 가지 모습을 다양한 역사적, 과학적 시점의 스토리로 풀어냈다. 저자는 일반 대중들에게 이 책이 바다와 친숙해질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저술했다.

 

■ 저자 고명석

충북 보은 출생

청주고 졸업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학사

미 인디애나대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석사

인하대 대학원 행정학박사

 

제38회 행정고시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청장

제11대 해양경찰교육원 원장

 

■ 차례

1부 놀랍고 신기한 바다

1. 바다에서 유래한 명칭, 스타벅스 커피

2. 500년을 사는 장수의 비밀, 그린란드 상어

3. 그들의 고향 바다로 걸어 들어간 해양포유류

4. 지구 역사상 최대 헤비급 생명체, 고래

5. ‘날고 걷고 나무에 오르고’ 상식을 뛰어넘는 물고기들

6. 상상 그 이상의 세계, 바다의 어두운 바닥 심해

7. 해적보다 두려웠던 침묵의 암살자 괴혈병

8. 배는 떠다니는 국가다

9.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졌다

 

2부 유럽의 바다

10. 중세 유럽을 먹여 살렸던 물고기, 청어와 대구

11. 북쪽 땅으로부터 온 바다의 정복자, 바이킹

12 . 대항해 시대를 연 항해의 원동력, 히팔루스의 계절풍

13. 지팡구(Japan)를 찾아 떠난 콜럼버스, 서인도를 만나다

14. 부드러운 황금, 모피를 찾아 떠난 콜럼버스의 후예들

15 해적인가? 제독인가? 바다의 기인, 드레이크 경

16. 천 만 명의 쿤타킨테가 노예선을 탄 까닭은?

17. 바다를 향한 집념의 화신, 괴짜 황제 표트르 대제

18. 천국으로 통하는 비밀의 열쇠, 상트 페테르부르크

19. 타이타닉호 침몰 뒤에 숨겨진 비밀, 증기선의 속도 경쟁

 

3부 동양의 바다

20. 독도는 우리 땅? 독도는 우리 섬?

21. 닫힌 조선 사회에서 태어난 세계인, 홍어장수 문순득

22. 해양경찰의 원조는 장보고 대사였다

23. 콜럼버스보다 90년을 앞섰던 정화의 세계 일주

24. 엇갈린 운명의 두 표류자, 조선과 일본에 표착하다

25. 불법 중국어선의 원조, 황당선을 아시나요?

26. 신유박해가 낳은 두 명의 물고기 박사, 정약전과 김려

27. 바다를 향해 열어두었던 비밀의 창, 데지마

 

△ 쉬어가는 코너 [그거 알아요?]

도시 어부의 꿈은 돗돔을 낚는 거라고?

비 오는 날은 생선회 먹지 마라?

크릴 오일을 먹으면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굴을 자주 먹으면 바람둥이라고?

활어 먹을까? 선어 먹을까?

자연산이냐? 양식산이냐?

명태의 이름은 몇 개나 될까?

홍어는 왜 삭혀서 먹지?

짝퉁 생선은 진짜와 어떻게 구별하지?

비싼 참치는 얼마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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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석 지음/청미디어/2020년 05월/288쪽/17,000원


놀랍고 신기한 바다

500년을 사는 장수의 비밀, 그린란드 상어

때로는 공포스러운, 때로는 귀엽고 발랄한

상어를 이야기하면 영화 <죠스>가 만들어낸 공포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거기에는 무시무시한 덩치에 날카로운 이빨로 무차별 공격하는 백상아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전 세계에서 1년에 상어의 공격으로 죽은 사람은 10명 정도로 매우 적다. 1년에 개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2만 5,000명 정도 된다하니,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움직이는 화석, 상어

상어는 4억 5천만년 내지 4억 2천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부터 지구에 존재했었다는 증거가 있다. 척추생물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한 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상어는 가오리류와 함께 물렁뼈로 된 연골어류에 속하며, 종류가 370종이나 된다. 다른 물고기들과 달리 부력을 조절하는 부레가 없어, 헤엄치지 않으면 가라앉는다. 그래서 그물에 걸리면 산소를 얻지 못하여 익사한다. 평생을 헤엄쳐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것이다.

