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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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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요약・칼럼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성공과 몰락의 변곡점에서 승리하는 단 하나의 원칙
앤드루 S. 그로브 지음 | 유정식 옮김 | 부키 | 2021년 06월 | 32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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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S. 그로브 지음/유정식 옮김/부키/2021년 6월/32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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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반도체 제국 인텔의 전설적 CEO 앤디 그로브 리더십과 경영 전략의 총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위기라는 거대한 변곡점에서 더욱 빛나는 통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를 비롯해 테슬라, 에어비앤비, 우버, 트위터, 링크드인 등 세계 최고 기업들과 그 기업의 리더들이 하나같이 그의 리더십과 경영 원칙을 언급하고 배우고 실천하고 또 뛰어넘고자 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실리콘 밸리의 기둥” “디지털 혁명의 선도자”로 불리는 인텔의 전설적 CEO이자 이 책의 저자인 앤드루 S. 그로브다.

 

그는 스타트업 인텔의 사장, CEO, 회장, 이사회 의장을 두루 거치며 회사를 세계 7위 공룡 기업으로 키워 냈다. 또 그가 창안한 “편집광” “변곡점” “OKR” “disagree and commit” 등의 개념과 원칙, 방법론은 경영과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 그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란 모토와 ‘전략적 변곡점’이란 개념을 중심으로 수십 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와 통찰, 조언을 들려 준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이런 주옥같은 조언들은,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위기라는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한 지금,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우리의 사업과 인생을 도약과 번영으로 이끄는 데서 더없이 소중한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 저자 앤드루 S. 그로브

저자 앤드루 S. 그로브는 인텔을 반도체 제국으로 만든 전설적 CEO이다. 193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1956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뉴욕시립대학교 시티칼리지 화학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63년 페어차일드 반도체에 입사해 일하다 1968년 갓 창업한 인텔에 합류했다. 1979년 사장, 1987년 CEO가 되었으며, 1997년부터 CEO와 회장을 겸임했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CEO로 재직하는 동안 인텔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인텔의 사업 방향을 메모리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환하는 경영 혁신, 철저한 관리와 끊임없는 실험, 거리낌 없는 논쟁 등 조직 관리와 기업 문화 혁신을 실현했다. 특히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등의 성공에 토대가 된 경영 방법론인 OKR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이런 경영 전략과 리더십으로 CEO 재임 동안 연간 매출액은 19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 시가 총액은 40억 달러에서 1970억 달러로 성장시켜 인텔을 세계 7위 기업에 올려놓았다.

 

이러한 업적에 힘입어 1997년 '타임' “올해의 인물”, 'Chief Executive' “올해의 CEO”, '인더스트리위크' “올해의 테크놀로지 리더”에 선정되었다. 이 밖에 프랭클린연구소 메달(1975), IEEE(전기전자기술자협회) 공로상(1993), 하인즈재단 하인즈 어워드(1995), IEEE 최고 명예 메달(2000), 전략경영협회 평생공로상(2001) 등을 수상했으며, 2004년에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로부터 “지난 25년간 최고의 기업인” 칭호를 받았다.

 

1998년 인텔의 CEO를 사임하고 2004년 은퇴할 때까지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2016년 3월, 80세를 일기로 인텔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경영 철학과 조직 문화를 유산으로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외에 '반도체 소자의 물리학과 기술',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앤디 그로브와 일대일 강의', '가로질러 헤엄치기: 회고록', '전략은 운명이다', '전략적 역학' 등이 있다.

 

■ 역자 유정식

역자 유정식은 경영 컨설턴트이자 인사 및 전략 전문 컨설팅 회사인 인퓨처컨설팅 대표이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아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LG CNS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아서앤더슨과 왓슨와이어트에서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쌓았다. 인퓨처컨설팅을 설립한 이후에는 시나리오 플래닝, HR 전략, 경영 전략, 문제 해결력 등을 주제로 국내 유수 기업과 공공 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최신 경영 지식을 제공하는 ‘주간 유정식’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착각하는 CEO',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 '전략가의 시나리오',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최고의 팀은 왜 기본에 충실한가',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 '에어비앤비 스토리', '디맨드',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순서 파괴' 등이 있다.

