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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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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도자료

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

자립적인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에이나트 나단 지음 |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1년 12월 | 368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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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나트 나단 지음/이경아 옮김/윌북/2021년 12월/368쪽/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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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유대인 부모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이 시대 이스라엘의 컨템포러리 육아 바이블

 

『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는 이스라엘에서 수년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동시대 육아서다. 많은 독자들에게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곧바로 ‘현대 유대인의 육아 바이블’로 등극한 이후 수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밤새 우는 아기 때문에 어쩔 줄 모르는 초보 부모 시절부터 질풍노도 십대 자녀와의 갈등에 직면하기까지, 아이를 키워본 사람,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본 사람이면 누구든 공감할 심리적 상황을 망라해 더 나은 양육자가 되기 위한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필독서다.

 

■ 저자 에이나트 나단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한 에이나트 나단은 아들러 심리상담연구소와 이스라엘 교육부 학부모 지도청의 인증을 받은 육아 상담사다. 여러 차례 유산과 사산의 아픔을 겪은 끝에 남편 유발과 함께 사랑스럽고도 개성 뚜렷한 다섯 남매 에얄, 요아브, 리히, 로나, 쉬라를 키우고 있다. TV와 라디오 토크쇼, 팟캐스트, 칼럼 등 다양한 매체에서 폭넓게 나눈 경험과 통찰로 반향을 일으킨 그는 ‘밀레니얼 부모 세대의 구루’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인플루언서다.

 

■ 역자 이경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노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기다림의 기술』, 『베네치아의 겨울빛』,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엄마가 되다』, 『죽은 등산가의 호텔』, 『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 『비밀의 화원』, 『하이디』, 『셜록 홈스 전집』 등이 있다.

 

■ 차례

부모 되기, 그 진짜 이야기

아이는 고요와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는 부모의 명함이 아니다

걱정할 때 놓치는 것들

아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아빠의 장점을 받아들이라

한 침대 쓰기

삶의 작별인사들

분노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

아이와 이야기하는 법

사내아이를 울게 하라

부모의 인내심

“어서 사과해, 미안하다고 말해”

엄마와 아빠가 싸울 때

황새의 방문

싸움은 특권이다

언니가 미울 때도 나는 언니를 사랑해

평범한 인사는 없다

부모가 못 보는 아이

한 번도 행복을 느낀 적 없는 사람

아이와의 약속

맙소사, 1학년!

근성 기르기

아이의 숙제는 아이의 숙제다

응석에는 안 된다고 하라

통제력을 잃는다고 반드시 지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 기기와 함께하는 삶

나누고 또 나누라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인간관계라는 지뢰밭

상심하지 말라

나쁜 친구들에게서 아이를 보호하는 법

괴롭힘은 참아서는 안 된다

늑대에 대해 이야기하기

타인을 성적으로 괴롭히지 않는 아들로 키우기

우리 아가는 어디로 가버렸을까?

아이가 뒤죽박죽 서랍으로 변할 때

아이의 마음을 얻으려 애쓰라

거울 앞에 선 딸

십대 딸이 보내온 상상의 편지

아이의 살도 아이 것이다

수치심 이겨내기

경쟁을 조심하라

평범한 내 아이

아이를 인스타그램에서 구출하기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끝없는 퀄리리 타임

구식 육아

이혼, 재앙이나 위기일까?

나쁜 엄마를 위한 길잡이

엄마로 산 18년간 배운 열여덟 가지 교훈

격려의 말 한마디

외면하는 아이에게 말을 건 8년간

왜 그러니,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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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나트 나단 지음/이경아 옮김/윌북/2021년 12월/368쪽/16,800원

  