 

크기도 다양하다. 난쟁이 랜턴 상어처럼 손바닥만 한 것이 있는가 하면(15cm), 고래상어처럼 컨테이너 세 개 길이의 상어도 있다(20m). 또한 열대바다에서부터 북극권의 바다에까지, 거의 모든 바다에 서식한다. 상어의 이빨은 마치 여러 줄의 톱니바퀴 같아서 앞줄이 닳거나 부러져 없어지면 뒷줄이 앞으로 나오면서 계속 교체된다. 피부는 마치 갑옷 겉표면의 조각처럼 생긴 방패비늘이 감싸고 있어 꺼칠꺼칠하다. 비늘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되어있어, 올림픽 수영선수들의 수영복 기술에 적용되기도 한다.

 

500년을 사는 장수동물의 대명사 그린란드 상어

장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동물은 많다. 무척추 동물로는 밍(ming)이라는 조개가 500년 이상 산다고 한다. 척추동물 중에는 코끼리 거북이 190년 산 기록이 있고, 북극 고래는 210년 된 개체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일번적인 상식과 다르게 최장수 척추동물을 꼽으라면 잠꾸러기 상어 과에 속하는 그린란드 상어(greenland shark)를 들 수 있다. 이 상어는 500년 이상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란드 상어는 매우 느리게 성장하는데, 1년에 1cm 정도 자란다고 한다. 워낙 자라는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150살이 되어야 짝짓기와 번식이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상어가 아주 차가운 바다에 살다보니 신진대사가 느려 더디게 자라고 그만큼 수명이 길어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린란드 상어는 둔한 몸집과 뭉툭한 코와 커다란 입을 가졌으며 길이 7m에 몸무게 1톤까지 자란다. 대부분의 상어가 따스한 바다에서 살지만, 이들은 추운 바다인 북대서양과 북극해의 심해에 서식한다. 눈에는 기생충인 요각류(橈脚類)가 안구표면을 갉아먹어 앞을 보지 못한다. 그렇지만 빛이 없는 심해에 서식하는 그린란드 상어는 시각의 필요성이 거의 없으며 후각이 뛰어나 먹이활동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들은 커다란 몸으로 북극의 추운 바다 밑을 시속 1.22km로 천천히 헤엄치는데 이때 고리지느러미가 좌우로 움직이는 데만 7초가 걸린다. 어류, 물개, 바다표범 등 바다생물은 물론 순록, 사슴, 심지어 북극곰까지 이 상어의 뱃속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날고 걷고 나무에 오르고’ 상식을 뛰어넘는 물고기들

우리가 가진 상식 수준의 물고기는 이렇다. 비늘을 가지고 있다. 지느러미를 지니고 있다. 유선형 형태이다. 아가미로 호흡한다. 부레를 가지고 있다.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한다. 즉, 물고기라는 척추동물을 인식하는 기준은 비늘, 지느러미, 유선형, 아가미, 변온 등의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데 바다 속에는 정해진 틀을 뛰어넘는 물고기가 많이 있다. 물고기는 생물학적으로 경골 어류, 연골 어류, 무악류로 나뉜다. 전체 482과, 32,100종에 이른다. 이는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이렇듯 많은 물고기 중에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생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날고 걷고 공기로 숨쉬고, 물고기가 맞아? 

먼저 상식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호흡을 하는 경우다. 보통 물고기는 아가미로 호흡한다. 아가미에 물을 통과시켜 물에 녹아있는 산소를 얻는다. 물고기 중에는 이러한 호흡체계를 따르지 않는 이단아가 있다.

 

남미 아마존강에는 5m까지 자라는 최대의 담수어 피라루크(pirarucu)가 있다. 꼬리 끝까지 붉은 색으로 빛나는 이 고대어는 고래가 숨을 쉬듯 자주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때 입으로 공기를 마신 뒤 목 뒤의 부레에 저장하여 사용한다. 

 

화석어로 불리우는 페어(lungfish)도 허파 호흡을 한다. 평소 아프리카 호수에서 생활하는 페어는 건기가 되면 바싹 마른 호수 밑바닥 땅을 파고 들어간다. 그리고 스스로 뱉어낸 점액질로 마치 고치처럼 집을 지어 수분을 유지시킨다. 그곳으로부터 땅으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숨구멍을 내고 우기까지 1년 이상을 버틴다.

 

물고기는 헤엄친다는 상식을 깨는 경우도 있다. 날치는 포식자에 쫓기면 수 미터 이상 공중으로 비행할 수 있다. 수면을 전속력으로 헤엄치다가 상체를 일으켜 꼬리로 수면을 타듯이 뛰어 오른다. 짱뚱어라 불리우는 말뚝망둑어는 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을 걷거나 펄쩍 펄쩍 뛰기도 하는데, 피부로 호흡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육지생활을 더 좋아한다. 심지어 나무를 오르는 물고기도 있다. 열대 지방 습지에 사는 등목어(climbing perch)는 아가미뚜껑과 지느러미를 이용해 나무를 기어올라 벌레를 잡아먹는다.