 

■ 차례

추천의 말_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 전 회장

추천의 말_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

왜 이 책인가_ 박소령 퍼블리 대표

 

Preface_ 나는 왜 편집광이 되었나

 

Chapter 1 무엇인가 바뀌었다

2만 7000년마다 1번씩 겪는 사소한 오류? | 잘나가던 인텔에 닥친 거대한 변화 | 무엇이 우리를 격랑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나 | 항상 뒤늦게 깨닫는 사람

 

Chapter 2 ‘10배’ 변화의 위력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힘 | ‘10배’ 힘이 일으키는 ‘10배’ 변화 | 전략적 변곡점이란 무엇인가 | 전략적 변곡점의 인식 단계

 

Chapter 3 컴퓨터 산업의 근본적 변화

전략적 변곡점이 다가오기 전 | 전략적 변곡점 이후: 대량 생산과 대량 유통, 호환성 |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 | 수평적 산업의 새로운 규칙들

 

Chapter 4 모든 곳에 존재하는 전략적 변곡점

‘10배’ 변화는 보편적이다 | 경쟁자의 10배 변화 | 기술의 10배 변화 | 고객의 10배 변화 | 공급자의 10배 변화 | 보완자의 10배 변화 | 규제의 10배 변화

 

Chapter 5 어떻게 우리는 변곡점을 뚫고 반도체 제국을 건설했나

인텔의 역사: 창업에서 승승장구까지 | 우리가 맞닥뜨린 전략적 변곡점 | 생존의 길을 찾아서 | 메모리 회사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업으로 거듭나기

 

Chapter 6 신호인가 잡음인가?

엑스레이 기술은 10배 힘인가 | RISC 대 CISC 논쟁 | 전략적 변곡점을 식별하는 3가지 방법 | 최전선에서 일하는 카산드라의 말에 귀 기울여라 | 첫 버전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 거리낌 없이 논쟁하라 | 패배의 두려움을 잊지 마라

 

Chapter 7 혼돈이 지배하게 하라

감정이 행동을 좌우한다 | 감정의 늪에서 벗어나라 | 성공의 타성에 안주하지 마라 | 전략적 부조화 여부를 테스트하라 | 끊임없이 실험하라 | 일찍 행동하라 | 새로운 산업의 멘탈 맵을 그려라

 

Chapter 8 혼돈을 지배하라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법 | 멘탈 이미지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라 | 새로운 사업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라 | 전략적 행동으로 조직을 리드하라 | 명확한 방향 설정이 왜 중요한가 |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기 | 톱-다운과 보텀-업의 합의점 찾기 | 죽음의 계곡 건너편에서

 

Chapter 9 인터넷, 위협인가 기회인가

인터넷의 출현이 몰고 온 충격 | 통신, 소프트웨어, 미디어 산업에 일어난 변화 | 새로운 연결이 인텔에 가져다주는 영향 | 이것은 전략적 변곡점인가 | 무엇을 할 것인가

 

Chapter 10 커리어의 변곡점에 대처하는 법

커리어를 뒤흔드는 변화의 힘 | 당신의 커리어가 당신의 사업이다 | 정신적 불 끄기 훈련을 하라 | 타이밍이 전부다 | 변화를 위한 몸을 만들어라 | 뒤돌아보지 말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라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주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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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S. 그로브 지음/유정식 옮김/부키/2021년 6월/320쪽/18,000원


‘10배’ 변화의 위력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힘

“변화를 수용하라”는 말이 경영의 상투어가 될 정도로 경영자들은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길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전략적 변곡점은 변화와 다르다. 비유하자면, 전략적 변곡점은 전문가들조차 조심스럽게 접근할 만큼 유속이 엄청나게 빠르고 물살이 거친 강을 조각배를 타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업의 경쟁 요인에 대한 분석은 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분석은 사업을 유리하거나 불리한 위치로 이끈 일시적인 영향력들을 매번 기술하는 식이라서 영향력들 사이의 균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면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경쟁 요인 분석법으로는 1가지 힘이 10배로 확대될 때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분석법은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기술할 때 유용한 도구가 된다.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가 제안한 고전적인 경쟁 전략 분석법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그는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다양한 힘을 규명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기업인들과 경영학도들은 이 힘들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훈련을 해 왔기 때문에 나는 이를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포터는 사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5가지 힘을 이야기한다. 내 방식대로 새롭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기존 경쟁자(existing competitor)의 힘, 세력, 역량

경쟁자가 많은가? 재무 상태는 양호한가? 그들이 우리의 산업에 확실하게 집중하는가?

