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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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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에 해녀가 산다

해운대 도심 속 어촌 마을 청사포 이야기 배은희 외 지음|최봉기 외 사진|빨간집|2017년 10월|221쪽|15,000원

청사포에 해녀가 산다

북집 bookzip ■ 책 소개 에코에코협동조합이 2016년 5월부터 약 4개월간 만나고 기록한 청사포 해녀들 이야기 제주출신이 아닌 자생적 육지해녀인 청사포 해녀들의 물질하는 이야기와 살아온 이야기를 채록하고 그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청사포 해녀만이 가진 이야기와 속성을 담아내고 있다. 청사포 해녀의 주요 물질 장소인 다릿돌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한 자료는 이 책이 거의 유일하다. 해녀들이 알려준 다릿돌의 이름을 표기하며 청사포 해녀와의 관계를 담았으며, 청사포 해녀도감에는 뒤에 이어질 해녀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한 물질 도구 명칭과 특징들을 일러스트로 담았다, 이 책에는 8명의 해녀와 해녀들을 배로 나르는 선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겨 있다. 바다와 평생을 함께 살아온 해녀들이 어떻게 물질을 하게 되었으며, 해녀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과 내부의 시선은 어떤지, 물질 방식과 바다 속은 풍경 등에 대한 해녀들의 일상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과 속내까지 솔직하게 풀어내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청사포 해녀의 기원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 저자 배은희 외 배은희는 이것저것 기록하는 사람이다. 사람, 문화, 예술, 장소, 지역을 기록하고 출판하는 기획팀인 ‘빨간집’의 대표이며, 잡지를 만들었던 경험을 기반으로 이것저것을 기록하고 있다. 최봉기는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인 목사이다. 어릴 때부터 청사포 바닷가에서 놀았으며 지금은 청사포 고개 너머에 살고 있다. 주민들과의 친화력이 강해 해녀들의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내는 능력을 발휘했다. ■ 차례 〈청사포 마을 가는 길〉 바다를 건너는 징검다리, 다릿돌 청사포 해녀도감 〈청사포에 해녀가 산다〉 달달달달 떨리고 심장이 톨돌돌돌 - 김수자 만족해놓고 생각을 해야지 - 김숙자 내 가고 싶으면 가고 놀고 싶으면 놀고 - 김업이 아이고 머할라고 숨 안 쉬고 벌이는 돈을 - 김화자 우리 세대에 몇 년 안 하면 물이 끝날 거야 - 김형숙 좀 허탈하지 그때는 저기까지 갔는데 - 이신자 이거 가지고 묵고살다가 죽어야 되겠다 - 정양순 야 우리는 돈 안주고 해수욕장 가고 - 정영자 해녀들이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이 - 한성호 〈물에 하러 가다〉 〈열길 물속 이야기〉 숟가락과 채, 마음에 꼭 드는 갈코리와 줄, 해녀의 능력 정영자 해녀 실종사건 정양순 해녀 공친 날 열 길 물속을 들어 가 보기나 했나 배은희 외 지음/최봉기 외 사진/빨간집/2017년 10월/221쪽/15,000원 바다를 건너는 징검다리, 다릿돌 청사포 바다와 송정 바다는 서로 이어져 있어서 자리싸움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릿돌’은 그 경계에 자리한 다툼의 중심이었다. 이 다릿돌의 돌미역 채취권을 놓고 1930년에 청사포와 송정이 법정 소송까지 갔다. 그때 승소해서 다릿돌은 청사포의 영역이 되었다. 청사포 바다 가운데에는 작은 등대가 있는데, 이 등대를 받치고 있는 바위가 ‘석우돌’이다. 그 옆의 바위를 ‘상좌’라고 부른다. ‘석우돌’과 ‘상좌’ 쪽은 물살이 세기 때문에 힘이 있는 젊은 해녀나 갈 수 있다. 또 그 너머는 물이 깊어서 숨이 길지 않으면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조금 떨어져서 ‘넙덕돌’이라 부르는 바위가 있다. 해녀들이 물질하다가 힘들면 올라가서 쉴만한 바위다. 그 밑으로 ‘거뭇섬(거뭇돌)’과 ‘안돌’이 있다. 다릿돌은 전복, 소라, 성게 등이 서식하는 바위섬이라 청사포 해녀들의 주요 물질 장소이며 물질의 첫시작점이기에 다릿돌을 빼놓고 청사포 해녀를 얘기할 수 없다. 1950년생 김수자 “달달달달 떨리고 심장이 톨돌돌돌 내 정신이 아이라 그 공포증이 안즉 있어” 동생인 김업이 해녀와 해안가에서 물질을 한다. 친정어머니와 세 자매가 모두 한마을에 산다. 젊었을 때는 깊은 바다로 나가 물질했지만, 어느 날 파도에 놀란 이후 한동안 물질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얕은 앞바다에 나가 물질한다. 처음 만난 날 “내 나(나이)가 여든 셋이다. 늙어 보이제?” 하고 농담을 던지셨다. 얼굴 가꾸어 볼 새 없이 살아온 삶을 별 일 아닌 듯 넘겨보려는 어머니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 어머니의 어머니도 해녀 하셨어요? 친정엄마도 했다. 젊었을 때 했으니까 몇십 년 안 했겠나. 내 처이 때도 했거든. 깍줌바리하고, 도박하고, 우뭇가사리 하고 그래 했다. 해녀 망아리 있제? 저래 안 작다. 코도 크고. 항그시 해놓고 다 못 가져오니까 바닷가 올라와 가지고 거서 망아리 밑을 풀어서 한 다라이 담아서 놓고, 또 나머지는 짜매서 지고 오고 그래했다. 망아리를 끌고 와 가지고 도로에 널어놓고, 또 한 망아리 지러 가는 기라. 비 오면 덮고, 비 안 오면 말리고 그래했다. 그때가 더 힘들었지. 그런 걸 하니까네. - 물질하기 전에 다른 일 해보신 적 있으세요? 아가씨 때 저 수영에 삼도물산 보세공장 한 삼 년 다녔다. 언니 결혼 할 때 나왔지. 엄마하고 집에 일을 하려면 내가 있어야 된다 아이가. 막내는 아직 어리고, 학교 다니고 하니. 그래서 엄마하고 내하고 농사짓고. 옛날에 하유~ 우리 언니도 있을 때 언니하고 내하고 일을 마이 했다. 산에서 나무해 가지고 집에 빼까리(더미) 이런 거 세 개 씩 딱 재가이고 해놓고. 우리 고생 마이 했다. 오빠도 없제, 남동생도 없제, 아무도 없으니까 엄마하고 우리들만, 여자들만 해야 되는 거라. - 본격적으로 물질하기 시작한 건 결혼하고 난 이후인가요? 결혼하기 전에 처녀 때도 했지. 나는 멀미를 그래 많이 한다. 다른 사람들은 약도 안 먹고 가는데 나는 바다만 가면 멀미약을 먹어야 돼. 물약을 한 병을 무야 해. 두 번째 가는 날은 반병, 고다음에는 이틀 삼일 달아 하면은 한 병 가지고 세 번을 노나 묵는 기라. 약 먹어도 바다 가면 멀미가 나와. 정신도 하나도 없고 머리도 띵~하이 미식미식하고. 데기 심하면 ‘내가 이 거 해 가지고 뭐 하겠노. 아이고야, 내 이거 안 할란다, 집에 갈란다. 내 죽어뿌면 뭐 하노,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 하다가도 쪼끔 괜찮으면 ‘아이고 내가 이걸 해야지, 이걸 해야 산다.’ 이래 하고 쪼끔 저기 하면 ‘아이고 내 이거 해가 머 하겠노, 내 죽는다 내 죽는다.’ 이라고. 그래그래 산다. (웃음) 내만 그렇다 내만. 멀미가 너무 심하다. - 처음 물질할 때부터 그러셨어요? 처음은 안 그랬어. 내가 옛날에는, 삼십 년 다 됐나, 다른 해녀들이 저 섬에 안 가더나, 배 타고. 내가 거기 다녔거든, 같이. 우찌 한번 파도에 놀랬는가 그거를 모르겠어. 우리는 석우돌에 빠져 가지고 물에 질하면서 상좌로 오는데, 상좌에 파도가 데기 치더라고. ‘와, 저 속에 드가면 안 되겠다, 죽겠다.’ 이래 싶어. 물발이, 조리(조류)가 세면 마음대로 안 가져. 아무리해도 떠내려가는 기라. 그 돌 위에 올라가면 죽는 기라, 그 파도에는. 그러다 한번 숨비(잠수) 턱~ 내려가 본 게, 거기에 깜짝 놀랬는 모양인 기라. 파도보고 겁을 먹어뿟는 거라. 물 밑에 해녀들이 삼발이, 닻 놓는 거 안 있드나? 그걸 못 빼겠드라고. 마 달달달달 떨리고, 심장이 톨돌돌돌 내 정신이 아이라. 안정이 안 되는 거라. 형숙이, 원철이 엄마라고 있다. “원철아, 원철아, 내 죽겠다. 내 닻 좀 빼라. 내 저 돌 우에 좀 올리주가.” 그라이께네 지 망 아리 놔놓고 왔대. 그래가 내 닻 빼 가지고 돌 위에 올리주드라꼬. 내가 거기 있으이까네 배는 안 오지, 혼자서 바다 보이 죽겠고, 마음이 안정이 안 돼. 나중에 배가 오는데 다른 사람들은 안 타고 내만 탔잖아. 그렇게 왔어. 그 길로 섬에서 물에를 얼추 한 삼십 년 가까이 못했지. 저기 진역 가면 정신신경과가 있다. 약을 무이 괜찮은 기라. 그래 그 약을 구 년 뭇다. 배운 게 해녀질 뿐이 더 있나. 섬에는 못가고, 여기 가에는 함 가보자 이래가. 인자 내가 깊은 데를 못 가는 거라. 그 공포증이 안즉 있어. - 살면서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돈 버는 재미지. 날 좋으면 바다 나가서 돈 벌제, 파도 치가 바다 못 가면 여 모여 놀제. 이게 제일 좋은 거지 뭐. 다른 게 뭐 있나. - 어릴 때 크면 뭐 해야지, 이런 거 없으셨어요? 아이고, 촌에 옛날에 그런 게 어디 있노. 처이 때도 ‘나는 물에 해묵고 산다.’ 이런 생각은 없었지. 딴 마을에 시집가뿌면 물에질이 어데 있노. 근데 그런 생각하고 딴 데 시집가면 가는 거고. 부모들이 보내주면 간다 이랬지 다른 건 없었다. - 어머니 집에 옛날 사진, 처녀 때 사진 있으세요? 내 처녀 때 사진 보면 탄복을 할 건데. (웃음) 내 처녀 때 사진이 없다. 옛날에 작은 집에 살 때 태풍이 와 가지고 집이 그때 파도에 한 번 쓸렸거든. 애들 학교 앨범하며 싹 다 떠내려 가뿠잖아. - 태풍이 바닷가에서는 참 큰일이네요. 옛날에는 진짜 걱정했다. 이제는 집이 안쪽에 있으니까, 태풍 오면 배만 신경 쓰면 된다. - 살면서 별일, 큰일이 없으신 거네요. 연애 해가 눈맞아 가지고 시집갔고, 그거밖에 없다. (웃음) 안 좋고 그런 것도 없고, 남보고 부럽다, 이런 것도 없고. 내 몸만 안 아프면 그기 제일 행복하다. 이 나이에는 그거 삐 없다. 부럽다해서 남의 돈 이 내 돈이 되나 안 되잖아, 그쟈? 1054년생 정영자 “야 우리는 돈 안주고 해수욕장 가고 얼마나 좋노?” 남편은 청사포 어촌계장이고, 아들 내외는 장어구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청사포 해녀 중 가장 젊은 해녀이며, 그만큼 수확량이 많다. 해녀 ‘세이’들 속에서 막내 노릇을 톡톡히 하다가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청사포 해녀들의 물건들을 모아 판매하는 역할도 한다. 남편과의 연애담과 젊은 시절 이야기에서 당찬 바닷가 처이의 모습이 선연히 보였다. - 젊었을 때 이야기해주세요. 나는 여기 스물세 살에 시집을 왔거든. 원래는 기장 공수마을에 살았어요. 해녀는 안 했어요. 어릴 때 여름에는 더우니까 목 감으면서 불가사리 이런 것도 잡고, 천초 이런 것도 뜯고, 쪼끔은 해봤는데 많이는 안 했어예. 직장을 갔는데 열일곱 살, 여덟 살쯤에 갔나? 여기 ‘삼양라면’이라고 라면 공장이 있었거든. 언니가 그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나도 거기 들어가게 됐는데, 라면 회사에 일반인들이 견학 오고 학교에서도 오니까 그쪽에는 이쁜 아가씨들만. 내가 그런 데에 들어갔지예. (웃음) 나는 에이(A)반이고 언니는 비(B)반이라. - 남편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우리 친구가 쌍둥이인데 그 집이 우리 아저씨 이모 집인 거라. 우리 아저씨가 할 일 없이 왔다 갔다 했어. 배도 탈라고. 잠수 있지 잠수, 머구리. 우리 시가집이 대대로 머구리 집안이라. 우리 시아버지도 머구리질을 하고 있었고, 우리 시숙들도 하고 했었고. 우리 아저씨도 자기 아버지 배 따라다니면서 배운 거라. 총각 때는 무기 만들고, 지도 그리는 병기창인가 그런 데에 다녔는가 봐요. 다니다가 군대를 가서 월남 갔다 와 가지고 별로 할 일이 없으니까, 이모집 왔다 갔다 하 면서 여기 친구들이랑 머구리 일을 배웠는가 봐. 그래 가지고 저 아가씨가 괜찮네, 어짜네 저짜네 이래 가지고 눈이 맞아 가지고. (웃음). - 물질을 처음 할 때부터 잘한다는 소리 들으셨어요? 아니, 그때는 꼴찌 했지. 저녁 되면 앙장구를 해녀들이 갖고 온다. 나는 오백 그람, 삼백 그람, 일 키로도 못해 가지고 달아주고, 집에 누워있으면 잘하는 사람들이 밤에 저거끼리 한 번 더 확인한다고 “나는 오늘 사 키로데이”, “삼 키로데이”. 그렇게 가면 나는 방에서 뭐 되겠노. 삼백 그람, 오백 그람 해다 놓고 말도 못하고, 우리 신랑이 다 듣고 있는데. 그래 ‘내일이면 가서 악착같이 해야 되겠다.’ 이 생각만 있는 거라. 그래도 내가 가 가지고 할라 하고, 숨이 길고 이렇다고 빨리 되는 게 아니라 요령을 알아야 돼. 요런 자리는 전복이 붙는다, 요런 자리는 가면 물건이 있겠다, 없겠다. 이런 걸 생각을 하고 찾아가야지, 그냥 아무 데나 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내 혼자 터득했지. - 해녀일 하면서 기억나는 일이 있나요? 배 스크류에 줄이 걸리면 해녀들이 들어가서 풀어줬거든. 우리가 물질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여기 있을 때 요청을 하는데 어느 날 정양순 할머니하고 둘이서 줄 풀러 간 거라. 저기 앞에 끄는 배 있지예. 뒤에 딸리가는 배가 있고, 그거를 ‘난찌’라고 하거든, 바지선. 그 난찌 배가 줄이 감겼는거라. 그 배가 등대 섬 옆에 붙은 거라 그래가 대표로 내랑 민지 할매, 정양순 씨하고 뽑혀 갔는 기라. - 정양순 어머니도 잘하시는 축에 속하셨네요? 잘했지, 엄청 잘했지. 내 에스오에스 청한 사람이 그 사람밖에 없다. “세이야, 내 닻 못 빼겠다.” 이라면 내려가 자기가 빼주고 이랬다. 지금은 디스크 수술해서 못하지. 제일 깊은데 들어가고, 제일 간이 크다니까. 최고 여기서 (엄지를 들며) 이기라니까. 싸움도 잘하고. (웃음) 지금도 고함지르면 벌벌 떤다. 그래 끌러 갔는데 같이 잠수하는 데 나는 도저히 무서워 가지고 ‘배 밑에 들어가면 스크류가 돌아가면 어떻게 하노.’ 배 밑으로 들어가야 되는 거라. 그러니 얼마나 무섭노. 나는 약간 공포증 이런 게 있거든, 폐쇄공포. 어둡고 좁고 그런데는 그래 무섭대. 자기는 막 잠수해 가지고 내려가가 막 이거 빼고 칼로 비는데 나는 무서워 가지고 같이 하는 척했지. 그래가 지금도 “드르븐 년, 니 년하고 같이 가서, 지는 기어올라 가뿌고 내 혼자 마 베낀다.”고 하믄서. (웃음) 그런 우스갯소리도 있고. - 해녀 하면서 이런 건 너무 좋다 하는 게 있어요? 여름에 너무 덥잖아요. 바다 가면 엄청 시원하거든요. 야, 우리는 돈 안 주고 해수욕장 가고 얼마나 좋노. 다른 사람들은 피서가면 돈 드는데 우리는 돈도 안 들고 얼마나 좋노. 추워서 떨리는데. 이라면서 웃고 하지. ** 정영자 해녀 실종사건 한번은 넙덕돌에서 하다가 내 혼자서 등대 있는 데까지 간 거라. 그 때는 철도 없었지. 남보다 못하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내 혼자 막 따고 있었는데, 사공이 태우러 왔는데 사람이 한 명 없어졌는 거라. 등대섬 너머에 있으니까 내가 안 보인 거라. 나는 정신없이 따고 있는 데 저거는 내를 못 찾아 가지고 돌아간 거라. “희영이 엄마가 없어졌다.” “바가치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그때 우리 신랑은 우리 아아들 델고 마산에 산낙지 먹으러 갔어. 