 

물고기는 변온 동물이라는 상식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백상아리나 참다랑어처럼 유영 속도가 빠른 일부 물고기는 체온을 주변 온도보다 높게 유지할 수 있다. 이들은 혈관이나 근육 배치가 특수한데, 이를 이용해 꼬리 왕복 운동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붙잡아 혈액에 재공급한다. 이로서 수온보다 높게 체온을 유지하고 빠른 속도로 헤엄칠 수 있다.

 

시력에 의존하여 사냥하는 새치류도 체온을 조절한다. 이들은 깊고 어두운 바다 속에서 먹이를 포착하고 추적해야 하므로 시력 자체가 생존과 직결된다. 그리하여 근육 활동에서 얻은 따뜻한 혈액을 눈 주위로 집중시켜 강력한 시력을 유지한다. 

 

스스로 성형 수술, 성전환 수술까지

물고기 중에는 수술 칼이 없이도 단기간에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흔히 광어와 도다리를 구분할 때 좌광우도(左광右도)라고 한다. 이들은 치어일 때 다른 물고기처럼 양쪽 면에 각각 눈이 있다. 성어기가 되면서 어느 한쪽 눈이 반대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수술 없이도 자연의 힘으로 무료 성형시술을 단시간에 완성하는 경우다.

 

또 이들은 한쪽 얼굴에 붙은 두 눈을 카멜레온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주변의 정보를 모은다. 한 눈이 먼 곳의 포식자를 감시하는 순간에도 다른 눈으로 가까이 있는 먹이를 쫓는 것이다. 마치 손에 책을 들고 TV를 보는 격인데, 인간도 동시에 볼 수는 있지만, 입력되는 정보를 뇌가 동시에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에 뇌에 들어오는 별개의 정보를 처리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다에는 임의로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도 있다. 흰동가리는 번식을 하는 힘센 암컷 세력권 아래 여러 수컷이 생활한다. 그러다 암컷이 죽으면 큰 수컷이 암컷으로 변해 집단을 이끈다. 반대로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산호초 놀래미는 난소가 정소로 완전히 다시 형성되는 유일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무리를 이끌던 수컷이 사라지면 무리에서 가장 몸집이 큰 암컷이 수컷으로 바뀐다. 암컷은 단 몇 분 만에 수컷 행동을 보이며, 10일이 지나면 난소가 정소로 바뀐다. 

 

새끼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한다

특이한 번식법으로 애어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물고기도 있다. 남미 아마존강에 스프레잉 카라신(spraying Characin)이라는 붕어처럼 생긴 작은 물고기가 있다. 이들은 물 속에 알을 낳지 않고 공중에 매달린 나뭇잎에 산란을 한다. 암수 한 쌍은 수면 아래 수직으로 있다가 동시에 점프를 한다. 몸이 나뭇잎에 닿은 순간 그 위를 구르며 알과 정자를 뿌리고 물로 떨어진다.

 

이처럼 온 몸을 던져 산란과 부화를 하는 물고기가 있는가 하면, 극도의 인내와 자제력으로 새끼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 물속은 곳곳에 포식자가 돌아다니는 위험한 공간이다. 어미 물고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새끼의 생존율을 높이려 고민하는데, 구강포한이라는 방법도 있다. 이 방면의 일인자는 시클리드(Cichlid)라는 작은 물고기이다.

 

이들은 새끼를 입 안에 넣고 돌아다니며 양육하는 방법을 쓴다. 물속에 새끼들을 풀어놓고 있다가, 위험이 닥치면 아비의 위험신호에 따라 일제히 모이고 입 안으로 삼킨다. 아비는 새끼가 입안에 있는 동안 먹이를 먹지 않는데, 한 달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더구나 새끼들을 먹일 먹이는 입으로 집어넣지만 아비의 목구멍으로는 삼키지 않는다니 놀라운 자제력이 필요해 보인다.

 

흔히 물고기 기억력은 3초라고 말한다. 3초 전에 물었던 미끼를 다시 먹을 만큼 아둔하고 어리석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하지만 살펴보았듯이 물고기는 진취적이고 다재다능하며 탄력적인 존재이다. 이들은 걷고 뛰고 난다. 이들은 공기로 호흡하고 체온을 조절하며 성형수술도 한다. 이들은 성별을 바꾸며 기발하게 새끼를 키운다.

