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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나만 몰랐던 마케팅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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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나만 몰랐던 마케팅 기술

글로벌 톱 브랜드 마케터의 송곳 같은 마케팅 치트키
이혜진 지음 | 읽고싶은책 | 2021년 07월 | 188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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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지음/읽고싶은책/2021년 7월/188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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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천상 마케터인 작가가 이종 산업을 넘나드는 글로벌 톱 브랜드 마케터로 살아남을 수 있던 비결

마케터인 작가는 매번 새로운 판을 짜는 게 쉽지 않지만, 이 일에서 오는 희열이 어떤 마약 보다 더한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로 하여금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와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소통하고 경험하게 해야 하며, 소비자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고 진정한 소통을 강조한다.

또한 작가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브랜드 메시지와 가치를 강하게 인지하게 만들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과정이 바로 ‘브랜딩’이며,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해 편안함, 신뢰감 등의 감정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거쳐, 브랜드에게 이미지와 가치를 부여하는 즉, 브랜드도 하나의 사람이자 인격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마케터는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함께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힘으로 소비자를 끌어당겨야 하며, 이런 경험과 배움을 토대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브랜드 즉,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닌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 저자 이혜진

매번 새로운 판을 짜는 게 쉽지 않지만, 이 일에서 오는 희열이 어떤 마약 보다 더한 중독성이 있다고 말하는 천상 마케터입니다. 아디다스를 9년 넘게 다니며 MBA도 하고, 나름의 방식대로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왔어요. 호텔리어로 시작해 아디다스, 네스프레소, 지금의 투미까지 이종 산업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이 일이 해가 갈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어렵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 차례

프롤로그

PART 01 최고의 회사들은 ‘새로운 방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처음’이라는 기회는 언제나 단 한 번뿐이다.
아디다스 버티컬 스토어:“10미터 절벽의 스토어엔 뭐가 있을까?”
아디다스 스포츠 대회:“스포츠 클라이밍 대회는 처음이라.”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이 아니라 취향을 팔아요.”
네스프레소의 가치 추구:“오늘의 수익보다 내일의 가치에 투자한다면.”
서머셋 팰리스 레지던스의 차별성:“루프탑 파티는 정말 근사해요.”
비하인드 에피소드

PART 02 아무도 모르는 변화는 의미가 없다
드라마틱한 변화일수록 소비자의 뇌리에 정확하게 꽂아라
아디다스 우먼스 캠페인:“나, 운동 좀 하는 여자야!”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브랜드 캠페인:“그렇게 하면 모 아니면 도랍니다.”
아디다스와 락포트의 컬래버레이션:“구두 신고 뉴욕 마라톤 완주!”
투미의 제품 차별화:“오바마 대통령이 괜히 투미 가방을 드는 게 아니다.”
투미의 유연성:“축구는 손흥민, e스포츠는 페이커”
비하인드 에피소드


PART 03 매력적인 브랜드에는 이유가 있다
글로벌 톱 기업들의 마케팅 인사이트에서 기회를 찾아라
Key Point #1 본질은 단순하다
Key Point #2 점 하나도 그냥 찍지 않는다
Key Point #3 디테일에 강하다
Key Point #4 마케팅은 초단타
Key Point #5 최고의 영감은 데드라인
Key Point #6 넘사벽 브랜드의 비밀
Key Point #7 고수는 변화를 즐긴다 135
비하인드 에피소드

PART 04 절대 지루해지지 않는 마케터가 되는 법
마인드를 세팅하라, 어차피 멘탈이 최고의 무기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에게 ‘운칠기삼’은 없다
막다른 골목에 서면 모두 내려놓고 마음을 들여다봐라
마케터의 취향, 방향, 속력 3박자를 담은 콘텐츠 큐레이션은 중요하다
성공의 공식은 없다, 오직 현재에 집중하라
나만의 기준과 관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유지한다
나이로 세대를 구분 짓지 않는다, 깨어있는 마인드가 강한 에너지가 된다

비하인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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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지음/읽고싶은책/2021년 7월/188쪽/14,000원

  

최고의 회사들은 ‘새로운 방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처음’이라는 기회는 언제나 단 한 번뿐이다

아디다스 스포츠 대회: “스포츠 클라이밍 대회는 처음이라.”