소식도 모르고, 전화도 없으니까, 그때 삐삐는 있었을라나. 우리 시가 집은 발칵 뒤집힌 거라. 그래가 우리 시숙은 배 타고 나오고 우리 시 어마이는 내 죽었다고 수건 가지고 울고 댕기며 죽어도 육지로 흘러 나오라고 내를 부르면서. 그때 나는 한참 물질을 해 샀는데 배가 딱 온 거라. 그래서 나는 우리 태우러 온 밴가 싶어 가지고. (웃음) 그래 그 배인 줄 알고 탔는데, 우리 시숙이 딱 타고 있는 거라. “여서 뭐 하고 있는교! 동네가 지금 난리가 났구만.” 제일 나이 많은 해녀 할머니(김화자 해녀) 있지예? 그 할머니 아저씨가 우리를 싣고 갔는 거라. 내를 죽이 삤으니까 우리 살림 다 날라갔다고 그 할매도 울고 난리가 났는 거라. 그랬는데 살아오니까 그래도 반갑지. 나는 부끄럽지. 오니까 동네가 다 모여 있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한긋 따가지고 배에서 짊어지고 오니까 얼마나 미안노. 지금 같 면 ‘하이고, 미안해라.’ 이랄낀데 그때는 철이 없어 가지고 그걸 아나. 그냥 건들건들 집에 왔지. 그런 적도 있었다니까네. 그라이 이때까지 살았지. ** 열 길 물속을 들어 가 보기나 했나 청사포를 왔다 갔다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해운대에 산지도 오 년이 되었으니 바다를 보면 오늘 물질을 하실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알 수가 없다. 물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 바닷가에 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 바닷속이다. 해녀들에게 좋은 바다는 물살이 세지 않은 바다이다. 물살이 세면 몸을 가누는 것도 힘들지만, 물속이 뿌옇게 변해서 물건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방향이 일정한 물살이 좋다. 물질을 하다 보면 물살에 떠밀려 가게 되어 있어서 굳이 물살을 거슬러 가면서 일을 할 필요가 없다. 배를 타고 나가면 먼저 해류의 방향을 봐야 한다. 물결이 어떻게 이는지를 보면서 물살의 방향과 세기를 가늠한다. 생각보다 물살이 너무 세면 잠수를 하고 올라오는 데 훨씬 힘이 든다. 그런 조류와 싸우며 서너 시간을 바닷속에 있기는 너무 힘들다. 바닷가 사람들은 계절과 시간대를 보고 대충 어떤 방향으로 바람이 불지 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딱딱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조류마다 이름이 다 붙어 있다. 물질하는 배를 타고 가며 조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애물이 어떻고, 바위에는 물이 어떻게 되고…. 하지만 제대로 알아들은 것이 없다. 마치 조선 시대 사람이 되어 컴퓨터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멍하니 듣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막막함이라니. 하지만 그 복잡한 용어들을 통해 조류가 얼마나 변화무쌍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물속은 겉보기와 다른 흐름이 있다. 선장은 배 위에서도 물속을 다 보는 듯 이야기하지만, 직접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해녀들은 그 알 듯 모를 듯한 물속에 들어가 물살과 싸운다. 그게 뭔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온몸으로 물살과 싸워야 하는 해녀는 이러쿵저러쿵하는 물 밖 이야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도 물질할 때 위험을 느낄 때가 있냐는 질문에 “뭐, 위험할 끼 있나.”는 심드렁한 대답뿐이다. 사람 속을 아는 것만 힘든 일이랴. 열 길 물속을 아는 것도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스크럼의 힘

5가지 역량이 만드는 단단한 성장 배동철 지음|서울경제신문|2023년 3월|256쪽|17,000원

스크럼의 힘

북집 bookzip ■ 책 소개 “최고의 인재보다 최적의 인재가 돼라!” 스크럼이 만드는 유연하고 발 빠른 대응 좋은 회사와 좋은 직업은 누구나 꿈꾸지만 좋은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은 적다. 남들처럼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 간신히 직장을 잡고 나면 진짜 시합이 시작되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 시합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지식이나 시험점수가 아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관계와 자신이 강점을 가진 역량이 무엇인가에 달려있다. 그것이 바로 ‘스크럼’이다. 세상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그에 따라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화는 늘 위기이자 기회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도록 저자는 우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다. “앞으로 노동은 어떤 식으로 바뀔까?”, “우리는 어떤 능력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만 누구나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일의 방향이 잘못되면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하는 일의 방향을 점검하고 바꾸는 것이다. 일의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패가 갈린다. 원하는 일, 잘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 우리는 이 세 가지 일의 성격을 구분해야 하고, 이를 균형 있게 맞춰야 한다. 이 책은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을 도와주고 ‘목적, 목표, 비전’으로 연결되는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한다. ■ 저자 배동철 기업 글로벌 전략 컨설턴트. 대한민국 1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사)스타트업포럼 상임대표이며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공동소장, 인적성검사 및 공공기관 채용 대행 기업 엔잡얼라이언스의 회장이다. 또한 일본 HR·인크루팅 선도 기업 파소나그룹의 고문을 역임했고 한중일을 오가며 시대를 이끌어갈 창업가를 발굴하고 멘토링하고 있다. 미국 브릿지포트대학교(University of Bridgeport) 경영학과와 클라크대학교(Clark University)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배재대학교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2000년 당시 최연소 기업가로서 외화획득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2010년 〈재팬타임즈〉 선정 ‘아시아를 이끌 100인의 CEO’에 오르기도 했다. 저자는 지난 30년 동안 크고 작은 기업을 창업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얻은 귀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이 책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공저 《2020 부의 전쟁 in Asia》, 《2030년 부의 미래지도》는 한국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차례 추천의 글 1부_ 변화의 물결은 파도가 아니라 해일이다 ‘내가 왜 대학을 다니고 있지?’ 이것이 뉴 노멀입니다_ 40대 은퇴 시대 창직이 출발이다 정보가 변하고 있다 디지털 지구의 자전은 빠르다 머리 쓰는 일이 변화하고 있다 몸을 쓰는 일도 달라진다 마음을 쓰는 일도 달라진다 사물이 변하고 있다 2부_ 무엇을 바꿀 것인가 재미는 흥미를 이길 수 없고, 흥미는 의미를 이길 수 없다 제2, 제3의 커리어 일의 방향을 바꿔라 커리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 원하는 일 가치 있는 비전의 4가지 요소 원하는 일을 위한 선순환 구조 잘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 KRS 법칙 1:2:7 법칙 천칭의 법칙 일의 방점을 바꿔라 스크럼의 시대다 N잡러와 스크러머의 차이 N잡러의 일 스크러머의 일 3부_ 누구와 스크럼을 짤 것인가 인재 전쟁 시대, 정말 필요한 인재 Sensing, 위기와 기회를 감지하고 통찰하는 힘 센싱능력을 갖춘 사람 Connecting, 협업을 이끄는 힘 빅블러의 시대 외부의 협력을 끌어내는 힘 대가 없이 줄 수 있는 힘 평판의 힘 다양성의 힘 Remixing, 당연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힘 주목받는 리믹싱의 조건, MZ이즘 Uniting, 기술을 융합하는 힘 유니팅능력이 뛰어난 사람 Mapping, 전체를 시각화하는 힘 스크럼이 답이다 4부_ 어떻게 할 것인가 비정상이 정상인 시대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 기하급수적 변화의 의미 1단계: 수용하라, 미래와 부의 변화를 예언가인가, 예측가인가 부의 원천이 바뀌고 있다 개별 네트워크 조합이 만들어낸 BTS 테슬라는 네트워크 기업이다 2단계: 이해하라, 미래 산업구조를 5개의 인프라 레이어 5개의 응용 영역 해체하고 재구성하라 3단계: 만들어라, 스크럼 역량을 공유비전, 견고한 스크럼의 근간 4단계: 참여하라, 강력한 플랫폼에 잘 짜여진 스크럼이 잘나가는 기업을 만든다 저자의 말 참고자료 배동철 지음/서울경제신문/2023년 3월/256쪽/17,000원 변화의 물결은 파도가 아니라 해일이다 ‘내가 왜 대학을 다니고 있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대학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동안 사람들이 기를 쓰고 대학을 가려고 했던 이유는 자명합니다. 이런저런 개인적 상황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취업을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현재 대학생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나를 내세울 만한 내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어떤 스펙을 얼마나 쌓아야 내가 기업의 눈에 들까? 곧 사회로 나갈 텐데 얼마나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하지? 공부도 하고 스펙도 쌓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데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을 찾을 수 있을까? 온갖 걱정이 마음속 깊이 똬리를 틉니다. 늘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입니다. 최근 늘어난 청년 취업자 가운데 임시직 증가분은 전체의 70퍼센트에 달합니다. 청년 취업자 10명 중 7명은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자입니다. 대학 시절 그토록 ‘노오력’ 했지만 취업 시장은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도 이젠 포기한 모양입니다. 2021년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도 좋다’고 답했습니다.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이른바 ‘취포세대’입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심해졌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 청년 실업자는 41만 명을 넘었습니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6퍼센트를 상회합니다. 다시 말해 사회에서 일할 마음이 있는 청년 중 4분의 1이상이 실업자이거나, 너무 적은 시간만을 일해 추가 취업이 필요한 초단시간 취업자였다는 뜻입니다. 창직이 출발이다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단단한 개인이 되고, 단단한 팀을 찔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론에 앞서 앞으로 꼭 알아야 할 핵심 키워드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창직’입니다. 이 단어가 다소 생소한 분도 계실 겁니다. 창직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구직과 창직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기존에 있는 직업을 찾으면 구직이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면 창직입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창직을 ‘개인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현실화하여 경제적, 예술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냄으로써 창조적으로 일감과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자기 주도적으로 직업과 일자리를 개척하는 활동’으로 설명합니다. 한국창직협회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적성분야에서 재능과 능력에 맞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이나 직무를 발굴하여 노동시장에 보급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에를 들면 에코 라이프 디자이너, 미래 캐스터, 관점 디자이너, 푸듀케이터, 반려동물 상조 전문가, 업사이클러, 메시지 필름 제작자, 메타버스 건축가, 아바타 디자이너 등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독특한 이름의 직업이 그것입니다. 비즈니스 세계는 창직 친화적으로 진화 중이며, 이런 흐름을 만들어낸 심층적 힘은 ‘정보’ 와 ‘사람의 일’ 과 ‘사물’의 근본적 변화입니다. 이 심층원동력이 가공할 속도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이제 기존 관념을 바꿔야 할 시간입니다. 정보가 변하고 있다 정보란 ‘의미가 부여된 자극’입니다. 