 

물고기가 걷고 날고 육지에 올라오고 하는 행동은 엽기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엽기적이라고 하는 표현은 인간의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은 인간이 만들어낸 상식이다. 물고기 입장에서 보면 이 엽기적이고 비상식적 생태가 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한 불가피하고 당연한 결과이다. 이 모든 행동이나 생태는 ‘생존과 번식’ 이라는 자연의 섭리에 가장 효율적으로 적응한 성과이다. 

 

유럽의 바다

지팡구(Japan)를 찾아 떠난 콜럼버스, 서인도를 만나다

담배는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를 탐험하고 원주민들로부터 선물로 받아 귀국한 후 유럽에 최초로 소개하였다. 멕시코가 원산인 고추도 1493년 1차 항해 후 귀국하면서 스페인에 처음으로 가지고 왔고, 고구마도 이때 배에서 식량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근대 작물은 우리나라에는 조선 후기에 들어와 이후 재배되었다.

 

중미 아메리카의 카리브해의 섬들을 일컫는 말로 서인도 제도(West India)가 있다. 또 서부 영화에서 흔히 보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디언(Indian, 인도인)이라고 부른다. 지금도 쓰이고 있는 이런 명칭은 1492년 10월 콜럼버스가 산살바도르섬에 상륙했을 때 이곳을 인도로 오인한 데서 유래하였다. 카리브해(Caribbean sea)라는 명명도 당시 근처 섬에 살고 있다는 식인종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처럼 콜럼버스의 우연한 발견은 그가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세계의 문명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바다를 통해 연결된 지구는 하나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퍼져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도착한 곳을 인도라고 믿었던 콜럼버스가 오늘날의 모습을 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황금을 찾으러 떠난 바다의 십자군

때는 1492년 4월 17일. 스페인 산타페. 두 사내가 같은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명은 국왕의 대리인이었고, 다른 한 명은 콜럼버스의 대리인이었다. 둘은 다소 무모해 보이는 서쪽으로의 항해 계획에 합의하는 서명을 했다.

 

산타페 협약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콜럼버스가 스페인 왕으로부터 “새로 발견할 땅의 총독이 되고, 발견한 금, 보석 등 재물의 10분의 1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교역사업에 8분의 1 출자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의 애독자이기도 했던 콜럼버스는 1488년 디아스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 항로를 발견하자 마음이 바빠졌다. 포르투갈보다 지팡구의 황금을 선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십자군 전쟁과 세계 제국 몽골이 만들어 놓은 무역 네트워크는 유라시아를 하나로 묶었다. 동쪽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아랍을 거쳐 유럽까지, 문명과 물자의 통로가 막힘이 없었다. 이런 교류 과정에서 <동방견문록>에 나오는 쿠빌라이 칸 이야기나 황금의 나라 지팡구 이야기는 유럽인에게 동방을 향한 호기심과 신비감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무모하기까지 했지만, 행운이 따랐던 서인도 발견

1492년 8월 3일 캐럭선 산타마리아호 등 3척에 탄 90명의 탐험대가 대서양으로 항해하기 시작했다. 총 4차례 항해 중 첫 출항이었다. 출발 후 아프리카 서북쪽 연안의 카나리아 제도에 들러 휴식을 취한 탐험대는 곧바로 서쪽으로 향했다. 탐험대는 북위 28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서진했다.

 

순조롭던 항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메리카에 도착하기 이틀 전인 10월 10일이었다. 너무 멀리 왔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휩싸인 선원들이 반기를 들고 귀항을 주장했다. 콜럼버스는 선원들에게 황금의 보상을 상기시키며 하루만 더 가 보자고 설득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0월 12일 새벽, 선원 로드리고가 “티에라! 티에라!(육지다! 육지다!)”를 외쳤다. 스페인을 출항한 지 69일, 중간에 들렀던 카나리아로부터 33일 만이었다. 콜럼버스는 그들이 도착한 미지의 섬에 ‘성스러운 구세주’라는 의미의 산살바도르(San Salvador)라 이름 지었다.

 

콜럼버스는 이후 탐험했던 쿠바를 중국 땅 일부라 생각하였고, 자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다고 확신하였다. 몇몇 섬을 더 탐험한 후 1493년 3월 콜럼버스는 아시아 항해를 증명하는 금은, 동식물, 원주민을 데리고 스페인으로 돌아왔다.