부모 되기, 그 진짜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부모가 되었나? 지금은 어떤 부모이고, 앞으로 어떤 부모가 될까? 부모 되기의 이야기는 매일 매 순간 다시 쓰인다. 이는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자 사랑 자체에 관한 이야기다. 의사소통과 에고에 관한 이야기이자 두려움과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다. 또한 우리가 이미 잊은 오래된 고통과 시간이 흐르며 만들어지는 새로운 고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는 부모용 양육 매뉴얼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다. 아기를 돌보려면 ‘이틀에 한 번 밥을 먹여야지’라든가 ‘내킬 때만 기저귀를 갈아줘야지’라는 선택지는 꿈도 꿀 수 없다. 아이를 키우려면 먹이고 씻기는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감정적 수준에서도 아이가 뭘 원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를 완전한 인간으로 키우기 위한 부모 되기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부모가 마주치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는 무엇일까. 부모는 여러 상황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틀을 다양하게 확장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보여준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쟤는 우리를 미치게 만들려고 매일 아침 일어나.” “일부러 저러는 걸 거야.” 우리는 상황을 자기 관점에서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아이가 켜놓은 불을 끄고, 아이가 짜증나게 하면 짜증을 내고, 아이가 귀엽거나 말을 잘 들으면 예뻐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가 아이에게, 아이의 행동에 매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통제력을 행사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다. 사실 많은 일들이 우리 통제 밖에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의 관계라면, 통제할 수 있다. 나는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모의 통찰력과 선한 의지를 믿는다. 우리 이야기에 행복한 순간을 더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면 평소와 다르게 생각하거나 해석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도 있다.

 

부모 되기에 관해 논할 때는 무엇보다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은 평등한 관계가 아니라 평등의 가치가 존재하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 우리가 수행할 역할의 본질을 규명하고, 아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때도 우리에게 무슨 말을 전하는지 알아차리고,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하는 관계 말이다. 그 바탕에 우리가 부모로서 아이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존재인지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어야 한다. 동시에 아이에게 키워주고 싶은 생존 기술과 자존감도 고려해야 한다. 이 관계는 성장하고, 실패하고, 성인이 되고, 배우고, 불화하면서 살아남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기댈 수 있는 좋은 관계가 있을 때 우리는 더 튼튼해진다.

 

아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부모는 아이가 슬플 때 스스로 왜 슬픈지, 힘들 때 왜 힘든지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자신에게 최선인 선택을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며 단점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더 강하게 하고 자존감을 키우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낼 줄 알았으면 한다. 부모는 아이가 그렇게 크기를 바란다. 이 모든 것이 아이에게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한다. 귀를 기울이라니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울음에 귀 기울이기

이 세상에 막 합류한 작은 아기는 오로지 울음으로만 소통할 수 있다. 아기는 울음으로 온 세상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세상이 그 소리에 반응을 한다. 인간이 막 태어났을 때는 발달이 덜 된 발성기관으로 원초적인 형태의 의사소통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저편에서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훌륭하게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아기가 보내는 신호나 표시와 상관없이 정해진 간격에 맞춰 분유나 모유를 주는 것과, 아기가 울면 젖을 주는 것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주의 깊은 양육자는 아기가 울기도 전에 뭔가를 주거나 아기가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부터 예측하지 않는다. 주의 깊은 양육자는 아기에게 귀를 기울인 후 이런 메시지를 들려준다. ‘이제부터 우리 함께 네가 필요한 게 뭔지 알아보자. 우리가 그 문제를 풀 때까지 나는 쉬지 않을 거야. 배가 고프니? 피곤해? 혹시 배가 아픈 거니? 말해봐. 내가 잘 들을게.’

 

고통에 귀 기울이기

부모로서 귀를 기울여야 하는 내용 중에는 아이가 겪고 느끼는 고통과 좌절, 성공의 부재, 슬픔, 질투를 비롯해 온갖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고통도 있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런 말부터 떠오른다. “아무렇지도 않네. 괜찮아.”