외부의 자극이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런데 지금 이 정보의 형태와 종류가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정보의 가장 큰 변화는 그 형태에 있습니다. 먼저, 정보가 조각조각 나뉘며 파편화하고 있습니다. 책이 디지털화되면서 책의 내용이 조각조각 나뉘어 인터넷에 떠돕니다. 지상파 뉴스가 꼭지별로 나뉘어 인터넷에 오릅니다. 예능 방송 하이라이트는 쪼개져 나옵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글자를 280자 단위로 쪼갰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영상을 10초로 나눴습니다. 유튜버들도 드라마 속 장면을 쪼개서 여러 밈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무의미한 정보가 의미 있는 정보로 변하고 있습니다. 먼저, 개인의 일상 정보입니다. 매일의 나의 행동 일거수일투족이 디지털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내가 야외 어느 곳을 돌아다녀도 곳곳에 설치된 CCTV가 나의 행동을 기록합니다. 하루에 우리가 CCTV에 찍히는 횟수는 얼마나 될까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루 평균 83.1회, 심지어 이동 중에는 9초에 한 번꼴로 노출된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정보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CCTV 정보는 범법자를 식별하고 추적합니다. 하지만 집도 더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공간이 아닙니다. 최근 집에도 홈 CCTV를 장만한 사람이 많으니 자는 시간까지 24시간 CCTV로 기록되는 세상입니다. 심지어 집에서 내가 가족들과 하는 말이나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까지 디지털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 감시자는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입니다. 정보는 이제 인간의 감각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기록합니다. 구글은 전 세계 도로 구석구석을 카메라가 달린 차량으로 누비며 세상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바닷속까지 디지털로 기록하고 있지요. 하늘 위에서는 저궤도 인공위성이 자동차의 위치, 항만 컨테이너 숫자, 유통업체 주차장 현황, 원유 저장 현황, 농작물 성장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합니다. 심지어 살아 숨 쉬는 사람의 신체 정보까지 디지털로 복제해 ‘아바타 환자’를 만드는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 손바닥 정맥 정보를 등록하면 공항에서 별도 등록 및 신분증 확인과정 없이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서비스도 탄생했습니다. 지금 땅 위에서, 하늘에서, 바다 밑에서 그리고 우리 몸속 구석구석에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많은 종류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정보가 디지털로 기록되면서 쪼개지고, 확산하며, 새롭게 탄생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바꿀 것인가 일의 방향을 바꿔라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시장에서 지속할 수 있고 확장이 가능한 커리어를 설계하려면 크게 3가지를 바꿔야 합니다. 일의 ‘방향’과 일의 ‘방점’ 그리고 일의 ‘방식’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먼저 내 일의 방향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아무리 안정적이고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 일이라도 일의 방향이 틀리면 머지않아 곤란한 상황에 부딪히게 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곧 인공지능이나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 일이라면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공개한 한국의 직업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나 장비로 대체될 상위 20가지 직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유판매원 - 보험인수심사원 - 통신기기 판매원 - 계기 검침원 및 가스 점검원 - 방송·통신·인터넷케이블 설치·수리원 - 타이어·고무제품 생산기계 조작원 - 총무 및 일반 사무원 - 금융자산운용가 - 은행 사무원(출납창구 제외) - 생산관리 사무원 이 중 보험인수심사원이나 금융자산운용가는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은행 사무원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이 직업군이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목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기존 직장을 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적인 소득원을 두고 두 번째, 세 번째, 심지어 네 번째 커리어까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일 바보 같은 조언이 바로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사표를 쓰고 새 일을 찾아라’입니다. 지금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다른 분야의 커리어 시스템을 차근차근 만들어야 합니다. KRS 법칙 안정적인 커리어 시스템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은 크게 3가지입니다. 지식(knowledge), 관계(Relationship), 그리고 영성(spirituality)과 관련된 일입니다. 먼저 지식을 얻기 위한 기본적인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고등교육을 받는 이유는 기본적인 공동체 생활을 원활하게 영위하기 위함입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는 세상의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쌓고 갱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반드시 해야만 할 일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가 관계입니다. 관계는 초연결 사회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나의 커리어는 크게 바뀝니다. 자신이 소심하고 낮을 가린다고 사람을 가려서 만나거나, 항상 만나던 사람들과만 관계를 맺는다면 커리어의 확장성은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때로는 만나기 싫거나, 만나기 힘든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과 관련이 된다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관계 맺기를 시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느슨한 관계가 기회로 바뀌기 이해서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세 번째인 영성입니다. 3가지 중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보강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성이란 차가운 음지보다는 따스한 양지, 딱딱함보다는 부드러움, 찌푸림보다는 미소, 태풍보다는 햇살, 먹구름보다는 뭉게구름과 같은 것입니다. 행복과 감사함이 샘솟는 마음의 원천이죠. 비즈니스에서 쓰는 다른 말로 대체하자면 ‘인성’ 또는 ‘양심’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이런 영성은 상대와 관계를 더욱 촘촘히 하고 높은 수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합니다. 초연결 사회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합니다. 신뢰는 상대를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 자주 바뀌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그 상대는 신뢰할 수 없습니다. 상대를 배제한 채 오로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 증거입니다. 영성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죠. 영성은 한마디로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요구하지 말고,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줄 수 있는 지능’입니다. 그래서 이 능력이 풍부한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고 항상 얼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또 영성이 충만한 사람은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므로 집중력이 높습니다. 높은 수준의 지식을 쌓는 데 그만큼 유리합니다. 누구와 스크럼을 짤 것인가 인재 전쟁 시대, 정말 필요한 인재 인재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를 붙잡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대세가 된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죠. 관련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 인재들을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XR 인력은 무려 1만 명 이상이고 애플, 구글도 수천 명에 이릅니다. 한국도 레이더망에 걸리긴 마찬가지여서 국내 기업에서 이들 빅테크 기업으로 영입된 인재들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심지어 빅테크 기업들은 대학원에서 연구 중인 학생까지 ‘입도선매’ 할 정도로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이 공통으로 붙잡고 유치하려고 경쟁하는 인재는 업무에 고도의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디지털 근로자’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근간이 정보통신 기술이고 초연결시대에 디지털 전환이 필연적인 까닭이지요. 문제는 디지털 전환이 필연적인 까닭이지요. 하지만 앞으로 기업에 필요한 인재는 전문 개발인력뿐 아니라 5가지 새로운 능력을 가진 인재입니다. - 변화를 꿰뚫어 시장의 기회와 위기를 감지하는 능력 - 기업 내부와 외부 자원을 연결하고 응집해 협업을 이뤄내는 능력 - 당연한 것을 낯설게 하는 능력 - 다양한 기술을 통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 일을 시각화해 공유하는 능력 나는 이 5가지 능력을 보유한 구성원들이 모인 조직을 ‘스크럼’이라고 부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이 이런 5가지 능력을 갖춘 인재가 아예 없거나, 한쪽에 치우쳐 있거나, 있어도 회사 전체부서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인재가 회사에 존재하는지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망한 산업 분야에서 개발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모여 있으면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위 역량 중 하나의 역량이라도 부족하다면 성공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집니다. 이 5가지 역량은 서로 상호보완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빅블러의 시대 지금은 ‘빅블러(Big Blur)’의 시대입니다. 블러란 사전적으로 흐릿해진다는 의미로 빅블러는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가 그의 저서 블러현상 : 연결 경제에서의 변화의 속도에서 사용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빅블러는 기존에 존재하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소위 ‘경계 파괴’입니다. 경계가 파괴됐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서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죠. 얼핏 긍정적 의미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움직이지 않으면 곧바로 나에게 위기가 들이닥친다는 의미가 됩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저 건너편에 있던 기업이 내 영역에 침범해오면 내 시장은 잠식당합니다. 대표적으로 카메라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에 잠식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핀테크, 인공지능, 드론 등 4차산업혁명의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빅블러 현상은 더욱 가속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연상케 합니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계는 다른 대형 유통업계가 아닌 쿠팡이나 11번가, G마켓 등과 같은 인터넷 쇼핑 업체에 시장을 잠식당하더니, 이들 업체마저 이젠 거대 포털 사이트에 시장을 순식간에 내주고 있습니다. 금융권도 전쟁터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우리는 은행을 통해서만 송금하지 않습니다.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핀테크 앱을 통해 세계 곳곳에 송금할 수 있죠. 소셜 네트워크 업체나 포털 업체가 금융권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습니다. 