 

• 공급자(supplier)의 힘, 세력, 역량

공급자가 많아서 선택의 여지가 많은가, 아니면 소수의 공급자가 우리 사업을 장악하고 있는가? 공급자의 전략이 공격적이고 이익 창출에 열을 올리는가 아니면 보수적이고 고객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행동하는가?

 

• 고객(customer)의 힘, 세력, 역량

고객이 많은가, 아니면 한두 주요 고객에게 의존하고 있는가? 우리에게 매우 많은 것을 요구하는 고객인가(아마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어서), 아니면 ‘신사적인’ 고객인가?

 

• 잠재 경쟁자(potential competitor)의 힘, 세력, 역량

현재는 우리 산업 바깥에 있지만 상황이 바뀌면 진입할 수 있는 기업들이다. 기존 경쟁자들보다 규모가 크고, 경쟁력 있고, 자금력이 풍부하고, 공격적일지 모른다.

 

• 대체재(substitution)의 힘, 세력, 역량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방식으로 만들거나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이를 보통 ‘대체재’라고 부르는데, 나는 이 마지막 요인이 무엇보다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접근 방식은 기존 질서를 뒤집어 놓고, 새로운 규칙을 강제하며, 사업 수행 방식에 완전히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도로 운송과 항공 운송이 철도를 대체했고, 컨테이너 선적이 전통적 항만 시설을 대체했으며, 대형 할인 매장이 소매점을 대체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계속해서 컴퓨터 산업을 대체해 가고 있는데, 앞으로 언젠가는 디지털 미디어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대체할지 모른다.

 

• 보완자(complementor)의 힘, 세력, 역량

최근에 수정된 경쟁 이론은 이 여섯 번째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보완자란 다른 것과 결합해 더 나은 성능을 내도록 하는 제품이나 그것이 있어야만 다른 것이 작동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말한다. 자동차는 가솔린이 필요하고, 가솔린은 자동차가 필요하다. 컴퓨터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소프트웨어는 컴퓨터가 필요하다. 보완자들은 보통 우리와 동일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동일한 길을 간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동반자(fellow traveler)’라고 부른다. 각자의 관심이 일치하면 각자의 제품은 서로를 돕는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접근 방식은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보완자의 상대적 영향력을 변화시키거나 동반자의 길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다.

 

전략적 변곡점이란 무엇인가

변곡점은 사업 전략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전략적 변곡점은 기존의 전략이 새로운 전략으로 대체될 때를 말한다. 이 변곡점에 슬기롭게 대처하면 사업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지만, 그러지 못하면 사업이 정점을 지나 쇠퇴하고 만다. 전략적 변곡점 주변에 이르면 경영자는 혼란스러워하며 ‘무엇인가가 변했다’라고 느끼게 된다.

 

달리 말해 전략적 변곡점이란 구조, 사업 방식, 경쟁 방식이 옛것에서 새것으로 전환되면서 힘의 균형이 이동할 때를 가리킨다. 전략적 변곡점에 이르기 전에는 모든 것이 예전과 다를 바 없지만, 그것을 지나면 새로운 양상이 펼쳐진다. 곡선이 미묘하게나마 다른 방향으로 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예전으로 회귀하지 못하듯 말이다.

 

그렇다면 전략적 변곡점은 정확히 언제 생겨날까? 사실 그 시기가 지나가도 정확히 언제였는지 짚어 내기가 쉽지 않다. 친구들 여럿이 함께 하이킹을 하다가 길을 잃었다고 가정해 보자. 유난히 걱정이 많은 한 친구가 가장 먼저 리더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길을 잃은 거 아냐?” 리더는 질문을 일축하고 계속 나아간다. 하지만 이정표 같은 익숙한 표지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쌓이게 되고 어느 지점에 이르면 리더는 주저하며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긁적거리며 인정한다. “우리 길을 잃은 것 같아”라고. 이러한 순간이 사업에서 전략적 변곡점이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도 정확히 언제 전략적 변곡점이 발생했는지 말하기 어렵다면, 통과하는 동안에도 언제가 정확히 변곡점인지 파악할 도리는 없을 것이다. 하이킹을 하는 친구들이 서로 다른 지점에서 길을 잃었다고 의심하듯, 전략적 변곡점을 지나온 사람들은 서로 다른 시점이 변곡점이었다고 주장한다.