 

우리가 괜찮다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아이에게 생긴 일로 다친 자신의 마음을 괜찮다는 말로 치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런 상처를 우리가 치유해줄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라거나 “호들갑 떨지 마”라거나 “잔에 물이 반이나 찼네,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슨 일은 ‘정말로’ 일어났고 항상 일어나고 있다. 모든 일이 다 괜찮은 건 아니다. 아무 일도 아니었다고 하면 당신은 아이와 삶 사이에 형성된 신뢰의 통로를 가로막는 셈이다. 아이와 함께 울라는 말이 아니다. 그래봤자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선 뭔가가 일어났다는 사실부터 인정하라. 허둥대지 말라. 자신만 생각하지 말라. 아이를 호들갑스럽게 걱정하지 말라. 대신 아이의 무릎이나 심장에 난 생채기를 똑바로 보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조언 대신 그저 들어주기

결론부터 말하자. 우리는 아이에게 꼭 전하고 싶은 가르침이나 교훈이 많다. 하지만 아이에게 귀를 기울일 기회가 나타났을 때, 다시 말해 아이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은 경험(유치원에서 겪은 실패와 좌절)을 우리에게 들려주려고 찾아왔을 때 듣고 싶은 말은 결코 그런 가르침이나 교훈이 아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조언을 한답시고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려준다. 그건 아이에게 그 문제의 해결책은 한 가지라고 말하는 셈이다. 그런데 해결책이 하나일 리도 없고, 그건 내 해결책일 뿐 아이에게도 해결책이리라는 보장도 없다.

 

만약 아이에게 꼭 조언을 해주고 싶다면 어떤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먼저 물어보라, 그러면 당신은 깜짝 놀랄 것이다. 아이는 일단 문제 상황에서 빠져나오면 창의적인 해결책을 마구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해결책이 아이에게도 더 잘 맞는다. 조언을 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아이에게 먼저 그 조언을 듣고 싶은지 물어보라. 그런 후에 다양한 해결책이 있다고 알려준 후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들려주라.

 

아이와의 약속

우리는 아이가 약속을 꼭 지키고 협의를 존중하도록 키우고 싶다. 하지만 늘 사고를 치는 아이와 하루에 몇 번이나 약속을 하는지. 대체로 처음에는 “안 돼”라는 말로 시작한다. 위이어 한 치도 물러섬 없는 협상이 이어진다. 이 과정이 정말 사람의 기운을 빼놓는다. 이쯤 되면 우리는 애초에 왜 안 된다고 했는지 까맣게 잊은 것처럼 갑자기 달콤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내일은 아무것도 달라는 말 안한다고 약속하면 지금 사탕 하나 더 줄게.”

 

과연 고작 네 살인 아이가 미래에 지켜야 할 약속을 정말 지킬 수 있을까? 그 미래의 순간에 자신의 욕구를 포기해야만 하는데? 불만스러운 상황과 마주칠 때마다 딱 5분간의 평화와 고요를 선사할 약속과 결정을 맞바꾼다면, 이런 태도는 부모로서 우리에 대해, 우리가 정한 경계에 대해 무슨 의미를 전할까? 아이에게 약속을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가르치고 싶다면 아이가 부모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느낌만 받는 흔한 악순환을 피해가야 한다.

 

아이는 청소년기에 접어들기 전 ‘말랑말랑’한 시기를 지난다. 아이는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추상적인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이는 약속을 계획할 능력이 실질적으로 없다. 우리는 아이를 위해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 그리고 약속을 지킬 때는 화를 내지 말고 담담한 태도로 이것이 양쪽의 합의였다는 사실을 일깨워줘야 한다.

 

아이에게 약속을 존중하는 능력을 일깨워주고 싶다면 약속을 잘 지키기 위해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부터 알아두어야 한다. 책임감 가지기, 자제하는 법 배우기, 타협하기, 만족감을 미루기, 공감력 키우기 등 여러 자질을 길러야 한다.

 

아이가 약속을 지킬 준비가 된 것 같으면 이번에는 함께 지켜야 할 약속과 그에 따르는 대략적인 결과를 말해주라. “이 방송을 끝까지 다 보게 해줄게. 그 대신 방송이 끝나면 우리 목욕을 하자.” 방송을 다 봤는데도 아이가 목욕을 하기 싫다고 하거나, 울거나, 짜증을 내거나, 새로운 약속을 하려고 하면 욕실로 데려가라. 화를 내지 말고, “이러면 우리는 너를 믿을 수가 없어”라고 쏘아붙이지도 말라. 마음 약하게 굴지 말고 단호하게 아이에게 목욕을 시켜라. 그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았더라도 일단 목욕을 마치면 아이를 타월로 감싸주고 아이에게 제 몫의 약속을 잘 지키고 순순히 목욕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라. 우리가 스스로에게 다짐한 약속을 늘 지키지는 않는 것처럼 아이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원래 그럴 법이니까.