빅블러의 흐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2020년 신년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놀랍게도 “스타벅스가 경쟁 상대”라고 밝혔습니다. 스타벅스는 커피 전문점입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멤버십 시스템이 구축된 선불카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고객의 충전금을 받아두고 원하면 환불도 해줍니다. 고객의 40퍼센트는 스타벅스 앱을 이용해 결제합니다. 스타벅스는 앱에 예치된 금액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게에서는 미국에서만 약 12억 달러(약 1조 4,800억 원), 전 세계적으로는 20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가 넘는 예치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2018년 10월 스타벅스는 이미 아르헨티나 은행 방코갈리시아와 파트너를 맺고 인터넷 뱅킹이 아닌 실제 온라인 은행 지점을 오픈했습니다. 은행 이름도 ‘커피은행’입니다. 더 나아가 비트코인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하나의 앱으로 현지 통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며 스타벅스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자동차 시장도 거대한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려 지난 100여 년 동안 기존 내연기관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던 자동차 업계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되면서 최근 1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친환경화, 지능화, 서비스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격히 이동 중입니다. 그 선두주자는 기존 자동차 제조회사가 아닌 ICT 기업 테슬라입니다. 2022년 10월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900억 달러로 글로벌 ‘넘버 1’인데요. 놀랍게도 폭스바겐·토요타·닛산·현대차·제네럴모터스·포드·혼다·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글로벌 9대 자동차 제조업체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 흔히 예상치 못한 일이 자주 발생해 개인이나 기업이 의사결정 자체를 하기 힘든 상황을 불확실성이 크다고 이야기 합니다. 특히 구성요소가 증가하고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이 늘어날수록 변화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합니다. 사실 기하급수의 위력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인구론을 저술한 토머스 맬서스입니다. 그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느는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5년마다 인구가 2배 늘면 2세기 뒤 인구와 식량비율은 ‘256 대 9’가 되고, 3세기 뒤에는 ‘4,096 대 13’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물론 출산율 저하로 이런 파멸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인류 문명 발달과정을 봐도 기하급수적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농경시대는 6,00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아마 농경시대 사람들은 그 시대가 영원하리라 생각했겠죠. 그런데 1700년대 증기기관과 방적기가 발명되면서 농경사회가 산업과 도시로 전환되며 산업화 시대(1차산업혁명)가 새롭게 열렸습니다. 연이어 철강, 석유 및 전기 분야와 같은 산업과 모터, 전화, 전구, 축음기 및 내연기관 기술이 급격히 발달했습니다(2차산업혁명). 하지만 1970년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및 정보통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업화 시대는 200년 만에 끝을 맺습니다. 그리고 소위 정보화 시대(3차산업혁명)가 새롭게 열립니다. 홈페이지와 이메일이라는 것이 등장하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이 일상에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하면서 정보화 시대 50년이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금은 로봇공학, 인공지능, 나노 기술, 양자 프로그래밍, 생명공학,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및 자율주행 등 혁신적인 디지털 기수이 발달하는 후기정보시대 즉,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바로 지금이죠.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도 2030년 이후가 되면 초연결시대로 접어듭니다. 불과 10여 년 전후로 지금과는 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20년 만에 4차산업혁명 시대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1990년대 인터넷 사용인구는 3억 5,000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는 20억 명, 2014년에는 30억 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2023년에는 57억 명, 2030년경에는 전 세계 79억 명의 인구가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세계를 패닉에 빠뜨렸던 코로나19 역시 이런 기하급수적 변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기하급수적 변화를 통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을 물리학의 복잡계에서는 ‘거시적 창발 질서’라고 말합니다. 학술적으로 말하면 ‘열린 시스템을 구성하는 하부 구성요소들이 특정한 조건에서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입니다. 여기서 열린 시스템은 지금처럼 점점 모든 것이 연결돼 개방되는 세상을 말합니다. 연결되면 연결될수록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특정한 상황에서 긴밀히 상호작용을 할 때 급격한 변화를 만들며 새로운 질서를 창조합니다. 즉, 기하급수적 변화는 단순히 불확실성과 혼돈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근원이 됩니다. 새로운 질서가 창직자에게 유리한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의 문제만 남게 됩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보도 섀퍼 부의 레버리지

경제적 자유로 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 보도 섀퍼 지음|한윤진 옮김|비즈니스북스|2023년 2월|400쪽|17,500원

보도 섀퍼 부의 레버리지

북집 bookzip ■ 책 소개 26살에 파산하고 30살에 백만장자가 된 보도 섀퍼가 직접 깨닫고 경험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부의 축적의 길! 지금보다 돈을 더 벌고 싶은가? 그 시작은 지금 내가 있는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다! 당신은 왜 돈에 쫓기며 살고 있는가? 당신은 어느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가? 당신이 한 번 일해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일회성인가, 다회성인가? 당신의 소득원은 단 하나뿐인가? 당신의 자산은 얼마만큼의 이자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지금보다 돈을 2배 이상 번다면 당신의 삶은 무엇부터 바뀔 것인가? 이 질문들에 바로 답하지 못했다면 저자는 그것이 바로 당신이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책의 맨 앞에 나의 현 소득 상태를 파악하는 28가지 체크리스트가 담겨 있다. 이 28가지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돈을 더 벌기 위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직접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해 밝혀낸 부의 축적 공식을 토대로 실제 강연과 다양한 컨설팅 사례들을 통해 누구에게나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조언이 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냈다. ‘돈을 버는 5가지 분야’, ‘돈에 관한 사고방식을 점검하는 법’, ‘달라진 시대에 돈을 버는 12가지 규칙’, ‘5가지 분야에서 고소득을 이루는 방법’ 등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서든 “나는 어떻게 해야 더 빨리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이 한 권을 통해 찾도록 돕는다. 20년 넘게 저자의 대표작이자 스테디셀러로 읽혀온 ‘보도 섀퍼 부의 레버리지’는 지금 읽어야 더욱 실천적이고 살아 있는 경제적 자유를 향한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은 3년 안에 매월 얼마를 벌고 싶은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당신이 원하는 그 돈은 당신의 현실이 되어 있을 것이다! ■ 저자 보도 섀퍼 저자 보도 섀퍼는 독일 최고의 금융전문가에서 세계적인 머니 코치이자 강연가로 25년 넘게 활동하며 수천만 명의 삶을 바꿨다. 대학 졸업 후 능력을 인정받고 경력을 쌓으며 꽤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했지만 ‘돈은 나쁜 것이다’, ‘돈은 사람을 망친다’ 등 어렸을 때부터 가져온 돈에 대한 파괴적 신념으로 26세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파산하게 된다. 이때 부의 원칙을 가르쳐준 멘토를 만나게 되고 돈이 불어나는 원리를 깨우쳐 4년 후 30세에 가진 돈의 이자만으로 평생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게 된다. 그는 단순히 경제적 자유를 이룬 데 멈추지 않고 돈과 성공, 행복의 문제를 꾸준히 연구했다. 그리고 돈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는 데 있어 데일 카네기, 세네카, 토니 로빈스, 로버트 기요사키, 디팩 초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전설적인 멘토들이 말해온 나와 세상, 사물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사람은 누구나 부를 쌓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자신이 직접 깨닫고 경험한 부의 축적 원리를 정리해 강연과 집필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그의 강연과 세미나는 유럽 전역에서 화제를 불러모으며 경제적 자유에 대한 돌풍을 일으켰고, 20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온 이 책에는 그가 단 4년 만에 어떻게 압도적 부를 이루고 완전한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됐는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과 마인드가 담겨 있다. 또 저자가 직접 만들어 제안하는 자산을 증식시키는 공식도 소개된다. 현재 직업으로 얼마를 벌고 있는지, 어떤 경제적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이를 이루기 위해 일과 돈, 인생을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그 답을 찾도록 12가지 부의 원칙과 수입을 불리는 15가지 계명 등을 전한다.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저자가 그동안 더욱 발전시켜온 돈을 버는 기술적인 조언과 진정한 성공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더했다. 저서로는 ‘보도 섀퍼의 돈’,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멘탈의 연금술’,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등이 있다. ■ 역자 한윤진 역자 한윤진은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코스톨라니의 투자노트’,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자기 회복력’ 등이 있다. ■ 차례 한국어판 서문_ 당신만의 부와 성공의 레버리지를 찾길 바라며 들어가며_ 나는 이제 돈을 더 벌기로 했다 체크리스트_ 지금 나의 소득은 어떤 상태인가 제1부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는가 제1장 부와 성공이라는 게임 제2장 지금까지 배운 돈에 관한 생각을 점검하라 제3장 돈을 버는 규칙은 어떻게 달라졌나 제4장 직장인으로 살 것인가, 투자자로 살 것인가 제5장 인생에서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제2부 부의 레버리지로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라 제6장 그냥 일하지 말고 즐길 수 있는 것을 하라 제7장 직장인, 이렇게 돈을 더 벌어보자 제8장 투자자, 스스로 황금알을 낳아라 제9장 전문가, 최소 시간 최대 효율로 벌어라 제10장 기업가, 위험을 감수한 만큼 큰돈을 벌어라 제11장 돈을 더 벌고 싶다면 나누는 법도 알아야 한다 제12장 돈으로 시간을 살 때 경제적 자유가 시작된다 감사의 글 부록 보도 섀퍼 지음/한윤진 옮김/비즈니스북스/2023년 2월/400쪽/17,500원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부와 성공이라는 게임 돈을 버는 5가지 방법 보다시피 별은 둘로 나뉜다. 별의 오른쪽에는 두 가지 소득 분야, 왼쪽에는 세 가지 소득 분야가 위치한다. 나는 여기서 두 가지 사항을 설명하고자 한다.

