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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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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시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다
저 : 니콜로 마키아벨리 | 역 : 이남석 | 출판사 : 평사리 | 발행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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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마키아벨리 지음/이남석 옮김/평사리/2017년 5월/880쪽/45,500원)

 

■ 책 소개

시민이 권력의 주체인 공화국의 꿈- 군주론 구조분석독법

 

“나는 시민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공화국을 꿈꾸며 이 책을 썼다네.”마키아벨리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군주론》을 쓴 이유를 밝힌 내용이다. 근대 정치사상의 최고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 100여 쪽이 채 안 되는 분량이어서 한번쯤 읽기에 도전하지만 《군주론》은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원문의 충실한 번역뿐 아니라 고대로부터 마키아벨리 당대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인물과 사건, 역사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도와 도표, 구조도, 그리고 풍부한 풀이를 통해 흥미로운 《군주론》 읽기를 가능하게 해준다.

 

■ 저자 마키아벨리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는 1469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1527년 피렌체에서 죽었다. 궁정에서 다양한 방면의 일을 했는데, 그 가운데 시민군 창설과 모집에 관한 일을 하기도 했다.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에 복귀한 후 반 메디치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관직을 잃은 후 관직을 얻고 싶어 했지만 얻지 못했다.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문필가로 정치·역사·군사·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썼다.

 

■ 역자 이남석
역자 이남석은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사상사와 문화정치론을 강의하고 있다. 《차이의 정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시민불복종》,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책으로 《참여하는 시민 즐거운 정치》, 《알바에게 주는 지침》을 썼고, 《세대문제》, 《페미니즘정치사상사》,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지도자 선출》 등을 번역했다. 십여 년 넘게 매주 토요일 플라톤, 니체, 프로이트 등의 주요 저작을 읽는 책 읽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 차례
책을 내면서
들어가는 말
1. 《군주론》 백배로 즐기기
2. 전문가의 독서를 넘어서기
3. 나만의 《군주론》를 위하여

최고의 군주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올리는 글

1부. 군주와 인민의 관계
1장 다양한 유형의 군주국과 그 군주국들의 형성 과정
2장 세습 군주국
3장 병합 군주국
4장 알렉산드로스가 정복했던 다리우스 왕국은 왜 그가 죽은 후에 그의 계승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5장 정복되기 전 독자적인 법을 유지하며 살던 국가 또는 군주국은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가
6장 자신의 군대와 능력으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들
7장 다른 사람의 무력에 의지해, 그리고 행운을 통해 획득된 신흥 군주국들
8장 사악한 행위들로 군주국을 획득한 자들
9장 “시민형 군주국”
10장 군주국 종류에 관계없이 군사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11장 교회형 군주국

2부. 군주와 군대
12장 다양한 유형의 군대: 용병들
13장 원군, 연합군, 그리고 자국군
14장 군사 업무에 관한 군주의 의무

3부. 군주의 역량
15장 사람들, 그리고 특히 군주들이 칭찬받거나 비난받은 그러한 이유들
16장 활수와 인색
17장 잔인함과 인자함: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나은가?
18장 군주는 자신의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
19장 군주는 반드시 경멸과 증오를 피해야 한다
20장 요새와 군주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많은 일은 유용한가 또는 해로운가
21장 군주가 더 좋은 평판을 얻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22장 군주가 신뢰할 만한 신하들
23장 아첨꾼들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는가

4부. 이탈리아 통일을 위한 제언
24장 이탈리아 군주들은 왜 나라를 잃게 되었는가
25장 인간사에서 행운의 여신의 힘, 그리고 행운의 여신을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
26장 이탈리아를 장악하고 야만인들에게서 해방하기 위한 권고

목차에 대해서
참고문헌
찾아보기

 

군주론: 시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다

군주와 인민의 관계
다양한 유형의 군주국과 그 군주국들의 형성 과정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 대한 지배권을 지닌 모든 국가, 모든 지배 체제는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공화국이거나 군주국입니다. 군주국에는 통치자의  가족이 오랜 기간 군주로 지내왔던 세습 군주국 또는 신흥 군주국이 있습니다. 또한 신흥 군주국에는 밀라노의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의 경우처럼 완전히 새로운 군주국기 있는가 하면, 에스파냐 왕이 나폴리를 점령한 경우처럼 자신을 정복한 세습 군주국에 병합된 군주국도 있습니다. 정복당한 신흥 군주국은 다시 군주의 지배에 익숙한 군주국이 있는가 하면, 자유롭게 사는 데에 익숙한 군주국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군주국들은 다른 사람들의 군대 또는 자기 자신의 군대로 획득되기도 하고, 행운 또는 역량에 의해서 획득되기도 합니다.