 

전략적 변곡점의 인식 단계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전략적 변곡점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략적 변곡점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무엇인가가 바뀌었다는, 막연하지만 불편한 느낌이 들게 된다. 모든 게 예전 같지 않다. 고객들의 태도가 변화했다. 성공작을 내던 개발팀은 더 이상 이렇다 할 제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거나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경쟁자들이 우리 사업을 빼앗아 간다. 무역 박람회의 출품작들은 이상한 것들뿐이다.

그다음 우리 회사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 사이에 부조화가 점점 커진다. 기업 정책과 실제 운영 사이의 엇박자가 익숙하던 수준을 넘어섰음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체계, 새로운 통찰, 새로운 행동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길을 잃은 무리가 다시 방향을 잡듯이 말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이 걸리기도 한다. 보통은 새로운 경영진이 마침내 새로운 기업 정책을 수립한다.

 

이처럼 확실한 실체를 가늠할 수 없는 변곡점과 맞닥뜨린 상황에서, 회사를 살리거나 일자리를 지킬 변화를 도모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 정확한 시점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이밍이 전부’기 때문이다. 회사가 아직 건실하고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이 안전망의 보호를 받고 있을 때 새로운 사업 방식을 실험할 수 있다면, 회사 자원을 아끼고 직원들과 전략적 위치를 상당 부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실험은 지식과 데이터가 충분치 않을 때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과학적 경영 방식을 신봉하는 사람이라 해도 본능과 개인적 판단에 의존해야만 한다.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면, 애석하게도 본능과 개인적 판단만이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해 주는 수단이다. 

 

신호인가 잡음인가?

전략적 변곡점을 식별하는 3가지 방법

때때로 전략적 변곡점을 알리는 사건이 극적일 정도로 분명할 때가 있다. 나는 과거 AT&T의 분할로 이어진 최종 수정 판결이 기념비적 사건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필요한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사실 그대로의 내용을 라벨에 적어야 한다는 법안을 내놓고 통과시켰을 때 특허 의약품의 세계가 완전히 변화했다는 점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사건들이 사업 환경에서 핵심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전략적 변곡점 대부분은 ‘빵’ 하고 터지기보다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온다.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나서야 ‘아, 그게 전략적 변곡점이었구나’라고 알기 일쑤다. 시간이 흘러 “전략적 변곡점을 마주했다고 어렴풋이 느꼈던 때가 언제였나”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경쟁의 역학 구도가 변화했음을 암시하는 사소한 징조를 감지했을 때”라는 답을 얻곤 한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전략적 변곡점의 신호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신호와 잡음을 구별하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라.

 

핵심 경쟁자가 바뀌고 있는가

우선 내가 ‘은제 탄환(silver bullet)’ 테스트라고 부르는 가설적 질문을 던져 누가 당신의 핵심 경쟁자인지 규명해야 한다. 이 테스트는 이렇게 진행한다. 만약 권총 속에 단 하나의 총알이 남아 있다면, 수많은 경쟁자 중 누구에게 쏘기 위해 그 총알을 아껴 둘 것인가? 이 질문은 본능적인 반응을 일으켜 망설임 없는 대답을 이끌어 낸다.

 

질문의 답이 예전과는 다르게 중구난방이거나, 과거에는 전혀 주목을 받지 않았던 경쟁자에게 은제 탄환을 겨눈다면, 이때가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때다. 경쟁자의 중요도가 바뀐다면 그것은 대개 무언가 심각한 일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다.

 

핵심 보완자가 바뀌고 있는가

비슷한 방식으로 이렇게 물어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당신에게 중요했던 회사가 이제는 덜 중요하게 느껴지는가? 다른 회사가 그 회사의 가치를 퇴색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것은 산업의 역학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주위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는 듯 보이는가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는 듯’ 보이는 것이 그 징조일 수 있다. 아니면 당신 스스로가 혼란에 빠져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가 될지 모른다. 그들 또는 당신 자신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건 젊음을 좀먹는 나이 때문이 아니다. 당신을 둘러싼 ‘무엇’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전선에서 일하는 카산드라의 말에 귀 기울여라

조직 내에서 카산드라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전략적 변곡점을 인식하는 데 언제나 도움이 되는 존재들이다. 알다시피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멸망을 내다본 예언자였다. 마치 카산드라처럼 다가오는 변화를 재빠르게 인식하고 경고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있다.