웰씽킹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켈리 최 지음|다산북스|2021년 11월|316쪽|16,000원

웰씽킹

북집 ■ 책 소개 “결핍의 생각에서 풍요의 생각으로, 부의 흐름을 완전히 전환하라!” 이 책 『웰씽킹』은 부를 창조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의 뿌리를 이해하고 체득하기 위해 ‘풍요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풍요의 생각은 결핍의 생각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풍요의 생각이나 결핍의 생각이나 모두 에너지이지만, 그 방향성은 정반대다. 결핍의 생각은 과거에 잡혀 있다. 풍요의 생각은 현재와 미래로 향한다. 그래서 결핍의 생각은 당신의 인생을 제한하고 당신을 벽에 가둔다. 풍요의 생각은 인생의 지평을 넓히고 당신의 벽을 부순다. 당신의 인생을 제한하는 벽은 세상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믿음, 나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생기는 고정관념이다. 부자들은 이 세 가지 벽을 부순 멘탈의 소유자들이다. 당신도 이 세 가지 벽을 부순다면 풍요로운 삶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켈리 최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 창립자 및 회장 시골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먹고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상경하여 소녀공이 되었다. 그때 나이가 열여섯 살이었다. 낮엔 봉제공장으로, 밤엔 야간 고등학교로 눈코 뜰 새 없이 주경야독하며 꿈을 향해 전진했다. 그 결과 30대에 성공 가도에 올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은 건 10억이라는 빚뿐이었다. 죽을 만큼 열심히 살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자신의 인생을 보며 죽음까지도 생각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큰 부를 이룬 부자들의 습관과 생각을 체득하기 위해 1000여 명의 대성한 사람들을 연구하고 몸소 실천했다. 그 덕분에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 연매출 6,000억 원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룬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KellyDeli)를 일궈냈다. 부자들의 성공 방법을 삶 전반에 적용하여 인생을 역전시킨 것이다. 이후 자신이 산 증인이 된 경영 노하우와 부자의 마인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웰씽킹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모든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선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평생의 사명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공헌하는 삶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켈리 최는 성장, 도전, 상생이라는 공생의 철학으로 오늘도 많은 이에게 희망의 불씨를 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2021)가 있다.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내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깨달았다!” 제1부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 그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여전히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다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는 없다 세 가지를 결단하다 1000명의 사람을 스승으로 삼다 한 단계 성장을 위한 마중물 같은 것 100일만 실천해도 누구나 알게 된다 돈과 공헌 그리고 인격까지 완성될 때 “대신 돈은 오픈하고 벌어서 갚으세요.” 1년에 걸쳐 대서양을 횡단했다 부자에 대한 르상티망이 있는가 당신은 이미 성공의 불씨를 얻었다 그 모든 비밀은 웰씽킹에 있다 제2부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 부를 위한 초석, 생각의 뿌리 1 부를 위한 초석, 생각의 뿌리 2 부를 위한 초석, 생각의 뿌리 3 웰씽킹의 정수는 시각화다 웰씽킹의 여섯 가지 시각화 방법 “그럼요, 아주 중요합니다!” 내가 만난 부자들은 확언의 대가였다 그러니 선언하고 또 선언하라 부모로서 떳떳한 마음을 갖고 싶은가 여성들을 위한 멘토가 되고 싶다 인생의 수레바퀴를 균형 있게 디자인하라 내가 센강에서 한번 죽었듯이 나는 그때 동행의 아름다움을 배웠다 에필로그 “공헌하는 자가 곧 웰씽커다!” 켈리 최 지음/다산북스/2021년 11월/316쪽/16,000원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 그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성실업, 나의 첫 직장. 그곳은 열여섯이었던 나의 일터였고 집이었다. 전북 정읍에서 버스를 타고 저녁 무렵 서울 답십리에 도착했다. 중학교를 갓 졸업한 소녀들이 버스에서 우르르 내렸다. 내일부터 ‘공순이’로 불리게 될 이 소녀들은 누군가의 안내를 받고 낯선 건물로 발길을 옮겼다. 한 층 전체가 기숙사였던 건물에는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10여 개의 방이 있었다. 한 방에 3층짜리 철제 침상이 12개씩 있었다. 캡슐처럼 생긴 작은 방에 서른여섯 명의 소녀들이 모두 들어오자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해졌다. 당연히 기본적인 생필품은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불은 물론 세면도구도 각자 준비해야 했다. 난방이 되긴 했지만 12월의 싸늘한 냉기를 이불 없이 이겨내기란 쉽지 않았다. 한성실업은 돈을 벌려고 선택한 회사가 아니었다. 나처럼 가난한지만 학업을 이어가고 싶은 소녀들을 야간학교에 보내준다는 명목으로 운영되는 회사이기도 해서 잔업이 없었다. 공장일은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끝났다. 학교는 오후 6시에 시작했다. 1시간이나 여유 있는 것 같지만 공장에서 학교까지 30분 남짓 걸렸다. 게다가 천을 만지는 일이라 일이 끝나면 머리며 옷이며 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아서, 옷을 털고 씻는 일부터 가방을 챙기고 간단히 저녁까지 먹으려면 모든 일을 20분 내에 끝내야 했다. 이듬해 늦가을이었다. 여느 때처럼 공장 앞에는 우리를 학교로 실어 나를 버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날 나는 웬일로 일찍 버스에 탔다. 창밖에선 나랑 가장 친한 친구 영숙(가명)이가 손에 무언가를 든 채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손에 들린 건 보나마나 백설기 빵과 우유였을 것이다. 그날은 일이 좀 늦게 끝났거나 씻는 데 줄이 길어서 저녁을 먹지 못한 모양이었다. 숨을 헐떡이며 버스에 올라탄 영숙이는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내게 눈인사를 하고는 뒤쪽으로 얼른 걸음을 옮겼다. 그날, 어린 여공 영숙이는 버스에서 내리지 못했다. 버스가 학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다. 백설기 빵을 급히 먹다 그만 빵 덩어리가 기도를 막은 게 이유였다. 요즘 같으면 뒤쪽에서 끌어안아 횡경막을 자극시켜 이물질이 튀어나오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만, 그때는 아무도 그런 지식을 알지 못했다. 버스 뒤쪽이 웅성웅성하더니 친구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가정 형편이 다 고만고만했는데 영숙이의 집은 유독 어려웠다. 우리 중에서 공부도 제일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밥 먹을 시간도 없어 꾸역꾸역, 버스 안에서 밀어 넣은 백설기 빵이 그런 친구의 목숨을 앗아갔다. 하고 싶었던 게 많았던 그 소녀는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자기가 죽어간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날 학교는 온통 울음바다였다.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지만 공장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했다. 자동화시스템이라 내가 정신을 놓으면 다른 친구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어떻게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소녀 노동자들은 슬퍼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게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그녀가 죽은 뒤 깊은 잠에 들 수 없었다. 여느 날처럼 새벽까지 잠자리에서 계속 뒤척이는데 기숙사 옆 교회에서 종이 울렸다. 홀린 듯 일어나 교회로 갔다. 알지도 못하는 찬송가를 우물우물 따라 부르는데 느닷없이 눈물이 솟구쳐 멈추지 않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왜 시험에 들게 하는가. 가엾은 여자애들을 왜 이렇게 고생시키나. 고통에 점점 지쳐갈 때 내 마음이 고요해졌다. 그 순간 ‘이곳을 떠나야 한다!’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솟아올랐다. 이유는 자명했다. 나는 이렇게 살려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아쉬움만 남기고 일찍 떠난 내 친구 영숙이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공장을 떠나는 날 나는 영숙이를 가슴에 묻고, 그녀의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1000명의 사람을 스승으로 삼다 성공으로 가는 길에 올라타는 건 매우 간단한 일이다. 문제는 지속과 해결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포기의 욕망과 결정적인 순간에 일어나는 각종 사고를 통제할 수 없다면 우리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이게 멘토와 롤모델, 더 나아가서 그 분야 전문가의 코칭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목표를 세우는 단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명망이 높다는 이유로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 버는 방법을 자문하거나, 아직 돈 버는 방법을 습득하지 못한 가족이나 친구, 선배에게 인생을 상담한다. 심각하게는 내 돈을 앗아가려는 자들에게 투자한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길을 막는 방해꾼은 오히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내 부모, 형제 친구다. 사업을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사업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게 맞을까? 리더도 아닌 사람에게 리더가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당신이 선택한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다면 그 분야 최고의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 ‘그들은 너무나 바쁘고 만날 수 없어요.’, ‘만난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친분을 쌓을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 공감한다. 하지만 직접 만나지 않고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책에서 스승을 찾아라 당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읽어라. 읽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되고 아예 그 방법을 먹어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명을 유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당신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이 방식으로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스승의 행적을 팔로우하라 그들의 공개 강연이나 기사, 각종 인터뷰와 SNS콘텐츠 내용을 모아 스크랩북을 만들고 공부하라. 나는 내가 닮고 싶은 구루가 생기면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의 강연을 듣고 또 듣는다. 이 방법은 워런 버핏, 토니 로빈스 같은 성공의 대가들도 사용하는 방법이다. 스승처럼 생각하는 연습을 하라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롤모델이라면 어떻게 행동하고 결정했을지 상상하는 게 중요하다. 롤모델에 대해 충분히 공부가 된 상태라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스승이 정말로 필요한 이유는 지속할 힘을 얻고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다. 목표 달성도 결국 지속과 해결이 관건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 문제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완주는 가능하다. 단, 혼자서는 외롭고 지난 한 길이 될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 곁에는 늘 훌륭한 스승이 있다. 그 모든 비밀은 웰씽킹에 있다 부도 일종의 패턴이다. 쉽게 말하면 돈을 버는 방식도 일종의 반복과 숙달이기 때문에 그 방법만 알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누구는 부자로 살아가고 누구는 빈자로 살아가는 건가요?’ 부를 이루는 패턴이 있음에도 부자와 빈자로 나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부를 얻으려는 태도다. 부자는 부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수용하고자 한다. 좋은 일이 있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쁜 일이 있으면 곧바로 자신의 태도를 고친다. 무엇보다 거저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확천금의 요행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돈이 따라붙질 않는다. 따라붙더라도 금세 도망가기 마련이다. 부를 얻기 위한 태도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돈은 그런 사람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돈도 누울 자리 설 자리를 알기에 자기가 온당히 쓰여야 할 자리를 찾아간다. 자신의 쓰임을 올바르게 할 사람에게 기꺼이 자기를 내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부자가 되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믿는다. 웰씽킹을 실천할 당신의 목적이 단순히 돈만 있는 사람이어선 안 된다. 