 

사실 최초구상은 아시아 곳곳에 상관을 설치하고 향료를 가지고 돌아와 이익을 남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메리카 현지 사정으로는 그런 식의 교역이 불가능했다. 이를 깨닫자 상호 간 교역에는 일방적 문명화로 정책이 바뀌었다. 노예보다 황금을 기대했던 왕은 무능한 총독 콜럼버스에게 더 이상 신뢰를 주지 않았다. 3차 항해(1498년~ 1500년) 때는 식민지 분란의 책임으로 쇠사슬에 묶인 채 본국으로 압송되기까지 하였다. 결국, 그는 평생에 걸쳐 이룩했던 성과에 대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괴로워하다, 1506년 5월 생을 마감하였다.

 

천국으로 통하는 비밀의 열쇠, 상트 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본 적이 있는가? 이 도시는 발트해를 바라보는 네바강 하구에 세워진 도시이다. 이 도시는 수면 면적이 도시 면적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물길과 운하가 많다. 건설 당시 암스테르담과 베네치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북방의 베네치아’라 불린다.

 

차르 표트르가 1703년 설립한 이 도시는 1713년부터 1918년까지 러시아 제국의 수도였다. 인구는 500만 명이 넘고, 러시아에서 모스크바에 다음으로 큰 도시이다. 춥고 어두우며 원래 습지였던 이 지역에 아름다운 도시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여기에 근대 러시아를 일구었던 차르 표트르 대제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바다를 향한 일념이 있었다.

 

선진 유럽을 향한 표트르 대제의 큰 구상

1697년 젊은 차르 표트르는 선진 문물을 배우러 유럽을 다녀왔다. 그 후 그의 머릿속은 바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유럽 국가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바다를 통해서였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 필요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바다를 통해 세계로 나갈 길은 막혀 있었다. 북극해와 동쪽 태평양은 얼어붙은 바다라서 항구로 적합지 않았고, 발트해로 향하는 통로는 스웨덴이, 흑해로 가는 길목은 튀르크가 막아서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반드시 실천했던 표트르는 바다를 향한 창을 열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마침내 오랜 전쟁 끝에 발트해로 진출하는 네바강 유역을 확보하였다. 그곳은 수로와 육로를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이며, 발트해로 통하는 길목이었다. 표트르는 그곳에 새 수도를 건설하기로 마음먹었다. 

 

네바강 변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도시

1703년 5월 표트르는 네바강 변에 표트르의 작은 집을 짓고 거기서 기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라한 그 집에서 8년을 거주하면서 새 수도의 건설을 지켜보았다. 표트르는 평범한 항구도시를 원치 않았다. 유럽인들이 앞다투어 몰려올 수 있는 화려한 최신식 도시를 원했다. 그렇게 물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새 도시를 짓기에는 이 지역의 자연환경이 좋지 않았다. 기온이 낮아 추운 데다가 일조량은 연평균 한 달 정도였다. 원래 습지였던 이 지역은 매년 홍수가 터져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석조 토대가 필요했고, 돌을 쏟아부어 습지를 메울 필요가 있었다.

 

더구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을 큰 희생을 동반했다. 이 새로운 도시는 불과 3년 동안에 약 15만 명 가까운 노동자를 삼켜버렸다. 이 때문에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노동자의 뼈 위에 세운 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천국으로 통하는 열쇠, 상트페테르부르크

마침내 1712년 표트르는 수도를 이곳으로 이전하였다.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관문, 즉 ‘천국으로 통하는 열쇠’가 완성된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은 베드로의 ‘Peter’ 와 도시를 뜻하는 ‘-burg’ 가 결합된 단어이다. 즉 ‘성 베드로의 도시’ 라는 뜻이다. 동시에 표트르의 도시이기도 했다.

 

오늘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이다. 그중에서도 황제의 여름 궁전은 우아함으로 유명하다. 그곳 정원 분수대 중앙에 거대한 삼손과 사자상이 있다. 삼손은 사자의 주둥이를 찢고 있는데, 러시아가 스웨덴과의 북방전쟁에 승리하여 관문을 차지한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동양의 바다

엇갈린 운명의 두 표류자, 조선과 일본에 표착하다

16세기 동아시아는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1492년 스페인 왕실의 지원을 받은 콜럼버스는 서쪽으로 항해해 신대륙을 발견했다. 아프리카를 돌아 동쪽으로 향하던 포르투갈은 바스코 다 가마를 앞세워 1498년 인도에 도착했다. 조용했던 동아시아 바다가 들끓기 시작했다.