 

1장은 ‘못 박기’장이다. 다른 말로 하면 ‘영역 설정’이다. 마키아벨리는 첫 줄에서 정체(政體)는 공화정과 군주정, 단 두 가지뿐이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왜 마키아벨리는 두 가지 정체만 존재한다고 단언했을까? 그는 군주와 인민, 또는 군주와 시민으로 구성된 정체 외에는, 예컨대 귀족이나 부자들로 구성된 정체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정과 공화정 외의 다른 정체에 관심을 두기는커녕 상당히 경계해야 할 정체로 생각하며 부정한다.

 

첫째, 통치는 어떤 사물이든 그것을 차지하려는 마음이 가장 적은 자에게 맡겨야 한다. 그러나 귀족이나 부자는 차지하려는 마음이 큰 자들이다.
둘째, 귀족이나 부자는 지배하려는 갈망이 있다. 따라서 귀족이나 부자는 동일 계급에 속하는 군주에게 저항하거나, 지배권을 찬탈하려 하거나, 인민이나 시민을 지배하려는 욕망이 강하다.
셋째, 귀족이나 부자는 이미 얻은 것을 잃지 않을까 봐 염려하는 마음이 강하다. 따라서 이들은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고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고 악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대부분의 분쟁이나 분란은 가진 자가 일으키고, 그들은 자신이 지닌 힘과 권력을 동원해 분쟁을 계획한다. 상실에 대한 공포를 품고 있는 그들은 가진 것을 조금만 잃어도 다시 찾으려고 모반을 획책한다.

 

군주국 종류에 관계없이 군사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군주는 필요하다면 자신의 힘만으로 공격을 물리칠 수 있는 그러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항상 다른 군주들의 도움이 필요한가입니다. 저는 누가 자신을 공격하든지 간에 군주가 엄청난 인적 자원과 재산을 가지고 있어서 전투를 치를 만큼 충분한 군대를 모을 수만 있다면, 그는 자신의 힘만으로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저는 동일한 군주가 전투에서 적 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벽 뒤에 숨어서 적들을 방어할 수밖에 없다면, 그는 다른 군주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합니다.

 

두 번째 유형처럼 허약한 군주는 자신의 도시를 요새화하고 식량을 비축하며, 도시 밖의 영토는 괘념치 말라는 것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자신의 도시를 상당한 정도로 요새화하고 신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군주를 공격하려는 자는 사뭇 주저하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항상 공략하기 어려워 보이는 적들이 있기 마련이며, 자신의 도시를 강력하게 요새화하고 인민의 증오를 받지 않는 군주를 공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마키아벨리 당대의 도시국가들은 자국을 스스로 방어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자국을 충분히 지킬 만큼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자국을 지키려면 용병이 필요했다. 마찬가지로 타국을 침략할 때에도 자국의 군대만으로는 불충분하여 용병을 고용해 전쟁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군주의 군사력은 군주의 역량이다. 군주의 군사력은 어디에서 잘 드러나는가? 흔히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공격하는 데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주 많은 부분에서 행운이 필요하다. 예컨대 주변국의 각종 근심거리, 식량 부족, 내란, 천재지변, 군주의 무능 등과 같은 행운이 따르지 않는 정복 전쟁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러가 방어하는 처지에서는 무조건 군주의 역량만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 저에게 이렇게 답변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인민이 도시 밖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재산이 불타는 것을 보았다면 그들은 인내심을 잃게 마련이며, 오랜 포위와 자기애 때문에 군주를 망각하게 된다.’저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강력하고 활기찬 군주는 때로는 신민에게 악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때로는 신민에게 적의 잔인성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고, 또 어떤 때에는 지나친 자신감을 내세우는 자들로부터 영악하게 자신을 안전하게 지킴으로써 항상 그러한 모든 난관을 극복한다.’


적군은 대개 지역을 불태우고 유린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군주는 그다지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며칠이 지나 도시 주변 지역 시민들이 정신적 열기가 식어서 냉정해지면, 피해는 이미 발생했고 자신들은 이미 고통당하고 있으며, 그 고통은 더는 치료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도시 주변 지역 시민들은 자신들의 군주와 힘을 합치려고 나서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군주가 자신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집이 불타고 재산이 파괴되었던 것은 군주가 도시 밖이 아닌 도시 내부를 방어하는 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란 자신들이 받은 이익만큼이나 자신들이 제공한 이익에 의해서도 의무가 있다고 느끼게 마련입니다.

 

마키아벨리는 도시 밖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도시 안 시민과, 도시 밖 거주 시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를 둘로 나누어 설명한다. 공통점은 미움을 피하는 것이다. 첫 번째 부류의 시민, 성 안의 시민에 대해 군주는 주로 선전전을 해야 한다. 핵심은 머지않아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과 적에 대한 ‘공포’를 주입하는 것이다. 군주는 선전전을 통해 도시민의 분노를 적에게 돌리고 자신에게로 향하는 미움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두 번째 부류의 시민, 성 밖의 시민에 대해 군주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재산을 약탈당하거나 유린당한 성 밖 시민들은 자국 군주가 자신에게 빚을 졌으므로 더 지지한다고 말한다.