당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속 성장하는 행복한 부자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자신이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내면의 밑바닥에 있는 공허함을 채우지 못하면 부자가 되어도 행복할 수 없다. 돈을 벌고 싶은 이유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1000명 이상의 자수성가한 부자를 연구하고,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성장이 멈추면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돈도 있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마라. 무엇보다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공헌해야 오랫동안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 부의 습관을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강한 멘탈이다. 부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뜨거운 의지가 있다면, 그 의지를 지속시킬 멘탈도 반드시 필요하다. 멘탈은 결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멘탈은 삶에 주어진 미션들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강화시키는 것이다. 다음은 내가 웰씽킹을 통해 멘탈을 강화시키려고 적용했던 생각 습관들이다. 탓하기를 멈추고 내 목표에 집중하라 탓하려거든 남보다 내 탓을 하라. 간혼 내 탓을 하라는 의미를 잘못 이해해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내 탓이란 질책이나 꾸지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이미 일어난 실패와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는 걸 말한다. 강한 멘탈의 소유자처럼 보이는 부자들도 당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신처럼 후회하고 좌절한다. 하지만 그들은 당신보다 조금 빠르게 회복한다. 실패에 초점을 두지 않고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사람은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고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점차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듯이 실패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어제의 나는 실패한 사람일지 몰라도 오늘의 나는 실패했던 사람일 뿐이다. ‘실패한 나’, ‘실패했던 나’를 ‘실패도 해봤던 나’로 바꿔야 한다. 결핍의 사고를 풍요롭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웰씽킹이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빠르게 회복하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내려놓는다.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금의 나와 환경을 개선하는 데 몰입한다. 통제력이란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하기 위해 아주 조금씩 나아가는 힘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판도를 여는 힘이다. 만약 잘 되는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나의 마음가짐이 올바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 부를 위한 초석, 생각의 뿌리 1 겨우내 살을 에는 칼바람을 이겨내고 결국 피어나는 꽃과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야말로 생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아주 작은 결핍에도 무너지는 인간에 비하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순간에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다면 그 자체로 경이로운 존재가 된다. 물론 핵심은 무엇을 심었느냐다. 그렇다. 그래서 심는 것이 먼저인 것이다. 당신의 현재 상황은, 그간 당신이 삶의 중심에 무엇을 심었으며 또 그것을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지를 잘 나타낸다. 꿈을 이룬다는 건 사과나무에 비유하면 풍성한 사과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일이다. 과즙이 풍부하고 빛깔이 좋은 사과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지치기를 해줘야 한다. 그러나 가지치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뿌리를 내리는 일이다. 강한 뿌리가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부를 창조하는 진짜 필요한 가치를 삶에 뿌리내려야 한다. 나는 이것을 ‘부를 끌어당기는 일곱 가지 생각의 뿌리’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사람이 습관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을 만드는 건 습관이다. 고로 당신이 진정 부를 이루고 싶다면 그에 맞는 습관의 뿌리를 내려야 한다. 첫 번째 뿌리, 핵심가치 핵심가치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의사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자신의 핵심가치를 발견하면 목표에 도달할 시간과 열정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으며 남은 시간과 열정으로 또 다른 목표를 이룰 수도 있다. 핵심가치가 없이 설정한 목표는 작심삼일로 끝나거나 중도 포기할 수도 있고 흐지부지되기도 한다. 포기로 인한 심리적 박탈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핵심가치를 세우라는 말은 다른 가치들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핵심가치는 중요한 순간에 빠른 결정과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지표다.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면 더 생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핵심가치를 깨달은 후에 해야 할 일은 목표와 꿈을 설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 뿌리, 결단력 나는 사람들에게 ‘기적은 행동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늘 조언한다. 지금 당장 결단하라. 나를 괴롭게 하고 아프게 만드는 문제점이 아니라, 그 해결책에 집중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결단해야 한다. 그리고 결단했다면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하라. 목표 성취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진정한 결단을 내리는 일이다. 어떻게 할 것인지,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크게 대성한 사람들은 가치체계가 확실하고 인생의 목표가 명확했다. 그래서 일단 결단하면 행동으로 옮겼다. 결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일종의 행동임을 명심하라. 혹시 결단보다는 고민에 빠져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는가? 오늘은 과거에 당신이 내린 결단의 결과다. 만족하는가? 당신이 지금 어떤 상황이든 결단하지 않는다면 미래도 지금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를 원한다면? 그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작은 것부터 결단을 내리는 습관을 가지면 된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결단했다면, 유연한 태도로 선택의 폭을 넓혀가며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결과이지 매 순간의 과정을 그대로 이루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첫 사업 실패 후 취직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처럼 무능한 인재를 쓰겠다는 회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사업을 하기로 결단했다. 아무도 나를 고용하지 않겠다면 내가 나를 고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본에서의 경험과 한국인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삼각김밥을 새로운 사업의 아이템으로 결정했다. 지금의 켈리델리는 초밥 도시락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결단을 내렸다고 자기 자신을 너무 혹사시킬 필요는 없다. 항상 다음을 대비하여 자신의 상황과 상태를 고려하면서 유연성 있는 태도로 나아가야 한다. 최종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궤도의 수정은 필수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를 위한 초석, 생각의 뿌리 2 세 번째 뿌리, 선언 아무리 확고한 결단도 머릿속에만 있다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선언하라. 선언은 탈선하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또 여러 갈래로 나뉜 길에서 한눈을 팔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작업이다. 많은 사람에게 선언하면 무조건 할 수밖에 없는 길로 들어선다. 네 번째 뿌리, 믿음 모든 성공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사랑해야 문제의 해법이 보인다. 나를 사랑하는 일의 핵심은 ‘없음’보다 ‘있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뿌리, 신념 믿음이 의식 속에 있는 것이라면, 신념은 무의식 속에 존재한다. 의식 속에 있는 것은 상황에 따라 변하지만 무의식 속에 있는 것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 의식 속의 믿음은 당신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무의식 속의 신념은 당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현하며 이후 자취를 감춘다. 부를 위한 초석, 생각의 뿌리 3 여섯 번째 뿌리, 확신 강한 확신은 여섯 번째 뿌리인 곧은 신념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확신할 수 없다면 신념의 상태를 다시 점검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처음부터 바꾸기 어려운 것과 씨름하지 마라. 삶에 방해가 되는 작은 습관을 고쳐 성공의 달콤함을 맛보는 게 중요하다. 할 수 있다는 기운의 충만함을 느껴보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작은 습관을 고치며 성공의 깊은 여운을 느끼는 걸 반복하다 보면, 강한 신념이 잠재의식에 자리하게 된다. 일곱 번째 뿌리, 질문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진짜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한다.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제가 원하는 새로운 일을 찾고 싶어요”라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꿈인 사람은 많지 않다.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게 중요하다. 꿈은 다른 곳에 있다 하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꿈을 향해 도약할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단 한 번도 한 가지 일에 온전히 미쳐본 적도 없고, 뼈가 으스러지도록 정성을 다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부자가 되겠는가?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지음 |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 232쪽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북집 ■ 책 소개 ‘작품’에서 ‘콘텐츠’로, 빨리 감기와 건너뛰기, 몰아보기 2021년 일본에서 한 칼럼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DVD 잡지 편집장을 거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나다 도요시는 “왜 요즘 세대는 영화나 영상을 빨리 감기로 재생하면서 보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하여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출현이 시사하는 무서운 미래」라는 칼럼을 세상에 내놓았다. 반응은 대단했다. 명쾌한 지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왜 시청 방식을 강요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모두가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불편함이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이나다 도요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와 각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원고를 집필했고, 이 책은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특히 20대 이하의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현상을 ‘보통’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빨리 감기’로 대표되는 ‘콘텐츠 소비 문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사회와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영상 콘텐츠 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과 우리 사회의 전반적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으로 놀라운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이나다 도요시 1974년에 아이치현에서 출생한 라이터, 칼럼니스트, 편집자. 요코하마 국립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영화배급사 가가 커뮤니케이션(현 가가)에 입사했다. 