 

스마트 기기와 함께하는 삶

스마트 기기는 우리 삶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모든 교육자와 설교가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스마트 기기를 없애라는 경고나 없앨 방법을 내게 들을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스마트 기기가 아이가 태어난 세상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냉장고를 집에서 없애거나 격일로 화장지 없이 지내는 삶은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기술을 언제나 우리에게서 뭔가를 가져가는 대신 문가를 제공한다. 우리 부모들은 스마트 기기가 아이에게서 앗아가는 각종 비타민을 책임지고 보충해줘야 한다.

 

우선 우리 자신부터 생각해보자. 예전에는 자동응답기에 남긴 메시지를 듣거나 한 손에 책을 들고 읽고 있던 부모라도 요즘에는 하루 중 대부분 휴대폰을 뚫어져라 보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고 있다. 휴대폰이든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에 대체로 일을 하고, 이메일에 답장을 쓰고, 일 관련 자료를 읽고, 온라인 그룹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지만 정작 중독성 있는 게임을 하거나 끊임없이 스크롤을 내려 새 글을 확인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이는 모른다. 아이는 부모가 스마트 기기를 보고 있을 때 자신이 스마트 기기로 하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연령을 떠나 사람들이 스마트 기기로부터 받는 자극은 강력하며 우리가 어린 시절에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수준으로 관심을 붙들어놓는다. 그런 자극을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 스마트 기기에 중독된 우리 상황과, 약간의 평화와 고요를 누리고 싶을 때 아이의 손에 스마트 기기를 쥐여주는 습관이 결합하면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스마트 기기의 시대를 맞아 우리도 부모로서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지고 아이에게 사람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학교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다양한 재미를 접한다고 해도 친밀함과 관심, 함께 즐겁게 웃기, 감정적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잘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더 커서 십대가 되면 짬을 내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라. 그리고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휴대폰을 깐 앱은 어떤 앱인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는 무엇인지 알아보라. 아이가 소비하는 콘텐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겠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같이 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물론 야단 일색이거나 일상에 대해 시시콜콜 캐묻기만 하는 대화가 아니라 정말로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대화여야 한다. 십대 자녀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서 이야기를 나눌 만한 주제를 찾아 말을 걸라.

 

아이가 네 살이면 컴퓨터를 끄고, 휴대폰을 압수하고, 소비하는 콘텐츠를 검열할 수 있다. 하지만 열네 살이 되면 부모는 아이의 삶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미미한 존재가 될 것이다. 스마트 기기는 아이를 어디로도 데려가지 않는다. 아이는 바로 곁에 있다. 당신은 태도와 방법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 아이는 여전히 당신과의 즐거운 대화, 저녁에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나가는 외출, 시선 맞추기, 손길, 그 밖에 함께할 만한 일에 당신이 필요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부터 휴대폰을 단 일 분이라도 내려놓아야 한다.  

 

경쟁을 조심하라

아이는 15년 동안 경주마처럼 키워졌다. 경쟁의 냄새를 포착하면 밤색 머리카락이 반짝반짝 빛났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 어머니는 아이 형제들에게 이렇게 소리치며 경주를 시켰다. “욕실에 누가 제일 먼저 도착할까?”

 

우리는 경쟁 사회에 살기 때문이 아이가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이기도록 훈련을 시키고, 뭔가를 하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편협한 세계관이 지닌 단점을 보지 못한다. 경쟁적인 환경만큼 (인간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잠재력에 파괴적인 환경도 없다. 경쟁에서는 단 하나의 결승선을 기준으로 모든 참가자가 영원히 평가를 받는다. 아무도 참가자에게 과정을 즐겼는지, 자아상은 어떤지, 그 과정에서 타인을 도와주었거나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묻지 않는다. 경쟁에는 오로지 자신만 존재한다. 적이든 낙오자든, 자신에게 맞서는 경쟁자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가치는 극도로 협소한 선반 한 줄에 세운 결과로 평가된다.