 

카산드라 같은 사람들은 보통은 중간관리자들이고 대개 영업 부서에서 일한다. 그들은 실제 세계에서 부는 바람을 직접 마주하는 ‘외부’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기에 다가오는 변화를 고위 경영자들보다 더 잘 파악한다. 요컨대 그들의 유전자는 기존의 낡은 방식으로 일을 완수하는 쪽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

 

카산드라들은 회사의 최전선에서 일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근무하는 고위 경영자들보다 위험에 더 민감하다. 나쁜 뉴스는 그들에게 개인적으로 즉각 충격을 가져다준다. 판매 감소는 영업 사원의 성과급에 곧바로 영향을 끼치고,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기술은 엔지니어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그들은 경고 신호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지리상으로든 기술 차원에서든 사업의 가장 먼 변경에서 벌어지는 일을 파악하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라. 봄이 오면 눈은 가장자리부터 녹는다. 공기에 노출되는 부분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가장자리로부터 전해 오는 소식을 해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호와 잡음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혼돈이 지배하게 하라

감정이 행동을 좌우한다

회사가 전략적 변곡점 통과 과정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전적으로 매우 ‘감성적인(soft)’ 문제, 감정이 거의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문제에 좌우된다. 즉 그것은 ‘경영진이 감정적으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 이상할 것 없는 말이다. 기업가는 경영자이기 전에 인간이기 때문이다. 감정이 있고 감정의 상당 부분이 사업의 정체성과 번창에 단단히 연결돼 있다.

 

전략적 변곡점을 통과 중인 사업의 경영자는 개인이 심각한 손실에 대처할 때와 비슷한 단계를 경험하곤 한다. 이는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전략적 변곡점의 초기 단계에서는 보통 여러 가지 손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산업의 주도권 상실, 모호해진 회사 정체성, 회사의 운명에 대한 통제감 상실, 직업 안정성 하락뿐 아니라 가장 가슴 아픈 손실인 승자 기업과의 합병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비통함과 관련된 감정 수용 모델(거부-분노-타협-우울-수용)과 달리, 전략적 변곡점에서는 그 순서가 ‘거부-도피 또는 우회-수용과 적절한 행동’으로 진행된다.

 

감정의 늪에서 벗어나라

‘거부’는 거의 모든 전략적 변곡점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난다. 메모리와 관련된 상황에서 나는 “16K 메모리 칩 개발을 좀 더 서둘렀더라면 일본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지 못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도피 또는 우회’는 고위 경영자의 개인적 행동을 가리킨다. 회사가 핵심 사업에서 중대한 변화에 직면하면 그들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수 합병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대개 이런 행동은 코앞에 닥친 파괴적인 힘에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매일 자신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확실하고 마땅한 일, 자기 시간 투자를 정당화하고 진전하는 모습을 널리 보여 줄 수 있는 일에 몰두하려는 욕구 때문에 나타난다.

 

‘도피 또는 우회’는 자질이 떨어지는 고위 경영자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훌륭한 리더들 역시 이와 동일한 감정적 요동을 겪기 쉽다. 하지만 결국에는 ‘수용과 행동’ 단계에 도달한다. 반면에 역량이 떨어지는 리더들은 ‘수용과 행동’ 단계 이전에 탈락하곤 한다. 그들의 자리는 상대적으로 능력이 더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이전 단계인 ‘도피 또는 우회’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던 사람들로 대체된다.

 

이것이 핵심이다. 기업 수뇌부의 교체는 단지 더 좋은 경영자나 더 훌륭한 리더라기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단행된다.

 

성공의 타성에 안주하지 마라

고위 경영자들은 자기 일을 잘해 왔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조직을 이끄는 법을 오랫동안 학습해 왔다. 그렇기에 고위 경영자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동안, 특히 ‘챔피언 자리에 있었을 때’ 효과를 발휘했던 전략적, 전술적 방법을 계속 구사하리란 점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이런 현상을 ‘성공의 타성(inertia of success)’이라 부른다. 이것은 극도로 위험하며 ‘거부’를 강화할 수 있다.

 

낡은 기술과 강점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쪽으로 환경이 변화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치 눈앞에 보기 싫은 것이 있을 때 눈을 감고서 ‘100을 세면 사라질 거야’라고 믿는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당신 역시 눈을 감은 채 ‘더 열심히 하면 되겠지’, ‘기존의 방식이나 스킬에 몰두하면 되겠지’라고 바라며 100을 셀지 모른다. 이런 시기에는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란 말을 자주 할 것이다.