그 후, 키네마 순보사에서 DVD 잡지의 편집장, 출판 편집자를 거쳐, 2013년에 독립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 비즈니스에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출현이 시사하는 무서운 미래」라는 칼럼을 기고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후 아오야마 가쿠인대학에서 2~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학생들의 콘텐츠 시청 습관을 조사하였고, 학생 중 87.6퍼센트가 ‘빨리 감기’ 시청 경험이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앞서 기고한 칼럼에 콘텐츠 제작자, Z세대 마케터 등 각계 인터뷰와 설문조사 내용을 덧붙여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을 내놓았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라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 같은 주제를 다루는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서 해당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세일러문 세대의 사회론』, 『우리의 이혼』 등이 있다. ■ 역자 황미숙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들이 계기가 되어 시작한 일본어로 먹고 사는 통번역사. 늘 새롭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고, 항상 설레는 인생을 꿈꾼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일본어과 석사 취득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성공 비즈니스, 이제는 뇌과학이다』, 『광고하지 마라』, 『CEO 켄지』, 『진작 이렇게 말할걸』,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평생내공 첫 3년에 결정된다』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 작품에서 콘텐츠로 넷플릭스에 추가된 1.5배속 기능 영화와 드라마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20대만 빨리 감기를 할까?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다 시간에서도 ‘가성비’를 따진다 작품과 콘텐츠, 감상과 소비 패스트푸드처럼 ‘배만 채우는’ 콘텐츠 꼭 모든 것을 대사로 설명해야 할까? ‘건너뛴 10초’ 속에 있는 것들 속독이나 초역과는 무엇이 다른가 제1장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감상에서 소비로 처음과 끝만 알면 된다?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재미가 없는데도 보는 이유 일상적인 대화는 재미가 없다 색다른 시청 방법이라는 생각은 안 해 콘텐츠 감상에도 예습이 필요하다 드라마 ‘한 회 통째로’ 건너뛰기 ‘스포’당하고 싶어 패스트무비가 유행하는 이유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브라우저 탭을 10개나 열어두는 이유 ‘감상 모드’와 ‘정보 수집 모드’ ‘보고 싶다’가 아닌 ‘알고 싶다’ 작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 “한 번 더 보면 되잖아”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든 제작자의 의도 보조 줄거리는 없어도 된다? 제2장 대사로 전부 설명해주길 바라는 사람들 모두에게 친절한 세계관 대사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속마음도 있다 제작사가 쉬운 영화를 원하는 이유 ‘이해하기 쉬운 것’이 환영받는다 더 짧고, 더 구체적으로 시청자에게 외면받는 영상의 특징 작품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이런 것도 평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재미있다고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애니메이션에 설명이 많아지는 이유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면 대사가 필요 없는 시나리오의 기술 원작이 있으면 작가가 괴로운 이유 왜 TV는 자막을 버리지 못하는가 이해가 안 되면 재미도 못 느끼는 이유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오픈 월드화’하는 각본 제3장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개성이라는 족쇄 공감을 강요당하는 사회 광고보다 친구를 더 신뢰한다 대화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유행할 때 영상을 봐둬야 한다 빨리 감기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개성이 있다, 고로 존재한다 개성적인, 너무나 개성적인 남들과 다르고 싶은 Z세대의 뿌리 깊은 욕구 다수에 속하지 못한다는 불안 ‘덕질’ 하나쯤은 필수 지금은 ‘덕후’의 시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금세 발견하게 되는 지옥 ‘정답’이 아니면 두드려 맞는 세상 “제너럴리스트의 시대는 이제 끝났어요”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기분’을 예측하고 싶다 예고편은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이 필수 Z세대의 스포일러 소비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진로 교육 늘 ‘옆 사람을 보는’ 세대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은 사회 어느 때보다 시간과 돈이 없는 요즘 대학생 제4장 좋아하는 것을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상쾌해야’ 찾는다 멋대로 하려는 시청자들 불쾌함을 견디지 못한다 평범한 주인공은 인기가 없다 엔터테인먼트는 그저 스트레스 해소용 스마트폰 게임의 쾌‘락’주의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는 ‘피키 오디언스’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야 본다 공감 지상주의와 타자성의 결여 감정을 절약하고 싶어, 좋아하는 장면만 반복해서 본다 평론을 읽지 않는 시대 1980년대까지 잘나갔던 영화 평론 체계적인 감상을 싫어하게 된 이유 감독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 “내 남자친구를 나쁘게 말하지 마!” 평론가는 위대한 제너럴리스트 평론 따위는 SNS에 얼마든지 널려 있다? 광고로 전락해버린 서평 ‘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Z세대의 처세술 인터넷을 사회와 동일시하면 나타나는 문제 제5장 무관심한 고객들 앞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리퀴드 소비’로 설명되는 빨리 감기 ‘안심’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 작품보다 시스템을 사랑하는 관객들 타깃이 바뀌어야 한다 ‘팬이 아닌 소비자’가 중시된다 영화 1편에 2시간은 너무 길다? ‘임팩트 있는 도입부’로 시청자 붙들기 《이태원 클라쓰》의 구성 관객의 입맛대로 즐기는 작품 패스트무비를 공식 홍보 영상으로 단위 시간당 정보 처리 능력이 높은 사람들 시청 연령이 점점 낮아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1인 관람’이 빨리 감기를 부른다 Z세대의 해방일지 빨리 감기에 쌍심지를 켜던 사람이 있었대 마치며 이나다 도요시 지음/황미숙 옮김/현대지성/2022년 11월/232쪽/15,500원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감상에서 소비로 처음과 끝만 알면 된다? 유튜버 동영상과 연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A씨(여성, 대학교 4학년)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영화를 자주 본다. 최근에 본 것은 히라노 쇼와 하시모토 칸나 주연의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2019)이다. “처음부터 계속 빨리 감기로 보다가 뭔가 상황이 바뀔 것 같은 장면은 보통 속도로 봐요. 처음과 끝만 알면 되니까요. 결말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영화를 충분히 즐겼냐고 묻자 그녀는 재미있었다고 답했다.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빨리 감기로 본 것이 아깝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전혀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영화 한 편을 보는 데 1시간도 안 걸렸어요. 만약 2시간 가까이 걸렸으면 재미보다도 시간을 낭비했다는 후회가 더 컸을 것 같아요.”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아예 보지 않는 선택지는 없을까?” “없어요. 살짝 시간 내서 봐두면 누군가가 이야기했을 때 나도 봤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A씨는 유튜브도 ‘효율적’으로 본다. 댓글 창에 몇 분 몇 초 장면이 좋았다고 적혀 있으면 그전까지는 빨리 감기로 보다가 해당 장면만 보통 속도로 본다. “이시하라 사토미가 예뻐서 본 것뿐이거든요.” 이처럼 좋아하는 배우를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그(그녀)가 나오지 않는 장면은 건너뛴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 여대생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볼 때는 미리 리뷰를 읽고 평가가 좋은 장면이나 두근거리는 장면(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 러브신)만 보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했다. 흥미롭게도 평소 그녀의 취미는 ‘연극 관람’이었다. 분명 다른 이들보다 연기 구성과 대사 타이밍에 민감할 텐데도 빨리 감기에 거부감이 없었다. “연기 구성이나 대사 타이밍은 무대를 보면서 즐기기 때문에 영상에서까지 그걸 추구하지는 않아요. 영상을 볼 땐 내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재미나 ‘편안함’을 추구해요.” ‘스포’당하고 싶어 ‘결말을 빨리 알고 싶은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소하려면 결말까지 적힌 스포일러 사이트나 리뷰 사이트를 읽으면 된다. 보통은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중간까지 보다가 질리면 이런 사이트를 찾는다. 줄거리만 알면 되니 나머지는 빨리 감기로 보든, 건너뛰든, 한 회를 통째로 건너뛰든 신경 쓰지 않는다. 중간을 전부 건너뛰고 마지막 회만 봐도 작품을 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인기 있는 작품이라면 아는 체도 할 수 있고 말이다. 유메메 씨는 드라마 당신 차례입니다(2019)도 그렇게 보았다.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각 에피소드의 줄거리가 스포일러라고 할 만한 내용까지 담고 있어서 그것을 읽고 결말까지 안 채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또 그녀는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의 1회를 본 후, 뒷이야기는 만화로 읽기도 한다. 사실 드라마와 원작 만화는 엄연히 다른 작품이다. 드라마는 각색한 부분이 많고, 구성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때로는 원작 에피소드를 그대로 가져오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1회를 보고 재미있어서 알아 보니 원작 만화가 완결되었더라고요. 그래서 만화 스포일러 사이트에서 단번에 다 읽어 버렸어요.” 드라마의 뒤편은 원작으로도 읽지 않고, 줄거리를 해설해주는 사이트만 본 것이다. 유메메씨 만큼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전에 스포일러 사이트나 리뷰 사이트를 먼저 읽어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G씨는 스다 마사키와 아리무라 카스미 주연의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를 예로 들었다. “먼저 보고 온 친구가 마지막에 둘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세한 부분까지 알려줬고, 그 후에 영화를 보았어요. 그래서 ‘스다 군이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겠군’이라는 식으로 예측하면서 봤기 때문에 두 배로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G씨의 입장은 이러하다. 예비 지식 없이 봤다가 이야기의 세세한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디테일한 연출을 놓치는 경우 괜스레 애매한 느낌이 남는단다. 그럴 바에야 오히려 처음부터 알고 보는 편이 낫다고 한다. “예고편을 보면 두 사람이 헤어진다는 것쯤은 알 수 있잖아요. 결말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연애 영화는 과정이 중요하니까요.”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이들은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장면은 건너뛰면서 보지만 마음에 드는 장면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본다. 빨리 감기와 건너 뛰기를 애용하는 G씨도 마음에 드는 작품은 여러 번 시청한다. ‘좋아하는 작품을 반복해서 보는 것’은 세대를 불문하고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슈를 따라가기 위해 새로운 작품을 하나라도 더 본다“라는 취지로 빨리 감기, 건너뛰기를 애용하는 것과 같은 작품을 반복 시청하는 행위는 모순되지 않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순되지 않는다. “새로운 걸 보는 데는 체력이 필요해요. 처음 접한 작품을 빨리 감기로 본 탓에 남들이 하는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게 귀찮고 피곤해요. 그럴 바에야 잘 알고 있는 걸 반복해서 보는 편이 더 기분 좋죠.” 그럼에도 처음부터 보통 속도로 집중해서 보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이 역시 “시간 가성비가 좋고 빨리 결말을 알고 싶어서”라는 대답으로 수렴되리라.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개성이라는 족쇄 공감을 강요당하는 사회 그들 내면에서 빨리 감기를 하게끔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릴수록 빨리 감기에 적극적인 사람의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바쁘지만 친구들과의 대화를 따라가야 하니 빨리 감기로 본다”라는 의견이 10대~20대 사이에서 많이 들리기도 한다. 그들은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의 열렬한 팬도 아니고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다. 왜 그렇게 하면서까지 이슈를 따라가려 하는 걸까? 대화에 끼는 것이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중요해진 탓이다. 이를 초래한 것이 바로 SNS에 수시로 접속하는 습관이다. 2021년 모바일 동향 조사에 의하면 10대의 94.6퍼센트, 20대의 92.9퍼센트가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로 라인(LINE, 일본에서 사용되는 메신저 어플-편집자)을 이용하고 있다. 같은 SNS인 트위터(10대의 80.1퍼센트, 20대의 75.4퍼센트가 이용)나 인스타그램(10대의 68.0퍼센트, 20대의 63.4퍼센트가 이용)에 비해 압도적인 이용률이다. 라인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친구와 연결되어 있다. 