 

자존감과 자아상, 이 세상에서 겪는 온갖 경험이 오직 단 한 줄의 결승선에 달려 있는 아이를 키우고 싶은가? 모든 사람을 잠재적인 적으로 보고, 희박하고 유독한 승리의 공기를 즐기다가도 혹시 패배라고 하면 밟고 선 땅이 무너질 것처럼 반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이 경쟁 사회를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쟁적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우리가 정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인생이라는 레이스에서 진정한 우승을 거두는 사람은 타인을 희생시키지 않고 자신과의 내적 관계 속에서 발전하고 진보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줄 아는 이들이다. 지금 행복한지,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없는지,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런 질문을 고민할 때 사람과 접촉하고, 내면의 대화를 나누고, 창의적인 생각과 낙천주의 협력, 자기애를 키우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보인 반응으로 경쟁 기제를 강화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위로랍시고 “걱정 마, 다음에는 이길 거야”라고 말해주면 애초에 아이의 고통을 야기한 결승선을 강조하는 셈이다. 우리가 할 일은 그런 게 아니라 패배의 고통에 빠진 아이와 함께 있어주고, 아이에게 마음이 많이 힘들 거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경쟁에서는 졌지만 무엇이 즐거웠는지, 어떤 일을 제대로 해냈는지 보여주라. 당신 부부를 본보기로 보여주라. 부부 사이에 뭐든 경쟁하는 분위기가 있는지 열심히 고민하라. 아이는 뛰어난 관찰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터놓고 말로 하지 않는 것을 예민하게 잡아낸다. 

 

사람이 자신의 자존감을 쌓기 위해 한 가지 토대에만 자꾸 기대면 위험하다. 승자와 패자로만 양분된 세상에서는 아이가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자리가 오로지 두 가지뿐이다. 부모의 중요한 과제는 아이의 시야가 이 두 가지 가능성 안에 제한되지 않도록 더 넓은 시각을 바탕으로 가치와 재능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 밖에 펼쳐진 경쟁 사회에 아이를 미리 준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쁜 엄마를 위한 길잡이

아이 키우는 일이 쉽다면 우리는 늘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우리 ‘반려동물’이라면 아이는 우리를 보면 유난히 기뻐하고, 요구하는 것은 별로 없고, 쉽게 감사하며, 배가 고프거나 몸이 불편할 때만 우리를 찾을 것이다. 남는 시간에는 아이를 토닥이고, 사랑을 주고받고, 어쩌면 공원에서 아이들에게 공을 던져주고 가져오라고 시키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키우는 건 더 복잡하고 지난한 일이다. 양육 과정에서 수도 없이 충돌이 빚어진다.

 

우리도 인간이다. 우리도 수많은 선한 의도와 실수, 역경, 고독을 겪는 사람들 손에서 컸다. 바로 그것이 사람 사이에서 사람들과 더불어서 살아가는 모습니다. 생존은 언제나 복잡한 임무이며 악에 대한 선의 승리다. 좋은 부모란 내면에 도사린 나쁜 부모를 격퇴하겠다는 선한 의도와 결의를 가지고 매일 아침 눈을 뜨는 부모다.

 

당신은 ‘유일한 생존자’다. 하루를 마무리할 즈음 머리에 가족의 이름을 새긴 머리띠를 이마에 질끈 묶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운 나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자신을 게임에서 몰아내지 말라.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덜 나쁜 하루를 보내려고 애쓰지만 정작 자신에게 좀 덜 엄하게 대하기 위한 노력을 경시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라. 스스로 만들어낸 먹장구름을 후 불어버리고 햇빛이 비치게 하라. 실수에 연연하지 말라. 완벽하겠다는 환상에 작별을 고하라. 그런 환상이야말로 아이들을 불쌍하게 만든다. 대신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는 점만 명심하라.