비즈니스로써의 확장 가능성 점검하기

유럽은 기후와 지형 등 자연적인 조건이 다양해서인지 특히 아웃도어 스포츠가 발달했다. 유럽의 중추인 독일에서 태어난 아디다스 또한 소비자들에게 아웃도어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여 왔다. 흔히 스포츠 브랜드는 스포츠 이벤트에서 이룬 성과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선호도를 바탕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아디다스 또한 아웃도어 카테고리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2011년 오스트리아에서 '아디다스 락스타'를 론칭했다. 아디다스 락스타는 스포츠 클라이밍과 음악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스포츠 이벤트이다. 락스타의 락은 영어의 바위를 뜻하는 '락(rock)’과 1950년대 중반 로큰롤에서 발전한 락 음악,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 중의적 표현이다.

 

그 당시 아웃도어 카테고리를 맡고 있던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새로운 컨셉으로 완전무장한 아디다스 락스타를 한국에 론칭하는 것이었다. 일단 대회 명칭은 ‘아디다스 락스타 코리아 볼더링 대회’로 결정했다. 그리고 ‘짜릿한 클라이밍과 신나는 음악이 어우러진 신개념 스포츠 이벤트’라는 소개 문구를 덧붙였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면 온통 막막한 생각뿐이었다. 우리가 축구 이벤트를 할 때는 축구란 무엇인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다. 축구의 본질부터 역사까지 세세하게 탐구하지 않더라도 사람들 대부분이 축구 경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더링은 달랐다. 평범한 일반인 중에 볼더링이 스포츠 클라이밍의 세 가지 종목 중 하나라는 것 자체를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축구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축구 저지는 물론 축구화, 축구공 등 축구 관련 용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그러나 ‘아디다스 락스타 코리아 볼더링 대회’의 맹점은 세일즈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극도로 적었다. 볼더링을 할 때 신는 신발은 암벽화이지 우리가 주력으로 팔고 싶은 등산화나 트레킹화 같은 아웃도어 신발이 아니었다. 혹자는 어찌저찌 옷은 판매할 수도 있지 않냐고 묻겠지만 경기 장면을 떠올려 보면 답은 명확하다. 볼더링을 할 때는 반팔, 반바지 차림이다. 아웃도어 재킷을 입지 않는다. 스포츠 클라이밍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온전히 풀어도 아웃도어 카테고리 비즈니스에 대한 기여도는 낮은 게 현실이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독일 본사는 락스타를 상징적인 이벤트로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 지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가치’에 무게중심을 두고 진득하게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즉,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세일즈로의 즉각적인 전환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여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호감도’ 및 ‘구매 의향’을 먼저 높인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지사의 상황은 다르다. 본사와 달리 지사는 빅픽처 대신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따지게 된다. 매출 증가를 통해 외형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숲도 보고 나무도 봐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대신 아디다스 락스타 코리아 볼더링 대회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아웃도어 스포츠 이벤트로 업계 안팎으로 회자가 되었다. 그 당시 대부분의 경쟁사 브랜드 담당자들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었고, 대회가 끝난 후 락스타를 벤치마킹한 비슷한 포맷의 대회들이 차츰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케터로서 업계를 리드하며 스포츠 클라이밍 이벤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순간은 짜릿했다. 그러나 높은 확장성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인지 꼼꼼하게 점검해본 후 냉철한 판단이 필요했다. 즉, 수익을 내고,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모든 일이 너에게 불리하게 되어가는 것 같을 때면 기억하라. 비행기는 바람을 가르고 이륙하는 것이지, 바람의 힘으로 이륙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의 창립자인 헨리 포드의 명언이 떠올랐다. 그렇다. 매서운 칼바람을 가르며 매출을 신장시켜야만 했다. ‘매출이 곧 인격’ 아니던가. 매출 신장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내부적으로 기다림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비즈니스의 확장성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둬야 한다. 속된 말로 정말 쫄리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제대로 된 판단이 불가능하다. 일단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생존이 필수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문제처럼 마케팅이 먼저냐, 세일즈가 먼저냐는 질문에 정답은 없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째, 볼더링 대회라는 플랫폼을 시장에 선보이기 전에 아웃도어 의류와 신발이 먼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마케팅 전략’을 먼저 구상하고 실행한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생존부터 하고 봐야 한다. 배를 곯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일단 배부터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