말 그대로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언제든 연락할 수 있고, 늘 어떤 반응을 요구받는다. 그렇다고는 하나 세상에 그렇게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손쉽게 분위기가 살아나는 데는 “그거 봤어?(혹은 그거 들었어?) 재미있더라. 꼭 봐!”가 유용하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혹은 음악 등의 콘텐츠를 화제로 삼는 것이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에게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명제다. 하쿠호도 DY미디어 파트너즈 환경연구소의 모리나가 씨는 이를 ‘공감 경쟁력’이라고 칭한다. 빨리 감기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인기 있는 작품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하는 경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전부터 ‘보지 않으면 학교나 직장에서 이야기에 못 끼는’ 작품들이 있었다. 다만 그때는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은 교실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메신저가 어디까지고 따라온다. 도망갈 곳 없이 항상 어떤 반응을 요구받는다. 모리나가 씨에 따르면 예전과 지금은 빨리 감기의 성질이 다르다고 한다. 새로운 ‘목적’이 생겼다. “옛날 사람들이 빨리 감기를 한 건 자신을 위해서였죠. 콘텐츠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작품을 보고 만족하려고요. 그런데 요즘은 무리에 속해야 안심이 되니까 빨리 감기를 합니다. 생존 전략인 거죠.” (모리나가 씨) 노래방에서 진심으로 부르고 싶은 곡이 아니라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인기곡을 선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도 그들은 작품의 감상자가 아니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콘텐츠를 활용하는 기술이 탁월한 소비자다. 남들과 다르고 싶은 Z세대의 뿌리 깊은 욕구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Z세대’다. Z세대는 1960~1970년 출생한 X세대, 1980~1990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잇는 세대다. Y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 즉 사회인이 되기 전부터 인터넷과 PC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란 세대인 데 반해 Z세대는 ‘소셜 네이티브’로 불린다. 소셜이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를 말한다. 10대 초반부터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트위터에 친숙한 세대다. 마케팅 애널리스트 하라다 요헤이 씨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차이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는 ‘SNS에서 비난받고 싶지 않다는 ‘동조압력’과 ‘방어의식’이 강했던 반면, Z세대는 주위로부터 나쁘게 보지 않는 범위 내에서 SNS상에 자신을 어필하려는 ‘동조지향’과 ‘표현의식’이 강하다‘라고 분석했다. Z세대도 밀레니얼 세대와 마찬가지로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의식을 가지고 있으나 여기에 표현 욕구가 더해진다. 그렇게 된 배경으로는 1994년생 인플루언서인 유코스의 발언을 참고할 만하다. “우리 세대가 사용하던 페이스북은 ‘사람들과의 연결’을 중시하는 미디어였어요. 하지만 사람들과 지나치게 연결되어 ‘SNS 피로’를 느끼는 사용자가 속출했지요. 그 반동으로 Z세대는 연결보다는 ‘표현’ 중심인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많이 이용하게 된 거예요.” 친구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그저 듣고만 있어서도 안 되고, 방관자로 일관해서도 안 된다. 메시지를 읽고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소위 ‘씹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센스 있는 한 마디로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한다. 지나치게 튀지는 않는 개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Z세대는 기댈 곳이 필요하다. 개성 있는 존재가 되려면 더 많은 작품을 봐야만 한다. 그들은 이 과정을 ‘가성비 좋게 해결’ 하길 원한다. 그래서 “봐야만 하는(읽어야 하는) 중요한 작품을 적어달라”고 한다. 그들은 재미없는 작품 때문에 시간 낭비하는 일을 피하고 싶어 한다. 수많은 졸작을 거친 끝에 자신만의 걸작을 만나는 희열을 알지 못한다. 가급적 힘을 덜 들이고 돌아가는 길을 피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빨리 감기로 영상을 시청하는 동기와 뿌리를 같이 하는 맥락이다. 빨리 감기의 가장 큰 효능을 효율이다. 2시간짜리 작품을 1시간 만에 볼 수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어떤 영화 리뷰 사이트에는 이런 코멘트도 있었다. “건너뛰면서 보면 평점이 더 올라갈 텐데.” 어차피 재미가 없다면 짧게 끝내는 것이 좋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선이다.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모든 Z세대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멀리 돌아가는 길’이나 ‘나쁜 가성비’를 두려워하는 이가 많다. 업무에서 효율성을 추구한다면 몰라도 취미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될 법한테 왜 그토록 두려움을 느낄까? 모니라가 씨는 예전보다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친절해진 점을 지적했다. “어른이 아이들의 기분과 마음을 지나치게 살핍니다. 요즘 아이들은 소중하게 자라 아픔에 약해요. 실패하거나 혼나거나 창피를 당하는 일에 놀랄 만큼 내성이 약합니다.” Z세대 부모는 2022년 현재 40~50대가 많다. 이들의 육아 트렌드는 ‘엄격함’보다 ‘상냥함’이다. 자녀와 친구처럼 쇼핑을 가거나 연애 이야기를 나누고 트렌드를 공유하는 부모가 많다. 더불어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엄격하게 지도하지 않는다. 체벌은 차치하고 조금이라도 엄하게 말하면 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들은 실패 자체에 큰 상처를 입는다. 단순히 실패가 주위에 알려져 창피를 당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무도 모를 법한 실수조차 싫어합니다. ‘시시한 작품을 골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거기에 포함돼요.” (모리나가 씨) 이런 경향은 ‘멀리 돌아가는 길’이나 ‘나쁜 시간 가성비’를 두려워하는 그들의 기질과 직결되어 있다. 무관심한 고객들 앞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리퀴드 소비’로 설명되는 빨리 감기 2017년, 플로라 버디와 기아나 에커트라는 두 명의 영국 연구자들이 ‘리퀴드 소비’라는 현대적인 소비 개념을 제창했다. 이는 2000년에 폴란드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발표한 「액체 현대」(필로소픽, 2022)를 기초로 한 것이다. 아야오마 가쿠인대학의 구보타 유키히코 교수(경영학부 마케팅학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바우만은 사회 전체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시스템에 따라 형성된 고체(솔리드) 상태에서 특정한 형태를 갖추지 않고 자유롭게 모습을 바구는 액체(리퀴드) 상태로 변화해왔다고 지적했는데 버디와 애커트는 소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과거 주류였던 안정적인 소비를 ‘솔리드 소비(고체적 소비)’라고 한다면 오늘날 보이는 유동적인 소비를 ‘리퀴드 소비(액체 상태의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지금까지 이 책이 지적해온 빨리 감기, 건너뛰기, 스포일러가 습관화된 사람들을 리퀴드 소비의 측면에서 살펴보자. 1. 콘텐츠의 ‘단명’으로 이어지는 소비자의 행동 - 타이밍이 맞아 화제가 된 콘텐츠를 그 타이밍에 시청하지 않으면 이야기에 끼기 힘들다. 그러니 서둘러 시청한다. 관심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므로 조금이라도 긴 장면은 빨리 감기, 건너뛰기를 한다. 노래도 시작 부분에 관심이 가지 않으면 후렴구까지 건너뛰거나 다음 곡으로 넘긴다. 다양한 콘텐츠가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소비된다. 2. 콘텐츠 소유가 아닌 구독 - 영상 구독 서비스는 소유가 아닌 일정 기간 시청할 권리를 사는 것이다. 소유권 이전이 아니므로 ‘챙겨서 봐야 한다는’ 압박이나 의무감이 적다. 결과적으로 작품에 대한 애착이 점차 옅어지고 만든 이에 대해서도 무관심해진다. 3. 콘텐츠의 ‘탈물질적’ 측면 - 앞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영상 구독 서비스가 불러온 영상 콘텐츠의 비소유화를 말한다. 물리 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소유를 피하는 경향이 가속화한다. Z세대의 특징인 소유욕이 낮다(물질적 소비보다 경험 소비)는 점과도 일치한다. 구보타 씨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많은 소비자가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게 되었고 ‘순간을 즐기기 위한 소비’가 두드러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소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빨리 쉽게 손에 들어와야 한다. 최단 시간, 최소의 노력으로 콘텐츠를 얻고, 싫으면 금방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 영상 구독 서비스와 디지털 기기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 참고로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의 릴스는 1분 내외의 짧은 세로 영상인데 마치 책장을 넘기듯 클릭 동작으로 손쉽게 다음 영상을 볼 수 있다. 살짝 보고 관심이 안 생기면 바로 ‘다음’으로 넘어간다. ‘최단 시간, 최소의 노력으로 손에 넣고, 싫어지면 바로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셈이다. 타깃이 바뀌어야 한다 리퀴드 소비의 수요가 많아지고, 특정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콘텐츠 제작자는 비즈니스에 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유료 음반과 음원, 콘서트 티켓 판매, 굿즈 매출은 팬으로부터 얻는 수익이다. 이런 수익을 얻으려면 팬이 아닌 이들이 유튜브 등에서 무료로 음원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춰두고 그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 이것이 2000년대 후반에 유행한 ‘프리미엄’의 내용이다. 하지만 리퀴드 소비자가 증가할수록 핵심 팬에게 지지를 받던 시스템에 결함이 생긴다. 대신 한 명이라도 많은 ‘일반인’에게 돈을 내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진다. 즉, 앞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은 ‘알아봐 주는 사람(코어 팬)에게만 전달되는 양질의 작품을 성실하게 만들기’ 어려워진다. 만드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늘 빨리 감기나 건너뛰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즉 리퀴드 소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영화를 만들 수 없다. 물론 다들 이런 현실을 반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리퀴드 소비든 빨리 감기 시청이든 그것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습관이 되었다는 사실은 순순히 인정해야만 한다. 전기가 없었던 불편한 생활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과 동일하다. 빨리 감기라는 편리하고 합리적인 시청 스타일도 이제는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리라.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1인 관람’이 빨리 감기를 부른다 현재 영상 시청 환경은 PC와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기기의 진화와 다양화를 빼고는 논할 수 없다. 적어도 2000년대까지는 영화나 드라마를 TV 모니터로 보아야 했다. PC로 보는 것을 전제로 한 서비스가 2000년대 후반에 정착되었지만 PC로 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자 시청 양상이 달라진다. PC화면이 커지고 화질도 좋아지자 드디어 TV 외의 기기로도 영상 작품을 보는 습관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스마트폰 화면이 해마다 커지고 날이 갈수록 진보하여 화질이 더욱 좋아지자 스마트폰으로도 편하게 영상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환경이 갖춰지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앞다투어 시장에 입상하였다. 결과적으로 볼 수 있는 작품 수가 늘어나고 요금은 낮아졌으며 여기에 무선 인터넷의 보급으로 회선 속도 문제도 순식간에 해소되었다. OTT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빨리 감기 시청이나 건너뛰기의 기술적 토양이 서서히 마련되었다. 이제는 TV 없이 혼자 사는 대학생이 드물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TV가 있어도 “정말 보고 싶은 건 내 방 PC나 스마트폰으로 본다”라는 젊은이가 늘어났다. 이렇게 생각하면 빨리 감기나 10초 건너뛰기라는 시청스타일은 TV보다는 개인 PC와 태블릿, 스마트폰이라는 단독 시청을 전제로 한 디지털 기기에 적합하다. 어디서 빨리 감기 혹은 건너뛰기를 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또한 빨리 감기나 건너뛰기 등의 기능은 TV보다도 디지털 기기에 훨씬 잘 되어 있다. 실제로 영상 작품을 디지털 기기로 보는 습관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쿠호도 DY미디어 파트너즈 환경연구소가 2021년 7월에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도쿄 지역의 미디어 총 접속 시간은 2021년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개인 소유 디지털 기기의 점유율이 55.2퍼센트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TV, 라디오, 신문/잡지의 합계를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20대가 단연 두드러졌고 20대 남성의 PC, 태블릿, 휴대전화/스마트폰 접속 시간은 75.9퍼센트, 20대 여성은 71.1퍼센트의 점유율을 보였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