군주와 군대
다양한 유형의 군대: 용병들

마키아벨리는 좋은 법과 훌륭한 군대 가운데 어느 것이 중요한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좋은 법보다 훌륭한 군대가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 말에 우리는 상당히 당혹감을 느낀다. 민주적 법치주의에 익숙한 우리 상식에 반하는 그의 주장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마키아벨리에게 국가란 소유권이다. 한낱 비루한 출신도 획득할 수 있고 부모 덕분에 큰 국가를 물려받을 수도 있지만 상실할 수도 있는 것이 국가다. 그에게 국가란 유기체다. 국가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하나의 생명체와 다름없다. 국가의 창건자에게는 항상 좋은 군대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좋은 군대가 먼저이다.

 

용병과 원군은 쓸모없으며 위험합니다. 군주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부를 용병에게 맡기고 있다면, 그는 결코 안정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용병은 통일적이지 못하며, 야심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규율도 없고, 불충합니다. 용병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용감하지만 적군과 마주치면 겁쟁이가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용병은 신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군주에 대한 충성심도 없습니다. 용병이 당신을 공격하지 않은 시간만큼 당신의 파멸이 지연될 뿐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평화 시에는 용병에 의해 약탈당하며, 전쟁 시에는 당신의 적들에 의해 침탈당합니다.

 

용병들이 이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용병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용병은 전쟁터에서 당신을 위해 죽음을 불사할 만큼 충분치 못한 하찮은 보수 외에 자신의 목숨을 걸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용병에 대한 이와 같은 신랄한 비판은 플라톤이 국가에서 말한 전사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과 완전히 대립된다.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 수호 계급인 전사는 절제해야 하고 용감해야 하며 충성스러워야 한다고 말한다. 마키아벨리는 플라톤이 말하는 전사와 용병은 완전히 대립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점에서 그는 용병이 무익하다고 거듭 주장한다. 마키아벨리는 국가가 자국군으로 무장하면 몰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자국군은 통치자와 피치자 모두 서로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한다. 통치자가 부패하고 타락했다면 시민들이 기꺼이 군에 지원할 리도 만무하며, 징병에 의해 강제로 군인이 되었다고 해도 용감하게 싸울 리 없다.


군주의 역량
사람들, 그리고 특히 군주들이 칭찬받거나 비난받은 그러한 이유들

마키아벨리는 학자들 대부분이 윤리적 환상에 바탕을 두고 군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런 연구 방법 대신에 그는 윤리적 환상을 집어던지고 가혹한 현실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그는 이상과 환상으로서의 국가가 아닌 현실의 국가, 살려면 악을 행하기도 하고 선을 행해야만 하는 현실의 살아 있는 인간을 가정한다. 마키아벨리는 악덕을 아무 때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단서 조항을 달고 있다. 악덕은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어떤 군주도 모든 좋은 덕을 완전히 다 갖출 수도 없으며, 이런 좋은 덕들을 완전히 실천하는 것 역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군주는 아주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주는 자신에게서 군주의 지위를 박탈할지도 모를 그런 악덕을 행함으로써 나쁜 평판을 얻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군주가 노력해도 자신의 지위를 빼앗길 것 같다면 조금도 걱정하지 말고 그러한 악덕들을 행해야 합니다.

 

군주가 그러한 악덕들의 도움 없이는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악덕들 때문에 비난을 받더라도 걱정조차 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문제 전체를 주의 깊게 검토해볼 때, 군주가 미덕처럼 보이는 몇 가지 자질들을 실천한다면 군주는 이들 탓에 파멸하는 반면, 군주가 악덕처럼 보이는 다른 자질들을 실천한다면 군주는 그 덕분에 안전해지고 번영하기 때문입니다.

 

잔인함과 인자함: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나은가?

마키아벨리는 군주라면 잔인함을 현명하게 행사해도 좋다고 말한다. 폭력을 혐오하고 가능한 한 폭력을 배제하라는 우리의 상식과는 배치되는 말이다. 우리는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는가? 군주는 지나치게 친절해 업신여김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되고 무르다는 평을 받아서도 안 된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너무나 친절해서 두려움을 조장하지 못하면 군주로서의 자격이 없다. 그런 군주는 더욱 무자비하고 심각한 폭력을 불러와 진정한 자비심이 없는 군주로 전락한다.