 

둘째, 후발 브랜드 입장에서 좀 더 공격적인 마인드로 차별화 기회를 포착한다. 선발 브랜드와는 다른 ‘차별화된 소비자 가치’를 분명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엇비슷한 수준의 가치라면 평소 편하고 익숙한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차이가 없다면 굳이 새로운 브랜드로 갈아탈 필요가 없다.

 

끝으로, 관점을 완전히 바꿔본다. 등산으로 점철된 아웃도어 시장의 후발 브랜드가 아니라, 다양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위한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물론 경쟁이 치열한 산업군일수록 신규 소비자군에 어필하는 제품을 확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마케팅뿐만 아니라 유통 채널 등 핵심 요소들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분석해서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때는 왜 몰랐었는지.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네스프레소 커피 : “머신이 아니라 취향을 팔아요.”

완전히 새로운 니즈를 발굴해 충족시키는 ‘가치 제안’ 실현하기

인생은 타이밍이다. 돌아보면 나 역시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변화가 필요했다.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을 했다. 매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회사에 다녔다.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그게 번아웃 증상인지 몰랐다. 그냥 에너지 레벨이 바닥까지 떨어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30대 후반이 되어서 처음으로 회사 일이 아니라 나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산업군도 궁금해졌다. 매번 하던 것을 계속하기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때마침 헤드헌터를 통해 새로운 포지션을 제안 받았고, 세계 최대 식품 회사인 네슬레에서 네스프레소 커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을 맡게 되었다.

 

혹자는 마케터가 한 우물 즉, 한 산업군을 파는 것이 전문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가 운동할 때 ‘코어’를 강조하지 않나. 코어는 몸의 중심이자, 모든 움직임의 시작점이다. 그래서 코어를 만드는 것이 모든 운동의 기본이다. 마케터에게는 ‘전략적 사고’가 코어라고 생각한다. 이 코어 하나면 끝! 이제 실무에 적용하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우리 일상도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특히나 마케팅 분야는 빠르게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몇 년 전만 해도 온라인 광고를 할 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비중을 두고 유튜브는 곁다리로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유튜브가 대세 플랫폼이다. 그만큼 예측 불가한 세상을 살고 있다.

 

즉, 마케터는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팔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파는 제품과 서비스도 그것을 둘러싼 환경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래서 마케터는 ‘전략적 사고’를 하는 ‘코어’를 기반으로 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산업이나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맥상통하는 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케터로서 가져야 할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끊임없이 찾아야 하기 때문에 한 우물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물론 예술가, 과학자 또는 연구와 탐구가 필요한 분야는 별개의 문제이다.

 

커피 한 잔이 건네는 가치

캡슐 커피를 마시는 일과 함께 네스프레소 브랜드를 맡으면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은 다양한 커피 서적들을 읽는 것이었다. 마케터의 직업병인지 어딜 가든 브랜드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탈리아 라마르조코가 최상급 에스프레소 머신 중 하나라는 건 알고 있었다. 참고로 이탈리아의 ‘커피 부심’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전통 커피의 대명사인 에스프레소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에스프레소는 ‘빠르다(express)’와 ‘압축하다(press)’라는 말에서 왔다. 즉, 에스프레소 방식이란 커피 분말 사이로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짧은 순간에 커피를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커피의 맛과 향을 최대한 추출해내는 비결은 높은 압력에 있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전문가인 바리스타가 있는 것이다.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다양한 커피 메뉴를 만드는 데는 풍부한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그대로 도입한 것이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캡슐 커피이다. 즉, 전문가가 아니어도, 고가의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양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처음에 입사했을 때 네스프레소는 커피 머신이 주요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에스프레소 머신 브랜드인 드롱기, 유라, 필립스 세코 등과 네스프레소는 가는 길 자체가 엄연히 달랐다. 그렇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머신뿐만 아니라, 개별 포장된 캡슐 커피를 최초로 선보인, 커피계에서 혁신적인 선두주자였다.