 

나는 좋은 엄마다. 나는 내 안에 사는 나쁜 엄마를 억누르기 위해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하나하나 다 사랑하므로 좋은 엄마다. 때때로 나는 나쁜 엄마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수많은 내 욕구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엄마다. 내가 언제 나쁜 엄마인지 정확하게 알기 때문이다.

 

격려의 말 한마디

가끔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면 슬픔이 복받치고 놓쳐버린 기회가 아쉽다. 얼마나 멋진 여성이셨는지, 내게 얼마나 소중한 분인지 미처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가 사랑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어머니가 절대 견디지 못하시리라 생각하고 어머니가 사라져가는 시간을 얼마나 훌륭하게 보내셨는지,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도 제대로 들려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어머니가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말씀드리지 못했고, 어머니와 우리 관계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집중했던 게 죄송하다.

 

부모님이 안 계시는 세상은 결핍감과 그리움을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뻔한 말이지만 인생은 너무 짧다. 그렇기에 우리는 살면서 ‘끝내지 못한’ 일을 계속 완성해간다. 그런데 그 일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야 할 때도 있다. 우리가 ‘끝내지 못한’ 것은 우리가 떠난 후에도 계속 남을 것이다. 그것은 아이의 영혼에 새겨져 아이의 자아상을 만든다. 자식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자아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부모의 과제다.

 

흔히 교육이란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고, 아이를 위해 경계를 세우고, 권위적으로 굴고,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설명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착각이다. 그건 우리가 성장하면서 겪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다. 또한 전형적인 부모상이기도 하다. 격려하는 부모는 어딘지 느슨하고 과하게 열정적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격려의 말은 다른 어떤 말로도 전할 수 없는 교육적이고 감정적인 교훈을 전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건 아이가 얼마나 엉망진창이건, 부모는 장점을 찾아내 격려하고 그 장점을 집중 조명해야 한다. 의견이 충돌하고 다루기 까다로운 부분과 맞닥뜨린다고 해도 과하게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부모의 의견에 관심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의 내면에는 이런 생각이 새겨져야 한다. ‘우리 집에서는 온 가족이 항상 나를 믿어줘, 내가 실패했을 때도 부모님은 나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으셨어. 상처에 칼을 더 깊이 박아 넣지도 않으셨지. 그리고 항상 최선을 봐주셨어. 부모님이 찾아내 격려해주신 작은 장점을 통해서 나는 내 장점을 발견했어.’

 

사실 칭찬할 점이 좀처럼 없으면 좋은 말을 해주기가 어렵다. 그런데 놀랍게도 칭찬할 점은 언제나 있다. 진심으로 열심히 찾아서, 달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혀를 꽉 깨물고, 살짝 낯부끄럽더라도 칭찬을 건네라. 부모가 아이에게 마음에 심은 생각이 아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점을 명심하라.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아이에게 품은 믿음, 아이는 힘든 상황에 처하면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할 것이다.

 

격려에 과잉은 없다. 정곡을 찌르는 격려를 하면 묘목이 뿌리 내린 땅이 격려로 흠뻑 젖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이 힘들어져도 (현실은 언제나 힘들다) 묘목들은 좋은 토양을 믿고 버틸 것이다. 아이는 현실을 극복하고, 해결책을 찾고, 새로 시작하고, 끈기 있게 기다리고, 절망하지 않고, 관대하게 행동하고, 책임감을 갖고, 그 외에 자신이 가진 수많은 자질을 활용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낼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그 자질을 알아봐주지 않거나, 말해주지 않거나, 감동받지 않는다면 자신이 그런 자질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겠는가. 말해주어야 아이도 알아차린다.

 

비난의 말을 하면 아이는 비난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신념의 말을 하면 아이는 믿을 것이다. 이해의 말을 하라. 그러면 아이는 이해하는 법을 익힐 것이다. 격려의 말을 하라.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격려하는 법을 깨우칠 것이다. 친밀한 말을 하라. 그러면 아이는 어떻게 하면 타인과 더 가까워지고 스스로 친밀함을 느끼는지 배울 것이다. 용서의 말을 하라. 그러면 아이는 사과를 해도 괜찮으며 자신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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