 

전략적 부조화 여부를 테스트하라

너무 늦게, 너무 조금씩 대처하다 보면 우리는 또 하나의 감정적 난관, 즉 우리가 씨름하는 문제의 중대성을 의식적이고 명시적으로 스스로 인정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대응 과정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 과정을 말로 명쾌하게 표현하는 데 서툴다. 인텔이 메모리 사업에서 빠져나온 이야기를 떠올려 보자. 인텔은 만일을 대비해 웨이퍼 할당을 조절 중이었지만, 나는 “우리의 계획은 무엇입니까?”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쉬운 말로 이를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

 

나는 많은 기업이 전략적 변곡점 상황에 대처하는 동안 이처럼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언행 불일치’의 함정에 빠진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나는 이와 같은 진술과 행동 사이의 괴리를 ‘전략적 부조화(strategic dissonance)’라고 부른다. 전략적 부조화는 회사가 전략적 변곡점과 씨름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 중 하나다.

 

전략적 부조화의 징후는 공개적인 반론이 허용되는 조직 문화에서 흔히 표면화된다. 즉 고위 경영자들이 중간 관리자들 또는 영업 사원들과 자유 토론을 벌일 때 전략적 부조화가 얼굴을 드러내곤 한다. 인텔이 그렇다. 때때로 직원들 앞에 서서 질의 응답을 받을 때면, 나는 자신들이 속한 세계와 환경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던지는 구체적인 질문과 의견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옹호하느라 애를 먹는다. 그런 질문들은 보통 특정 제품, 고객, 기술과 관련된 구체적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후속 질문의 형태로 나온다. 내가 아주 능수능란하게 답변을 하고 나면 “하지만 이러저러한 건 어떻게 되는 거죠?” 또는 “그건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식의 질문들이 뒤따른다.

 

대개 그런 후속 질문들은 나의 일반적 답변 이면에 깔린 진짜 의도를 알아내려는 날카로움을 숨기고 있다. 내 답변이 충분히 명쾌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잘 포장된 나의 대답과 그와 동떨어진 현실 사이의 불일치가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이는 전략적 부조화의 첫 번째 징후일지 모른다. 이럴 때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봐, 그로브. 잘 들어 봐. 지금 뭔가 아주 잘못된 길로 가고 있어.”

 

끊임없이 실험하라

전략적 부조화의 해결은 갑자기 전구가 켜지듯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직에 통상 가해지던 통제의 수준을 완화하라. 직원들이 색다른 기술을 시도하고, 색다른 제품을 살펴보고, 새로운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새로운 고객을 찾게 하라. 경영진은 지금까지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전략적 부조화의 시기에는 새롭고 색다른 것을 더욱 관대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낡은 관습의 틀에서 벗어나야만 새로운 통찰을 얻는다.

 

이제 조직 운영의 구호는 “혼돈이 지배하게 하라”가 되어야 한다.

 

혼돈은 일반적으로는 좋은 것이 아니다. 혼돈은 모든 구성원에게 매우 비효율적이고 매우 소모적이다. 그러나 실험과 혼돈의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낡은 질서는 새로운 질서에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딜레마는 실험을 꾸준히 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위기에 봉착했을 때 즉각 실험을 시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핵심 사업에서 변화가 일어난 뒤라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이상적인 조직이라면 새로운 제품, 기술, 판매 채널, 마케팅, 고객을 평소에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 그러면 무언가 변화한다는 것을 감지했을 때 다양한 활로 탐색이 가능한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직은 실험의 범위를 확대하는 일에서, 그리고 새로운 사업 방향으로 회사를 재배치해야 함을 알려 주는 전조인 혼돈의 급증 상황을 견뎌 내는 일에서 훨씬 나은 입지를 차지할 것이다.

 

일찍 행동하라

‘일찍’이라는 말은 그저 ‘빨리’라는 말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기세가 아직 강할 때, 현금 흐름이 아직 활발할 때, 조직이 아직 온전할 때 행동을 취한다는 의미다. 사업의 기세가 건강하게 유지된다면 회사의 포지션을 재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긍정적 의미의 ‘거품’이 형성된다. 이 거품의 보호 아래서는 사업의 모든 징후가 좋지 않은 쪽을 가리킬 때보다 쉽게 변화를 추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고위 경영진이 전략적 변곡점의 불가피성을 일찍 인식해 수용하고, 사업의 활기가 ‘10배’ 힘에 의해 약화되기 전에 행동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적절한 행동이 일찍 단호하게 취해진다면 사업의 필연적인 변화는 훨씬 덜 고통스럽고 훨씬 더 성공적일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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