 

‘커피 테크놀로지’의 저자이자 유명한 커피 과학자인 마이클 시베츠는 “커피는 영양을 위해 사거나 마시지 않는다. 우리는 커피를 중량으로 사며 잔으로 값을 지불하지만 그 가치는 양이 아닌, 맛과 향기로만 매길 수 있다. 커피의 가치는 소비자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데 있으며, 그것은 맛과 향기, 생리적, 심리적 효능으로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다. 즉, 커피는 취향을 대변한다. 내가 얼마나 좋은 취향을 지녔는지 구구절절한 말 대신, 커피 하나로 표현할 수 있다. 마케터가 제품과 서비스를 팔 때 항상 고민하는 것이 ‘소비자 취향을 잘 읽을 수 있을까?’이다. 그런 면에서 네스프레소는 ‘섬세한’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 냈다. 그리고 ‘고메(gourmet) 캡슐 커피’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고, 이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어냈다.

 

마케터는 소비자에게 남다른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이러한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케터의 시각'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볼 때가 있다. 편견은 세상을 보는 눈을 왜곡시킨다. 마케터는 어떤 편견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오롯이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마케터의 언어가 아니라, ‘소비자의 언어’ 즉, 쉽고 일상적인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이 그 언어를 공감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언어는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어 있다. 언어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소비자로 하여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면 그건 전적으로 마케터의 잘못이다. 마케터와 소비자 사이에 죽이 척척 잘 맞으려면 말이 잘 통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도 통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우리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을 기대해볼 만하다. 그건 바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이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매력적인 브랜드에는 이유가 다 있다

글로벌 톱 기업들의 마케팅 인사이트에서 기회를 찾아라

본질은 단순하다

명쾌한 마케팅 시나리오를 만드는 단순한 사고 체계를 구축하라

2016년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과 아디다스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처음 대중에 공개됐을 때, ‘짝퉁 아닙니다. 뒤집힌 아디다스 불꽃 마크의 정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난 적이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다소 파격적이다. 바로 아디다스의 시그니처인 삼선과 트레포일 로고를 과감하게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로고는 자신의 정체성, 가치, 역사를 담은 하나의 심볼이다. 따라서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로고의 훼손이라 여겨질 만큼 파격적인 변형은 대다수 기업이 되도록 기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알렉산더 왕은 과감히 아디다스의 삼선을 해체하고, 또 나뭇잎 모양의 트레포일을 뒤집어 버렸다’고 전했다.

 

브랜드 로고는 기업의 전통과 브랜드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변형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과감한 선택을 하기보다는 안전한 방법인 유지하는 것을 택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고 변형을 택한 이유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여지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High Risk, High Return’ 아니던가. 높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아디다스와 알렉산더 왕의 컬래버레이션은 로고 변형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요소를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긍정적인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우물 밖을 내다 봐라