 

1704년경 제주도 목사를 지낸 송정규가 지은 <해외견문록>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제주도에 발생했던 표류 사건을 정리한 책이다. 여기에는 중국, 일본, 유큐(오키나와), 안남(베트남) 등으로 표류해 갔거나 제주로 표류해왔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하멜과 최부의 표류 이야기도 나온다.

 

하멜, 낯선 땅 조선에 표착하다

하멜은 1653년 8월 제주도 표착했다가, 1666년 9월 탈출할 때까지 13년 28일을 조선에 머물렀다. 그가 조선에서 1년 이상 살았던 곳만 해도 제주, 한양, 강진, 여수 등 네 군데나 되었다. 1668년 네덜란드에 돌아간 하멜 일행이 조선에 머물렀던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청구하려 동인도회사에 일지를 제출했다. 그 일지가 우리가 아는 <하멜표류기>이다.

 

하멜의 사연은 이렇다. 그는 1630년 네덜란드 호르쿰의 자산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에 동인도회사 소속으로 바타비아(자카르타)에 파견되었다. 거기서 1653년 스페르베르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폭풍을 만나 제주도에 좌초되었다. 두 달이 지난 즈음 붉은 수염을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25년 전 조선에 표류했다 귀화한 네덜란드인 벨테브레(Weltevree)였다. 그는 박연이라는 조선 이름으로 바꾸고 훈련도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사정을 알아보려 왕이 보낸 거였다. 겨우 박연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길 청하였으나, 조선은 외국인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며 여기서 여생을 마쳐야 하는 게 이 나라 법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일행은 한양에 있을 동안 고관들 집에 불려 다녔다.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구경거리였다. 또 사람들 관심 때문에 거리를 지나다니기도 힘들 정도였다. 한양에서 2년을 보낸 일행은 1656년 3월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양을 떠났다. 일행 중 두 명이 탈출을 목적으로 몰래 청나라 사신을 접촉했기 때문이었다. 유배 7년 동안 일행 11명이 죽었으며, 22명만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기근이 닥쳤다. 이로 인해 1663년 2월 하멜 등 12명은 여수로, 나머지는 순천과 남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멜과 일행 7명은 어부를 설득하여 배를 사들였고, 1666년 9월 4일 배를 띄워 여수를 탈출하였다. 결국 일행은 나가사키를 거쳐 1668년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조총(댓뽀)를 가지고 온 이방인들

한편 하멜이 표류하기 110년 전인 1543년 같은 달. 일본 큐슈의 남단 동남쪽의 섬인 다네가시마에 정체불명의 선박이 표착했다. 이때는 일본이 서양과 본격적으로 교류를 시작하기 전이었다. 좌초된 배는 중국 광동에서 출발한 남만선이었는데, 108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포르투갈인도 세 명이 있었다. 그들은 출항할 때까지 인근 절에 묵게 되었다.

 

그들이 묵고 있는 절에 준수한 외모의 소년이 나타났다. 그는 그 섬의 도주(島主)인 도키타카였다. 그러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구멍 뚫린 쇠막대에 호기심을 보였다. 이에 그들은 언덕에 올라가 사격 시범을 보였다. 도키타카의 눈빛이 경이로움으로 빛났다. 이 쇠막대가 이후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임진왜란에 사용되었던 조총이었다. 결국 거금을 주고 2자루를 샀다. 당시 지불했던 돈을 오늘날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0억 원 정도였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곧바로 칼 명인 야이타 킨베를 시켜 총을 분해하여 국산 제작에 돌입했다. 문제는 화약 폭발력에 총알이 나가도록 위쪽을 막는 기술을 체득할 수가 없었다. 결국 야이타는 포르투갈인 제이모토에게 외동딸을 주고 나서야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졌던 조총은 전쟁터였던 전국시대 혼란을 마감시켰다. 그리고 후에 조선 침략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사실 조선에도 일찍이 조총이 소개되었다. 일본에 조총이 전래된 11년 후인 1554년에 명종에게 직접 보고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창고에 처박혔다.

 

이렇듯 낯섬을 대하는 조선과 일본의 태도는 표류했던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다. 낯섬에 호기심과 연구로 다가간 일본은 그 낯섬을 배우고 나라를 부강시켰다. 반면, 낯섬에 접하여 시종일관 배척과 거부의 태도를 취했던 조선은 나라를 전장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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