 

정답은 공포의 대상과 사랑의 대상, 둘 다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둘 모두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군주는 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것을 인간 일반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며 변덕스러운 배은망덕자이자 위험은 회피하지만 이득에는 혈안이 되는 기회주의자입니다. 당신이 그들을 잘 대우하는 동안 그들 모두 당신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별로 필요가 없을 때는 그들은 당신에게 자신의 피, 자신의 재산, 자신의 목숨, 자신의 아이들마저 바치려 듭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꼭 필요한 때가 되면 그들은 등을 돌려버립니다.


사람이란 자신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자보다 사랑의 대상으로 만든 자를 해치는 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의무감의 사슬에 의해 유지되는데, 인간이란 본성상 사악하므로 자신에게 이익만 된다면 언제든지 이 사슬을 파괴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공포는 처벌의 두려움에 의해서 유지되는데, 이는 결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군주에게 신민과의 우정은 정신의 위대함이나 고귀함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군주가 신민과 우정을 지키고, 신민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힘이 있어야 한다. 우정을 깨뜨리는 자에게는 언제든지 복수할 것이라는 공포심을 조장하고, 사랑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자를 언제든지 제거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주라. 그러면 어느 누구에게도 군주와의 우정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현명한 군주는 사랑을 얻지 못한다면 증오를 피하면서 자신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군주가 증오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서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쉽기 때문입니다. 군주가 시민과 신민의 재산, 그리고 그들의 여자들을 삼가기만 하면 이는 언제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군주가 누군가의 생명을 거두어야 할 필요가 있으면, 적절한 이유와 명확한 재판에 근거해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아첨꾼들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는가

입발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별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진실을 말한다 해도 당신이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존경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신중한 군주라면 제3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방법이란 신중한 군주가 자신의 정부를 위해 현명한 자들을 선택하고, 그들에게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힘을 부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말하게 해서는 안 되고 군주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명한 군주는 그들에게 모든 것에 관해서 말하도록 요청하고 그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고서 현명한 군주는 그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직접 결정해야 합니다. 현명한 군주는 이러한 조언자들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됩니다. 또한 군주는 결정된 것은 따르고 그 방향을 확고하게 지켜야 합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인간의 일반적 속성인 자아도취와 자기기만 때문에 아첨에 잘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가장 좋은 군주는 조언을 들을 때는 팔랑귀인 듯이 듣고 행동할 때는 말뚝귀인 것처럼 처신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아첨에 무너지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첫째, 진실을 들을 땐 화내지 않고 진실을 말하지 않을 때 화를 낸다.
둘째, 소수에게만 조언을 듣는다. 조언자가 많고 군주가 심지가 굳지 않으면 팔랑귀가 된다.
셋째, 군주는 소수에게 묻고 귀 기울이되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


이탈리아 통일을 위한 제언
인간사에서 행운의 여신의 힘, 그리고 행운의 여신을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
마키아벨리는 기존의 가치관, 통념으로 유포되는 생각,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도덕관을 가차 없이 전복한다. ‘군주에게 인민이 중요하다, 법보다 군대가 더 중요하다, 도덕 정도는 무시해라’등은 표면적으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상식과 가치의 전복이다. 마키아벨리는 여기서도 상식에 다시 도전한다. ‘인간이 행운의 여신을 이겨낼 수 있는가?’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그의 답변이다. 그는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운명이 아니라 ‘자유의지’라고 선언한다.

 

저는 행운의 여신을 파괴적인 강들 중의 하나와 비교하고자 합니다. 파괴적인 강이 분노하면 평야를 호수로 바꾸고 나무와 건물들을 휩쓸어버리며, 거대한 흙을 이리저리로 쓸어가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은 범람하는 물을 보고 도망갑니다. 또한 모든 사람은 그 격류에 굴복하고 탁류를 어느 곳으로도 몰아낼 수 없게 됩니다. 사실이 그렇더라도 우리는 날씨가 좋을 때 사람들이 제방과 둑을 쌓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 됩니다. 제방이나 둑을 쌓아보십시오. 그러면 홍수가 나도 운하로 흘러가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격류라 할지라도 그렇게 흉포하지도 않고 손해를 끼치지 못하게 됩니다.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다음과 같은 것에 의존합니다. 즉, 사려 깊으며 인내하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의 경우, 시대와 상황이 그의 정책 방향과 일치해 순회한다면 그는 계속해서 성공합니다. 반면에 시대와 상황이 바뀐다면, 그는 실패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맞게 자신의 처신 방법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대 조건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 만큼 분별 있게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인간은 타고난 본성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떤 길을 선택해서 번성했던 자가 그 길을 떠날 마음을 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성공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마키아벨리는 시대에 맞춰 처신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시대에 맞는 리더십은 시대적 변화가 나타났을 때 그 변화에 긍정적으로 호응해야 한다. 아울러 그 시대에 필요한 것에 부응해야 하고, 시대의 흐름을 두고 경쟁하는 다른 자들에게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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