2015년 아디다스는 2020년까지의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타이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다(Creating the New)’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성장 전략 –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스피드, 어디로 전달할 것인가 하는 시티,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하는 오픈 소스를 제시했다. 세 가지 구성 요소 중 가장 눈에 띄는 ‘오픈 소스’는 컬래버레이션을 근간으로 하는 혁신 모델이다. 미래 먹거리 창출의 필요성을 체감한 아디다스는 스포츠 산업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운동선수, 소비자, 파트너들을 디자인과 생산 과정 및 마케팅에 직접 참여시켜 그들이 브랜드의 조직 구성원이 되게 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강력한 ‘브랜드 옹호자'가 되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오픈 소스' 전략의 일환으로 아디다스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플루언서 및 기업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 최근 아디다스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결과물은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알렉산더 왕뿐만 아니라, 칸예 웨스트와 협업한 ‘아디다스 이지(YEEZY)’는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칸예 웨스트와 아디다스의 관계는 2013년에 시작됐다. 칸예 웨스트가 평소 즐겨 신던 아디다스 부스트 신발의 판매가 늘자, 칸예 웨스트가 직접 아디다스 측에 협업을 제안했다. 이지 부스트 출시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이지 부스트는 구하기 힘든 모델에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되파는 ‘리셀 시장’에서도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다. 버전에 따라 다르지만 많게는 판매가의 수십 배의 가격에 거래될 정도였다. 원가 이상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스니커테크 열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스티브 잡스는 파산 직전에 몰렸던 애플을 부활시킨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자신의 사고를 명료하게 다듬어 단순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단 그것을 해내면 산이라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노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죠.”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전략의 원칙을 세우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극도로 단순화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세팅이 되고 나면, 상상 이상의 효과와 가능성을 열어준다. 잊지 말자. 본질을 알아야 정확한 방향도 보인다. 핵심적인 본질에 다다르는 과정은 의외로 단순한 경우가 많다. 아디다스도 정면 돌파가 필요한 시점에 외부 파트너들(알렉산더 왕, 칸예 웨스트 등)과의 협업을 통해 명쾌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내부에서 열심히 해도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안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바깥을 보자. 혁신의 원천은 조직 내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다.

 

매력적인 브랜드에는 다 이유가 있다 - 비하인드 에피소드

그렇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브랜드는 뭐가 다를까? 내가 콕콕 집어낸 일곱 가지 핵심 포인트만 봐도 알겠지만 매력적인 브랜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준다.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이랄까.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사고 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야 한다.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인 아킬레 카스틸리오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디자인은 유행을 타지 않아야 한다. 좋은 디자인이란 시간이 흘러 닳아 없어질 때까지 지속되는 것이다.” 브랜드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본다.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브랜드 또한 오랜 시간이 흘러도 유행을 타지 않는다.

 

팬데믹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온·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리테일 브랜드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명품 업계는 불황을 모르고 매출이 쑥쑥 늘어나는데 반해 매출 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랜드들도 꽤 많다. 주요 언론에서는 해외여행이 막히자 사람들의 보복 소비가 일면서 명품 시장이 뜨거워졌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사람들이 더 확실하고 안전하게 돈을 쓰는 방법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즉,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 경향이 더 짙어진 것이다. 돈 쓰고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믿음이 더욱 강해졌달까.

 

나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들이 공항에서 들었던 가방들을 눈여겨봤다가 그것들을 즉흥적으로 구매한 적이 많다. 고가나 중가 사이에 어정쩡하게 포지셔닝 되어 있거나 유행을 타는 디자인의 명품 백을 사는 바람에 요즘은 사용하지도 않을뿐더러, 들어간 돈이 아까워서 차마 버리지도 못하고 집에 처박혀 있는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유행도 이미 지나가 버려 당근마켓에 내놓는다 해도 헐값에 내놓지 않는 한 팔리지도 않는다. 그때 차라리 사고 싶은 걸 참았다가 돈을 모아서 에르메스나 샤넬을 샀으면 이런 낭패는 없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과거의 나를 뜯어 말리고 싶은 생각이 매우 간절하다. 사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가방 살 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에르메스, 샤넬 모두 굳건하고 견고한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가치가 그들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아티스트 니키 리가 나와 남편인 배우 유태오와의 러브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녀는 유태오의 무명 생활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평생 고생을 하겠거니 하고 오히려 마음을 내려놨었다고 한다. 그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유태오는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그걸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유는 아주 간단명료했다. “힘들어도 너의 소년미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라는 예상치 못한 대답을 내놓았다. 덧붙여 “소년미가 매력인데 그걸 잃어버리면 어떻게 그의 매력을 어필할거냐.”라는 이유에서였다고 답했다. 정말이지 멋짐이란 게 폭발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떤 상황이 와도 브랜드 본연의 매력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해서 소비자의 감정이나 정서에 호소하는 감성팔이를 한다든지, 원초적인 브랜드 매력의 근간을 흔들어버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그럼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어렵게 얻은 매력도를 유지하는 것도 그에 만만치 않게 어렵다. 그래서 마케터는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가 없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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